“보살의 손길로 어르신을 보살피는 복지관을 만들겠습니다”

“보살의 손길로 어르신을 보살피는 복지관을 만들겠습니다”
삼복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복지관 이곳 저곳을 살피느라 1인 5역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고창 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무공스님을 어렵게 찾아뵐 수 있었다.

불교복지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전북에서도 오지라 할 수 있는 자그마한 농촌소읍에 들어서 있는 고창 사회복지관은 전북에는 전주의 서원노인복지관과 함께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단 두 곳밖에 없는 사회복지시설이다. 개관한지 1년도 안되어 일 평균 이용인원이 300명이 넘는 알찬 복지관이 될수 있었던데는 무공스님의 보이지 않는 원력이 숨어 있었다.

“불 보살님들의 자애로운 손길로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는 복지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가족, 아동과 청소년, 여성, 노인들의 벗이 되도록 할것입니다.”

복지관의 운영 방침을 이야기 하는 무공스님의 목소리에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스님은 서울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78년 여고를 졸업하자 마자 바로 청도 운문사로 출가했다.

중앙승가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를, 동국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 석사, 숙명여자대학원에서 아동복지학 박사를 졸업했다. 대구 불은사 주지와 경주 미소암 주지 소임을 맡았다.

강원에서 후학을 지도해 주기를 바라는 은사스님의 요청에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은사스님을 설득해 사회복지사업을 택했다.

비구니 스님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삼전복지관 관장을 역임하고 6년간 대구불교방송(BBS) 신행상담을 진행했으며, 경북 불교대학 상임법사, 동국대 (경주 캠퍼스)아동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스님은 아동학 전문가 답게 서울 삼전 복지관에서 어린이 요가, 어린이 명상, 심리치료 상담, 치료놀이 수업, 놀이치료실을 운영하여 호평을 받았다.

“앉아서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찾아가는 복지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농촌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 실정을 감안해 앉아서 기다리는 단순한 복지서비스를 벗어나 다양한 문화생활과 복지혜택을 구석구석에 까지 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차를 구입해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들을 집 앞에까지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적인 예술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매듭, 자수, 멍석, 옹기등의 공예전을 기획해 그 수익으로 대형 버스와 경차를 구입해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하게 했다.

또 인연이 있던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연계해 학교와 사찰, 지역 사회가 함께하는 공동복지 서비스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의료사각지대인 지역의 특성을 살려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진이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를 주기적으로 실천하고 불교문화를 지역 곳곳에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스님은 사찰음식의 대가이기도 하다.

스님은 운문사로 출가하면서부터 체계적인 사찰음식을 익혀 왔다.

대구에서는 한국전통사찰음식연구원 원장을 맡아 사찰음식 전시회를 개최해 불교 음식을 알리고 계승·발전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고창 복지관의 식당은 늘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개관식때는 전통사찰음식으로만 점심공양을 준비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300여가지의 사찰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고 한번에 108가지 상을 차려본적도 있다는 스님은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고 절제된 양념만을 사용해 음식재료 본성을 살리는 것이 사찰음식의 핵심이다.” 며 “요즘 사찰음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변형되고 왜곡된 사찰음식이 시중에 많이 떠도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점심 식사 때문에 고창 복지관을 이용한다는 어르신들의 농담이 실감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무공스님은 고창복지관장 소임을 그만두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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