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면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채식하면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2009년 08월 27일 by jeungam

    채식하면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목차

채식을 하기 위한 대안 식품-콩고기

콩고기

▲이것이 콩으로 만든 고기다. 콩고기로 만든 불고기는 보기에도 진짜 고기와 별로 다른 점이 없다.

“절밥은 맛이 없어요. 고기가 없으니 밥 먹을 맛이 안 나요.”

가끔 사찰을 찾아 공양이라도 하려면 육식을 즐기는 사람은 당혹스러워진다. 절에서 고기를 찾을 수도 없거니와 고기 맛에 길들여진 입맛에 사찰 음식은 영 밍숭맹숭하기 때문이다. 나물 음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입에서 자꾸 고기를 찾는데.

알고 보면 “아침부터 고기를 먹는다”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지나친 육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그들도 잘 알고 있다. 동맥경화, 심장병 등 무시무시한 병명을 늘어놓지 않더라도 말이다.

요 몇 년 사이 사찰음식과 같은 채식 식단이 ‘웰빙’ 바람을 타고 각광받고 있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생명존중 사상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된다. 절집에서는 종교적 철학에 따라 채식을 하고 있지만 일반 채식주의자들은 육식의 위험성, 자원절약, 환경보호라는 의미를 갖고 채식을 권장한다. 동물을 사육하기 위해 소비되는 막대한 양의 곡식, 좁은 우리에서 사육되는 동물에 필연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항생제, 가축 사육장에서 나오는 오폐수 등은 사실 심각한 사회문제다.

채식주의의 이면에 이런 뜻이 있다 할지라도 채소라면 딱 질색, 콩이라면 밥에 든 것도 골라내는 사람들에게 채식식단을 무작정 권장하는 것이 좋을까. 결코 즐겁지 않을 것이다. 지금껏 살아온 습관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식에 길들여진 입맛을 조금씩 바꾸면서 채식을 즐기기 위해서 고안된 음식이 바로 ‘대안음식’이다.
대안음식이란 채식을 하면서도 고기 맛을 즐길 수 있는 식물단백 식품에서부터 채식조미료 등을 다양하게 아우르고 있다. 실제 채식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으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상품이 나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버섯가루 등의 천연조미료야 잘 알려져 있지만 콩가스ㆍ콩스테이크ㆍ양념 콩불고기ㆍ동그랑땡ㆍ콩소세지 등 생각지도 못한 상품들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오징어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채식진미포’도 시중에서 판매 중이다. 가격도 고기를 사는 것에 비해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채소로만 만든 한접시

▲ 채소로만 만든 한 접시.

이런 음식에 무슨 맛이 있을까 생각할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 몇 군데 음식점이 ‘채식주의’를 표방하며 꾸준히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서울 역삼동의 한 채식전문 뷔페는 점심과 저녁 모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매주 계약재배한 유기농 채소로 만든 완전 채식 요리가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맛은 좀 싱겁다 싶을 정도로만 낸다. 단맛이 나는 요리에는 설탕을 쓰지 않고 곡물로 고은 조청만 이용한다. 음식의 종류도 꽤 여러 가지가 있다. 고기를 빼고 만든 피자, 샐러드는 물론 유기농 빵과 직접 만든 땅콩ㆍ무화과 잼이 이곳에서 인기 메뉴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느껴질 때쯤에는 ‘불고기’쪽에 눈길이 간다. 콩으로 만든 고기라 진짜 고기맛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고기 질감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불자들도 절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장충동의 불광산사다.
대만 불광산사의 분원인 이곳은 요일마다 다른 음식을 준비해 불자들에게 특별한 ‘절맛’을 안겨준다. 대만이 식물단백질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한 영향도 크지만 불광산사에서도 콩ㆍ밀고기로 만든 음식들이 사찰 방문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불광산사에서는 지하2층에 ‘적수방’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콩ㆍ밀고기를 제공하고 있다.

한 대만 스님은 “스님들 음식에는 콩고기도 일절 쓰지 않지만 일반 신도들 중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울 불광산사에서도 콩고기로 만든 ‘콩가스밥’ 등 요일별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입맛에 맞는 ‘고기 맛’ 대용음식들이 있어 채식이 좀 쉬워질 듯 한데, 그래도 걱정되는 점이 하나 남는다. 과연 채식만 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20년째 채식만 이어오고 있다는 한국채식연합 이원복 대표는 “지금까지 감기도 안 걸리고 종합검진 외에는 병원에도 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실 콩ㆍ밀고기도 가공식품이라 권장하지 않지만 고기 맛의 향수가 느껴질 때, 채식에 갓 입문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면서 “채식의 마음가짐은 기본적으로 자연에 가깝게 가는데 있으므로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채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한국채식연합(www.vege.or.kr)에서 채식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채식을 해야 하는 이유, 채식관련 정보 및 식당 소개 등이 있다. 동영상자료와 서적자료도 각각 380건씩 등록돼 있고 회원수도 2700명이 넘는다. 각종 온ㆍ오프라인 모임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직접적인 정보교류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채식주의자면 다 같은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계란과 유제품을 먹는 채식주의자(lacto-ovo vegetarian), 계란만 먹는 채식주의자(ovo vegetarian), 유제품만 먹는 채식주의자(lacto vegetarian), 완전 채식만 하는 채식주의자(vegan) 등이 있다. 우유와 유제품을 인정하는 채식주의자들은 이들 ‘완전식품’으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한다고 생각하지만 완전 채식주의자들은 이것마저도 ‘자연스럽지 않다’고 부정한다.

채식주의 식품? 구입하거나 먹어보고 싶어요!

대체식품 구입은 일단 인터넷 베지푸드(www.vegefood.co.kr)나 베지랜드(www.vegeland.com)에서 어떤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사고 싶다면 이들 매장에서 전국 각 지역 판매처를 안내하고 있으므로 참고하자. 현대불교신문 http://news.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