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역사적 결단내리겠다"

불교계 "역사적 결단내리겠다"

2008년 07월 25일 by jeungam

    불교계 "역사적 결단내리겠다" 목차

“종교편향 재발방지 법제화하라”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회의, 대정부 결의문 발표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다면 역사적 결단에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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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의장 지관)은 7월 24일 한국역사문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2008년 제2차 전국교구본사주지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에 드리는 촉구’라는 주제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은 성명서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편중인사와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미국과의 졸속 협상, 그리고 이에 반발하여 제기된 저항에 대한 정부의 편협된 인식과 수습 조치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스님들은 “더구나 정부 공직자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종교편향 행위는 국민화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이후 보여준 국민과의 소통과 대화의 단절, 그리고 종교편향 행위들은 우리들에게 더 이상 종교간 평화유지에 대한 믿음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사 주지스님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민족을 화합시키는 대통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종교편향 행위 근절을 위한 당사자 엄중 문책 ▲종교편향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 조치 시행 ▲촛불시위 구속자 석방 및 수배자 수배 해제 등을 촉구했다.

스님들은 “정부의 성의 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우리는 더 이상 내면의 평화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사적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조계종 대변인 승원 스님(기획실장)은 교구본사주지회의후 기자회견을 열고 “7월 30일까지 종단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 태도를 지켜본 후 구체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제2의 시국법회 등 대규모 종교편향 규탄 법회 개최 등을 언급했다.

조계종은 정부의 종교편향에 총무원 직속 종교편향대책기구를 구성해 강력대응 하는 한편 교계에 범종단 대책기구 구성을 제안해 범불교적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이다.

성명서-이명박 정부에 드리는 촉구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대표하는 조계종의 교구본사 주지들은 참으로 안타깝고도 결연한 각오로 이명박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우리는 종교가 다른 이명박 대통령께서 서울시장이나 대통령 후보시절에 야기한 여러 가지 종교 편향 사건에 대해서도 자비(慈悲)로 이해해 왔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진심어린 축하의 뜻을 전했으며, 5년의 재임기간 중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취임과 동시에 편중 인사와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미국과의 졸속 협상, 그리고 이에 반발하여 제기된 국민적 저항에 대한 정부의 편협된 인식과 수습 조치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정부 공직자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종교 편향 행위는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다종교사회이면서도 종교간의 극단적인 대립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종교간의 화합이 잘 유지되는 바탕에는 최대 신자수를 가진 불교계가 묵묵히 평화의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 자부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보여준 국민과의 소통과 대화의 단절, 그리고 종교 편향 행위들은 우리들에게 더 이상 종교간의 평화 유지에 대한 믿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조계종의 교구본사 주지들은 국민 화합과 종교 평화의 유지를 위하여 아래와 같이 정부에 촉구합니다.

ㅡ. 우리는 특정 종교나 정파, 지역, 계층의 대변자로서의 대통령이 아니라 이를 초월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과 민족을 화합시키는 대통합자로서의 대통령이 되어줄 것을 요청합니다.

ㅡ. 우리는 공직자의 종교 편향 행위를 근절하기 위하여 이번 사건에 책임 있는 공직자의 엄중 문책을 요구합니다.

ㅡ. 우리는 정부가 공직자의 종교 편향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입법 조치를 취하고 공직자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시행하여 줄 것을 요구합니다.

ㅡ. 우리는 정부가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촛불시위 구속자를 석방하고 수배자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는 화합 조치를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 협상으로 일어난 국민적 갈등을 해소해나가길 바랍니다.

우리의 이러한 요청에 대하여 정부는 깊은 성찰을 바랍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양한 종교를 갖고도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전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신속하고도 책임 있는 노력을 해주길 바랍니다.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우리는 더 이상 내면의 평화에 머물지 않고 국민과 민족의 미래를 밝히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역사적 결단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밖에 없음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불기 2552(2008)년 7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26개 교구본사 주지 일동

현대불교신문 조동섭 기자 | cetana@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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