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앞에 의료폐기물 창고가 왠말?

천년고찰앞에 의료폐기물 창고가 왠말?

2012년 09월 14일 by jeungam

    천년고찰앞에 의료폐기물 창고가 왠말? 목차

나주 죽림사 의료폐기물저장창고 반대 시위

천년고찰앞에 의료폐기물 창고가 왠말?

160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사찰 입구에 의료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사찰과 주민들이 반대에 나섰다.

 

(주)전남산업(대표 이갑순)은 나주의 전통사찰인 죽림사 입구 인근에 위치한 전남 나주 남평읍 풍림리 일대에 863㎡면적의 ‘의료 폐기물 수거 및 저장 창고’를 계획하고, 월 50톤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시설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죽림사(주지 법룡)와 나주 남평 주민들 300여 명은 ‘의료 폐기물 수거 및 저장 창고’ 설치가 사찰의 수행환경 훼손과 마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것으로 보고, 지난 9월 6일 반대집회에 나섰다.

 

법룡스님은 “민간사업자가 개인의 영리를 목적으로 염오시설을 추진하는 것은 사찰과 마을을 죽이는 것과 같다”며, “특히 매일 수 십대의 트럭이 의료폐기물을 실고 사찰입구와 마을을 헤집고 다니면 사찰과 마을이 황폐화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 폐기물 수거 및 저장 창고’는 광주지역 전남대학교병원, 광주기독병원 등 4곳의 대형병원에서 나오는 의료 폐기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의료폐기물은 인체에 감영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인체 조직, 적축물 실험 동물의 사체 등 보건·환경보호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을 말한다.

 

(주)전남산업은 지난 2011년 영산강유역환경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적합통보를 받았으나, 마을 주민들의 반대와 건축 허가청인 나주시의 건축불허가 처리되었다. 그 후 건축불허가 취소 청구소송을 광주지방법원에 재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이에 나주시는 항고를 하여 현재 법정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남평읍민과 각 사회단체, 이장협의회는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키로 하고 이날 집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의료폐기물 처리창고가 마을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대도시 소비자들은 의료폐기물 인근에서 반입되는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마을 옆에 위치한 영산강 지류의 노동천이 최근 10년간 2번의 범람으로 마을이 침수되어 큰 고통을 겪었다”며 “폐기물 창고 설치이후 마을이 침수 되었을 경우, 농지는 물론 이 지역은 폐허가 될 수 있다”고 반대 이유를 들었다. 주민들은 또한 “이곳은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천년고찰 죽림사가 있고, 남평 문씨 시조의 탄생지가 있어 보존할 가치가 있고, 광주시민들의 전원주택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황인열 이장(풍림 2구)은 “이 청정마을에 의료폐기물이 웬말입니까, 또한 청정지역에 레미콘 업체마저 들어온다면 누가 농산물을 구매하겠냐”며, “마을의 존폐가 달리 만큼 결사적으로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죽림사는 아도화상이 440년(백제 비유왕 14)에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괘불탱화인 보물 제1279호 세존괘불탱과 건칠아미타여래좌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재298호), 극락보전(문화재자료 92호), 극락전 영산회상도(유형문화재 제301호)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나주의 대표적 사찰이다. <양행선 현대불교신문 광주전남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