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위, 종교평화 선언… 화합과 공존위한 입장 발표

화쟁위, 종교평화 선언… 화합과 공존위한 입장 발표

2011년 08월 25일 by jeungam

    화쟁위, 종교평화 선언… 화합과 공존위한 입장 발표 목차

“이웃종교 가르침도 진리다”

화쟁위, 종교평화 선언… 화합과 공존위한 입장 발표

종교평화선언최종본[1](1).hwp

 

조계종 화쟁위▲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사진 가운데)이‘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의 내용과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본부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가 이웃 종교와의 이해와 화합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종교 평화를 위한 불교적 입장과 실천을 밝혔다.

화쟁위가 8월 23일 템플스테이회관 문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표한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21세기 아쇼카 선언’은 총론과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의 입장과 실천, 종교평화를 위한 불교인의 서원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화쟁위는 이 선언에서 “연기적 관점에서 ‘이웃 종교’는 이웃에 있는 나 자신의 종교다. 서로 다른 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인연의 차이일 뿐이다. 이것이 불교가 한국 사회의 다원적 상황을 이해하는 관점이다”고 밝혔다.

이웃 종교가 내 종교를 비추는 거울이며 불교가 우주 전체를 담고 있듯이 이웃 종교도 우주를 담고 있으며 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쟁위는 종교간 상호 존중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원전 3세기 중엽 인도 아쇼카왕 사례를 꼽았다.

아쇼카왕은 출가자와 재가자를 막론한 모든 종교의 신자를 종경하고 타 종교에 대한 비난이 아닌 조화가 최선이라고 강조한 인물이다. 화쟁위는 아쇼카왕의 사례를 역사적 기록이 아닌 오늘날 되살려 실천해야 할 가르침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화쟁위는 “오늘늘 종교간 갈등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 이웃종교를 진정으로 ‘이웃’으로 생각하고, 이웃 종교인의 허물과 기쁨을 내 것으로 여기는데 충분하지 못 했음을 반성한다”며 “이웃종교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귀 기울여 배우려는 노력이 충분하지 못 했음을 반성한다. 불교인은 종교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불교적 입장과 실천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화쟁위가 선포한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입장은 열린 진리관, 종교다양성의 존중, 전법과 전교의 원칙, 공적영역에서의 종교 활동, 평화를 통한 실천 등 이다.

‘열린 진리관’은 불교의 진리만을 고집하지 않고 이웃 종교에도 진리가 있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화쟁위는 이를 ‘열린 진리관’으로 규정하고 이웃종교를 대하는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종교가 다른 것은 진리의 차이가 아니라 진리를 표현하는 언어와 문법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교다양성의 존중’은 이웃 종교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배우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웃 종교와 경쟁적 관계가 아닌 진리를 향한 동반자적 관계, 내 종교의 부족함을 채우는 상호보완적 관계로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화쟁위는 또 이웃 종교를 사회적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동지적 관계이며 종교 다양성을 실천하는 최소한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전법과 정교의 원칙’에서 화쟁위는 전법이 다른 종교인을 개종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복과 안녕’을 실현하는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나의 종교를 알리기 위해 타 종교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교와의 공존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공적영역에서의 종교활동’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에서 개인은 종교를 선택하거나 믿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권력을 이용해 종교를 전파하려는 행위는 그릇된 행위임을 지적하고 있다. 공적 영역의 종교 활동은 민주적 이념과 시민적 상식과 부합돼야 하며 자신의 믿음을 전하기 위해 공적 지위나 권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평화를 통한 실천’에서는 종교 간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 종교의 가르침이나 지도자를 비난하는 일은 옳지 않으며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교인은 종교간 갈등상황이 발생해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평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쟁위는 이런 불교적 입장에 따라 종교평화를 위한 서원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불교와 이웃 종교가 길은 다르지만 이르고자 하는 바는 서로 다르지 않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이웃종교의 가르침도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웃 종교와 함께 소오된 모든 생명의 행복을 위해 자비를 실천하고, 지구촌 곳곳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결사 운동본부의 첫 결실이며, 종교 평화를 위한 성의 있는 노력의 시작이다. 앞으로 많은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