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스님의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

홍승스님의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

2011년 07월 27일 by jeungam

    홍승스님의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 목차

홍승스님의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

일찍이 사찰음식의 보급에 나선 홍승스님의 책 <자연을 담은 사찰음식>은 사람을 살리고 정신을 맑게하는 보약과 같은 100여가지의 사찰음식의 조리법과 각장마다 스님의 다양한 경험담이 실려있어 더욱 음식을 맛깔나게 한다.

사찰음식에 대한 스님의 짧은 강의는 ‘누가 먹나요, 무엇을 먹나요, 어떻게 먹나요, 왜 먹나요, 언제 먹나요’의 6하원칙으로 구성되어, 건강을 지키는 데 왜 사찰음식이 도움이 되는지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핵심을 간략하게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식들은 최소한의 양념만을 사용하고 조리시간을 단축시켜 재료가 가진 영양분을 그대로 살려서 먹는 음식이라고 소개한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이 주는 부산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음식을 만들고 만든 음식을 즐기는 그 자체로 행복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자인 홍승 스님은 음식은 곧 자연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사찰음식에 대한 지론.

사찰음식이라고 해서 사찰에서만 먹는 음식이라고는 요즘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넓은 의미의 약이라는 것이 더 널리 알려진 사실. 일찍이 불교텔레비전의 ‘홍승 스님의 사찰음식’과 요리 전문 푸드채널의 ‘풍경이 있는 요리’를 진행했고, 현재 경주 동국대 사회문화교육원의 사찰요리 강의 등 유수의 강의와 ‘사찰음식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홍승 스님은 사찰음식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찰음식 대중화의 선두주자이다.

사찰음식을 만드는 절집의 후원(부엌) 이야기도 재미를 더해준다.

P.14 : 그래서 공양주는 상공양주, 하공양주로 소임이 짜입니다. 상공양주 스님은 법랍이 좀 되신 스님으로 정하고 하공양주는 법랍이 적은 스님이 맡습니다. 하공양주 스님이 쌀을 씻고 솥을 닦고 나무를 갖다 놓고 밥 지을 준비를 마치면 상공양주 스님이 나와서 쌀을 솥에 안치고 물을 봅니다. 장작의 양을 조절하여 불을 지핍니다. 밥물이 끓기 시작하면 적당한 시기에 불을 빼야 합니다. 이때 불을 잘 빼느냐에 따라 밥맛과 누룽지의 맛이 결정됩니다.

P.83 : 도반 절에는 농사를 많이 지으니 먹을거리가 지천입니다. 밭에서 바로 캐 온 나물을 삶아서 조물조물 무치거나 생절이를 해서 상을 차리면 밥 한 그릇은 뚝딱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다음 끼니는 무엇을 먹을까 얘기합니다. 식탐이 절로 납니다. 그러면서 다시 얼굴 보며 웃습니다. 자연은 이처럼 삶의 모양새가 같은 사람들끼리 서로 얼굴만 보아도 미소 짓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은 결코 등한시할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P.103 : 이 중 자색이라는 소임이 있습니다. 자색 소임은 법랍이 조금 되는 스님들이 사시기도 하고 자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을 부치는 소임입니다. 전이나 튀김 등은 자주 해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특별한 행사가 있거나 대중공양이 있을 때는 자색 스님들이 바빠집니다. 전을 부치는 일이 쉬운 듯싶어도 불 조절과 시간 조절을 잘하고 그때그때 부치는 전의 성질을 잘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라 조금 까다로운 소임인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