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대정부 관계 정상화하겠다”

조계종, “대정부 관계 정상화하겠다”

2011년 06월 08일 by jeungam

    조계종, “대정부 관계 정상화하겠다” 목차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조계종, “대정부 관계 정상화하겠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 7일 담화문 발표

조계종의 정부 인사의 사찰출입 제한, 국고지원 수령ㆍ집행 보류 등 대정부 조치가 6개월 만에 모두 해제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6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담화문에서 대정부 관계를 정상화하고 자성과 쇄신 결사에 집중하겠다”며 “소통 중단과 (정부ㆍ여당 인사의) 출입 제한 조치를 해소하고, 전통문화와 문화재 관련 예산 등도 정상적으로 집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종단 운영 원칙인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모든 종도와 전국 사찰의 주지스님들은 자존의 정신을 엄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승가가 중심이 돼 작은 변화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결사의 정신을 실현하고 국민과 사회에 회향하겠다”며 “자성과 쇄신 결사를 위한 전담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담화문 발표에 이어, 조계종 기획실장 정만 스님은 “정부ㆍ여당 관계자의 만남은 사찰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겠다. 국고 예산 수령 및 집행에 대해서는 종단이 철저한 감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대정부 관계 정상화 이후 전통문화 보전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사찰법, 문화재보호법 등 불교계 관련 규제법령의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성과 쇄신 결사를 전담ㆍ집중 추진할 전담 기구를 6월 중 발족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현대불교신문>

담 화 문

지난 해 12월, 종단에서는 정부 ․ 여당의 전통문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종교 편향적 태도를 지적하면서 사찰 출입 제한, 국고 지원 수령 보류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는 정부 여당에 대한 문제 제기와 더불어 종단 스스로도 전통 문화 보전과 대정부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방편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주장을 관철시키는 투쟁과 대립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현실을 직시하고 종단이 먼저 의식 전환과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통렬한 문제의식에 바탕을 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지난 1월 26일에는 총무원장 담화문을 통하여 자성(自省)과 쇄신(刷新) 결사(結社)의 정신으로 수행, 문화, 생명, 나눔, 평화 5대 분야의 실천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6개월 여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 내부의 의지 결속과 관성 타파를 위한 의미 있는 기간이었습니다. 대화와 출입 제한 방침이 불교적인 방식인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었으나, 종단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자제하고 이해하고 함께 노력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종도들 스스로 자존과 자립의 문제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종도들의 의식 전환 분위기가 확산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을 견디고 종단의 방침에 적극 협조해 주신 사찰의 주지스님들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지난 6개월 여 진행해 온 대정부 관계를 정상화하고 자성과 쇄신 결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소통 중단과 출입 제한의 조치를 해소하고, 전통문화 유산과 문화재를 보전하기 위한 국고 지원 예산 등도 정상적으로 집행해 나가겠습니다. 차단과 제한의 방편 대신 적극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전통 문화 정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종단 운영의 원칙인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먼저 변화함으로써 세상이 변화한다는 가르침을 따르고자 합니다.

이로써 모든 종도들과 전국 사찰의 주지스님들은 중앙종무기관과 각 교구 본사의 지도와 협력을 바탕으로 자존의 정신을 엄수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신도와 지역 사회를 우선 소중히 여기고,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과 함께 하는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종교인으로서의 자세, 승가의 위의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제33대 총무원 집행부는, 그동안 종단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언급되었던 현안들을 공론화하고 공식적인 사업 과제로 채택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자성과 쇄신 결사’에 더욱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종단의 ‘자성과 쇄신 5대 결사’를 지지해주고 이해해 주셨습니다. 결사의 뜻과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는 한편에,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음을 새겨듣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고 더욱 본격적으로 결사를 추진해 나가기 위한 결사 전담 기구가 곧 출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종단의 유지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행정 기능과 함께 종교 본연의 중생 구제와 사회적 활동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결사의 전국적 확산을 위해 총무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이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승가가 중심이 되어 작은 변화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결사의 정신을 실현하고, 국민들과 사회에 회향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것은 연기(緣起)의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절박한 현실이라는 과(果)는, 선대(先代)의 덕화(德化)에만 의지한 채,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던 지난날의 인(因)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걷고자 하는 자성과 쇄신의 길은 새로운 인(因)이 되어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종단, 사회의 통합과 평화로 이어지는 행복한 과(果)를 맺게 될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모든 종도들이 결사 정신으로 한 몸을 이루어 한국불교와 우리 사회를 밝히는 장엄연등이 되고 그 환희심(歡喜心) 가득한 등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불기 2555(2011)년 6월 7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