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위령제봉행, 韓불교계도 한마음으로

일본 대지진 위령제봉행, 韓불교계도 한마음으로

2011년 05월 24일 by jeungam

    일본 대지진 위령제봉행, 韓불교계도 한마음으로 목차

일본 대지진 위령제봉행, 韓불교계도 한마음으로
23일 가마쿠라 광명사서 한일 합동 위령제 봉행, 성금 1000만 엔 등 전달

일본 대지진 합동 위령제

▲ 천태종범패보존회 스님들이 천도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천태종은 이날 위령제에 사용할 법고, 법고대, 지화 등 불구들을 직접 한국에서 공수했다.

한국불교계가 일본 현지에서 동북대지진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봉행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와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는 5월 23일 오후 2시 일본 가마쿠라 정토종 광명사에서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와 공동으로 지진 및 쓰나미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를 봉행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 등 한국불교계 대표 40여 명과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미야바야시 쇼겐(宮林昭彦) 스님과 부회장 후지다 류죠(藤田隆乘) 스님 등 일본 불교계 인사 30명 등 200명이 참석했다.

▲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이 직접 일본 천도의식을 집전하고 있다.

 일한불교 사무총장 노자와 료코 스님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위령제는 일본 의식과 한국 의식이 순서대로 각각 진행됐다.

한국 의식으로는 반야심경 봉독, 추모묵념, 회장 및 부회장단 추도사, 한일불교 수석부회장 홍파 스님의 발원문 낭독, 한일불교부회장 인공 스님의 추도사, 천도의식 및 살풀이, 한일불교 부회장 회정 정사의 위로말씀 등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는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에 성금 1000만 엔을 전달(약 1억 35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위령제에서 한일불교교류협의회 및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승 스님은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의 추모사 대독을 통해 “대지진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은 일본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자비실천의 불교도의 도리를 넘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일본 국민 여러분들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회장 인공 스님(태고종 총무원장)은 “일본의 높은 시민ㆍ질서 의식은 큰 귀감이 되고 있으며 그 국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대지진은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에게도 큰 아픔이었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대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일본 국민들을 격려했다.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 이사장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은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에 대해 먼길을 와 정성어린 위령법요를 봉행해줘 감사하다. 한국불자들의 큰 자비심은 일본 국민들에게 더욱더 용기와 활력을 준다”며 “동아시아 우호관계가 더욱 견고하고 깊어지기를 기원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이날 위령제에는 일본 불자들과 한국 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으로 일본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과 수많은 생명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날 천도의식은 삼광사 주지 화산 스님 법주로 천태종 범음법패보존회 스님들이 진행했다.

 
한편, 이번 한국불교대표단으로는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미륵종 총무원장 송정 스님, 원융종 총무원장 향운 스님,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지성 정사 등 한국불교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다. 조계종에서는 대표단의 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대신해 사회부장 혜경 스님이 참석했다.

▲ 천도의식 이후 한국전통춤인 살풀이 공연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한국불교교류대표단은 방문 첫날인 22일 일본 진언종 본산인 가마쿠라 평간사를 방문해 관수(본사 주지)인 후지다 류죠 스님과 함께 혼마의식을 올리고, 성금을 전달했다.

 
후지다 류죠 스님은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을 대신해 한국불자들의 따듯한 마음씨에 감사를 표한다”며 “지진 피해회복과 함께 불법홍포와 한일 불교문화교류의 또다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대표단은 당초 후쿠시마 지역에서 피해복구 및 위령제, 성금 전달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정부의 불허로 가마쿠라 지역을 방문했다. 가마쿠라 지역은 약 800년 전, 가마쿠라 막부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곳으로 진언종 총본산이 위치해 있는 등 불교색채가 강한 곳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의 아픔을 간직한 가마쿠라 지역은 도쿄에서 1시간 가량 거리로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지역으로부터는 약 200km 떨어져 있다. 대표단의 방문 직전인 22일 오전에는 진도 5.3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불교신문 노덕현기자> 기사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