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염, 반드시 나을 수 있다. 목차
나는 비염 때문에 한의사가 되었다
타고난 체질이 그다지 약한 편은 아니었으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맹장수술을 하고나서부터 늘 비실비실 몸이 아팠다. 주위에서는 맹장수술 정도에 뭐 그리 힘들어하냐고 핀잔이었지만, 수술후에 늘 피곤하고 만성감기증상으로 힘들던 나로서는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았다.
그렇게 몸이 허약하다가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갑자기 TV가 들리지 않고 코가 답답하게 막히는 증상까지 생기게 되었다. 덜컥 겁이 나서 병원을 찾았고 축농증이라고 불리는 ‘만성부비동염’으로 진단을 받았다. 두통, 코막힘, 만성피로에다가 늘 귀에서 북소리가 나는 증상 등으로 인해 나는 항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았고, 내 삶의 질은 떨어 질대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한 줄기 희망을 가지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축농증 수술을 했지만 내게는 별 효과가 없었고, 그로 인한 피로와 고통은 계속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게 축농증을 유발했던 근본 원인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고, 단지 그것이 코를 통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었을 텐데 드러난 현상만으로 병을 다스리려고 했으니 시도 자체가 일종의 무지요 무모함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고생 끝에 근본을 다스려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경희대 한의과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 입학 후에 ‘내 병을 고쳐보자’는 생각으로 여러 교수님, 선배님에게 자문을 구하고 다양한 처방을 받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내 병을 꼭 고쳐봐야겠다’라는 화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어느 날, 사상의학의 고수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궁하면 통하게 된다(窮則通)고 결국 기회가 찾아왔던 것이다.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하면서 내 체질에 맞지 않는 식생활을 개선하고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였다. 그로써 지난 10년간 나를 괴롭혀왔던 지긋지긋한 축농증을 완치하게 되었다.
방법은 바로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생활습관, 한약, 정신수행이 있다. 특히 식생활, 정신세계를 포함해 삶의 패턴이 많이 흐트러진 현대인들에게 이는 더욱 중요하다.
내적인 ‘원인’을 다스릴 때 외적인 ‘현상’ 역시 저절로 다스려지는 것이다. 내 몸에 드러난 질병을 고민하면서 “나를 알고 난 후에야 근원치료가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비염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주요증상이다. 코가 막히면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집중력이 저하되고, 두통, 어지럼증이 생긴다. 비염이 심하면 양쪽이 모두 막혀서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기도 한다. 콧물도 자주 나타나게 되는데, 알러지비염의 경우 맑은 콧물이고, 만성비염은 진한 콧물이다.
비염은 내과적질환과 면역계질환이 합쳐진 것이다. 단순히 이비인후과적 질환만이 아니다. 코는 몸속의 독이 밖으로 표현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비염은 알러지와도 관계가 있어 면역력이 저하되는 경우 쉽게 발병한다. 위산부족과 장운동저하로 비염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비염은 생긴다.
비염이 있으면 소화기능도 떨어져 잘 체하고 신경성 위염, 과민성 대장증상 에 시달리기 쉽다. 필자의 임상경험에서 비염은 치료하면 반드시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낫지 않는다.
필자가 선정한 비염치료법
① 식전에 식초 큰숟가락 1개 + 생수 반컵을 마신다.
식초수는 위산분비를 촉진하여 위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가슴에 양기가 충만해져서 비염이 좋아진다.
② 우유, 기름기있는 음식, 맥주를 피한다.
우유에 있는 유당은 장기능을 저하시키고, 맥주와 기름기있는 음식(튀김, 삼겹살, 빵, 과자)은 간기능을 저하시켜서 비염을 만성화한다.
③ 하루 1시간 30분 유산소 운동을 하자.
④ 비염에 좋은 어성초나 유근피를 차로 우려서 하루 500ml 정도 수시로 마신다.
⑤ 비염에 특히 효과가 좋은 이침, 약침치료와 전문비염한약처방을 꾸준히 해보자.
박선주 기자 | 글 = 이경제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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