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책으로 만나는 그 뒷 이야기

Posted by 정암
2015.05.02 09:16 생활/문화/Books

76년 일생의 연인, 변치 않는 사랑의 깨달음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복 같은 선물

꽃보다 향기롭고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과 나의 사랑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수백만 감성을 적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평범하지만 사랑으로 특별했던 삶을 재구성해 변치 않는 사랑의 깨달음을 주는 한 권의 책으로 찾아왔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 평생을 사랑해도 부족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을 담은 영화로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한 울림으로 기적의 스코어라 불리며 한국 다큐 영화 역대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2014년, 제6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전석 매진은 물론 뜨거운 관객 반응에 힘입어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개봉 이후 다큐 영화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어 평단과 관객의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영화에서는 두 분의 사랑이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이야기했다면 책에서는 사랑에 대한 다양하고 세밀한 시선으로 이들 부부가 소년과 청년이 만나 백발의 연인이 되기까지 연인에서 부부로 또 다시 헤어짐의 과정까지 일생의 사랑을 이어온 숨은 과정을 이야기한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중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이 부부의 모습에서 사랑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관계에 대해서도 따뜻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영화에 담지 못했던 숨은 사랑 이야기와 책만의 존재감을 갖게 하는 문학적 구성과 어우러져 책에서는 더욱 깊이 있게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영화를 만든 감독과 평론가의 대담을 별도로 구성해 영화에 가려진 이야기와 함께 이 부부의 사랑이 우리 삶에 주는 메시지들을 입체적으로 접근해서 이들 부부의 삶이 사랑의 완성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언제나 서로를 어루만지던 소중한 내 님이여.

당신에게 사랑받아서 내 인생은 아주 최고였어요.

함께 한 세월을 돌아보면요, 꼭 꽃 같아요.

우리는 내내 꽃처럼 아니 꽃보다 예쁘게 사랑했잖아요.

그 향기가 내 인생에 스며서 지금까지도 매일이 황홀하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강원도 산골의 노부부가 이토록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잠들어 있는 순수한 사랑의 열망을 건드려주었기 때문이다.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소녀감성 할머니와 로맨티스트 할아버지는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이다.

 

이 부부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놓치고 있던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의미와 가치들이 일상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부는 사랑한다는, 예쁘다는 말을 서로에게 스스럼없이 전하고 어딜 가든 커플 한복을 곱게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다닌다.

 

사랑은 계속할수록, 표현할수록 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 것이 세월 속에 쌓이고 쌓여 가장 가까운 사람을 지켜주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식성과 딴판인 취향에도,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모습에서 76년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힘이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사랑은 서로에게 표현하고 어루만져주는 것

 

할아버지는 처음 본 열네 살 어린아이에게 존대를 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 호칭이라 생각하여 76년의 오랜 시간이 흘러도 서로를 존중하는 존대는 여전하다.

 

외롭던 할아버지의 삶에서 볕처럼 찾아든 어여쁜 색시가 고마워 처음부터 아껴주고 귀하게 여겨주고 싶어 했던 할아버지의 마음 역시도 여전하다. 우리가 사랑할 때의 모습이 그렇듯, 상대에게 예쁘지 않은 것도 보이고 싫은 것도 보였겠지만 좋게 생각해주고 잘 참아주면서 살아왔다.

 

그렇게 사랑하니 고마운 일이 자꾸 생기고, 고마워서 더 사랑하게 된 할아버지와 할머니, 전혀 다른 식성, 전혀 다른 습관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들이 한 것은 각자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들 부부에게는 독특한 습관이 있다. 손길로, 눈길로 항상 친밀함을 표시하는 부부, 서로에 대한 어루만짐은 치유의 과정이었고 교감의 언어였다. 이렇듯 부부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삶의 원칙들을 살펴보면 사랑은 표현이고 일깨움이며 노력임을 알 수 있다.

 

독자들은 영화에 이어 봄처럼 찾아온 76년의 연인을 보면서 삶의 소중한 언어들을 가슴속에 새길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담 내용 중에서

이 두 분은 우리가 왜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살아온 삶이 살아갈 삶을 축성하는 것이지요. 사랑을 한다는 것, 결혼을 한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 그리고 마침내 작별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제게 가르쳐주셨습니다. 두 분의 작별은 삶을 끝내는 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완성처럼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이 두 분에게는 그저 사랑일 뿐입니다. 영화는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다시 삶으로’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사랑에서 사랑으로, 그리고 다시 사랑으로’입니다. 이 두 분의 모습은 지금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축복 같은 선물입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본문 중에서

 

그래요. 사랑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자신 앞에 놓인 사랑에 대해 열정을 다했던 할아버지.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랑. 그것을 실천했던 할아버지는 최고의 로맨티시스트입니다.

-29페이지

 

아이들과 한방을 쓸 때도 자다 일어나 할머니의 손목을 만지고,

장에 갈 때 꼭 손목을 쥐고 다니는 할아버지.

작고 어린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청년의 마음은

아름다운 버릇을 만들어냈습니다. -35페이지

 

부부의 연을 맺고 세월이 지나면 새삼스러워서,

쑥스러워서 혹은 너무나 덤덤해져서 사랑한다는 말이 갈수록 줄어들지요.

사랑은 계속할수록, 표현할수록 좋은 것입니다.

그런 것이 세월 속에 쌓이고 쌓여 가장 가까운 사람을 지켜주는 힘이 되니까요. -60페이지

 

부부는 이런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누군가와 관계를 매듭짓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세우러 속에 사랑을 엮어가는 것. 그 덕에 결혼도 삶도 꼭 꽃과 같았다. 피고 지고 또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빛나기도 아프기도 하면서, 그러나 결국 다시 해사하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살았다 – 75페이지

 

여자를 예쁘게 도와주고 예쁘게 보고, 그렇게 사는 게 멋있는 삶이요 나는 멋있게 살았어, 후회 없어요.

그럼요, 나도 그래도 참 예쁘게 살았어요. – 113페이지

 

남이 귀하게 해준 것은 진정 귀한 것이 아니라고 했죠.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다른 이를 귀하게 여길 줄 안다는 건, 나를 귀하게 여기는 첫걸음입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다름 아니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귀히 여겨 스스로 귀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겁니다. -114페이지

 

사랑이 있는 삶, 생의 끝에서

나는 사랑이 있는 삶을 살았노라 말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축복이 있을까.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신들의 인생을 담보로 이야기한다.

사랑하라고, 매 순간 끊임없이 쉬지 말고 사랑하라고 –12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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