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부르는 열반가 '꿈이로구나'

다시부르는 열반가 '꿈이로구나'

2014년 04월 12일 by jeungam

    다시부르는 열반가 '꿈이로구나' 목차

 

부안 내소사, 해안스님 생전 장례식 53년만에 재현

 

부안 내소사, 해안스님 생전 장례식 53년만에 재현

 

“이것이 무엇인고

사대가 흩어지면 내 몸이 없어지고 마음인들 어찌 멸하지 않겠는가

몸도 마음도 모두 환(幻)이라 이제 다시 무엇이 있으랴.(이하생략) ”

 

53년 전인 1961년 근대 호남 선맥의 큰 기둥이었던 해안대종사가 자신의 회갑일을 맞아 거행한 생전장례식에서 하얀 꽃상여에서 내려와 영원한 대자유인으로 살겠다며 외친 게송이다.

 

한국불교사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해안스님의 생년 장례식이 53년만에 재현됐다.

 



 

해안스님 생전장례식 모습1961년 해안 스님의 뜻에 따라 살아계실 때인 회갑일에 열린 생전장례식 모습.(동명 스님 제공)

 

1961년 스님의 회갑일에 자신의 생전장례식을 거행한 것을 53년이 지난 4월 6일 해안스님의 열반40주기를 맞아 스님의 상좌 전등선원 동명스님이 이를 재현했다.

 

해안스님이 조실로 주석하던 내소사 지장암 서래선원 앞에 모인 500여명의 스님들과 스님이 생전에 지도하던 재가불자 모임인 전등회 회원들도 7일간의 용맹정진을 회향하고 장례식 재현에 함께했다.

 

동명스님은 장례식 재현에 앞서 “오늘 우리들은 해안스님이 남기신 생생한 가르침과 그 삶을 따라가려한다” 며 “우리들의 삶을 반추해보며 또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부안 내소사, 해안스님 생전 장례식 53년만에 재현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부처님과 해안스님의 영정에 예를 올린 동명스님은 하얀 종이꽃으로 장식된 꽃 상여에 올랐다.

 

조계종 어장 동주스님, 화암스님, 현각스님이 인례한 꽃상여는 지장암 서래선원을 떠나 일주문을 돌아 부도전을 향했다.

동명스님은 일주문을 지나 전나무 숲길을 거쳐 부도전에 이르는 동안 동명스님은 생전 해안스님이 지은 열반가를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했다.

 

“꿈이로구나

꿈이로구나

사대(四大)가 무너지니

육근육진(六根六塵)도 없어지네

나무아미타불”

 

“허망(虛妄)하네

허망(虛妄)하여

환진(幻塵)이 없어지니

환심(幻心)도 없어지네

나무아미타불”

 

부안 내소사, 해안스님 생전 장례식 53년만에 재현

 

선운사 승가대학원 학인스님들이 멘 꽃상여 뒤를 내소사 봉래선원장 철산스님, 내소사 주지 진학스님,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 내장사 주지 혜산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전등회 회원 등 사부대중 500여명이 상여 뒤를 따르며 생전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내소사 해안스님 다례재

부도전에 당도한 꽃상여에서 내린 동명스님은 부도전에 올라 해안스님 열반 40주기 추모 다례재를 봉행했다.

 

다례재를 마친 동명스님은 “은사스님의 진면목을 세상에 제대로 알리고 싶어 생전 장례식을 재현하게 됐다” 며 “다소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53년만에 재현된 해안스님의 생전장례식은 동명스님이 은사인 해안스님의 삶을 제대로 알리기위해 BTN 불교TV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진행됐다.

 

해안스님은

 

내소사 해안스님 영전

1901년 전북 부안에서 출생하여 1917년 장성백양사에서 만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27년 내소사 주지를 역임했다.

 

스님은 1932년 내소사앞에 계명학원을 설립하여 무취학 무학성년을 대상으로 문맹퇴치운동을 벌였으며, 1945년 금산사 주지, 1946년 금산사 서래선원 조실로 추대됐다.

 

1931년 월명선원에서 수선안거이래 36하안거를 성만한 스님은 1974년 내소사 서래선림에서 열반에 들 때까지 올곧은 수행으로 제방의 모범이 되었고 재가자선방과 불교학교를 설립해 재가자수행과 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조동제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