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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동국사 쌍림열반도 국내유일 最古本
조선 전기 불화의 복채법(배채법) 확인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이 지난 6월 일본에서 경매를 통해 환수되어 공개된바 있는 가로형 쌍림열반도가 조선전기 불화 가운데 가로형 석가열반도상의 국내 유일본이자 최고본(最古本)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우택 교수(동국대 미술사학과)는 11월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동악미술사학회(이사장 최응천 동국대교수) 제63차 학술발표회에서 동국사에서 의뢰한 쌍림열반도를 감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우택교수는 “현재 알려진 조선전기 불화는 150여점이 있으며 그중 우리나라에는 10여점에 불과하다” 며 “동국사 쌍림열반도가 석보상절 석가팔상도(1447년)의 조선 전기 수용과 한국적 모티프의 추가를 통하여 변용을 시도한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사례이며 조성시기는 임진왜란 이전인 1500년대 후반 16세기 불화로 1535년 석가팔상도, 1553년 석가설법도, 1568년 삼장보살도 등의 화풍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또 “조선 전기 불화의 복채법(배채법)을 확인 시켜준 국내 최초의 사례로 비공개였지만 일본에서도 조선전기 불화의 복채법을 확인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가로 세로 224.5×87.0cm인 쌍림열반도의 채색은 담채로 명도가 높은 붉은색, 녹청색과 자주색계, 황토계, 주황계의 중간색을 많이 사용했음에도 채도가 높아 선명하여 화려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고려불화에서만 보여졌던 복채법(伏彩法 배채법이라고도 한다. 화면의 뒷면에서 채색하는 기법)으로 그려져 다채롭고 화려하면서도 매우 안정된 색감을 느끼게 한다.
여래는 물론 모든 인물들의 몸체전부와 보관 등 일부에 복채가 되어 있고, 표면에서는 엷게 흰색 안료만을 칠해 각 인물들의 인상이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화폭의 손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채색은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전통문화대학 보존과학연구소 정광용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진사, 공작석, 밀타승, 장단, 연백 등의 고대 무기안료가 사용됐고 근대에 개발된 안료는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사 쌍림열반도는 회화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장면이 묘사 되어있다. 관이 불에 휩싸인 즉 다비의 장면과 사리가 쏟아지고, 그 사리를 주워 담아 나누고(分舍利) 이를 집섶에 넣어 묶고 이를 운반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는 장면은 석보상절의 그림에는 없으며,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의 열반도에서도 전무후무한 특이한 모습이다.
복식, 얼굴 등 조선의 승려 모습인 점으로 미루어 보아 한국적 정서의 구현이며 따라서 동아시아 열반도상의 독자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즉 기존 도상을 그대로 수용하려는 전통성과 새로운 도상을 창출하려는 화사의 의지가 명료한 중요한 그림이다.
또한 걸개장치(끈)가 남아있어 가로로 긴 그림의 현괘(懸掛) 방법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사례이다.
그동안 유일한 가로형 불화로 알려졌던 일본 대마도 남쪽의 이키(壹岐)섬 게코지(華藏寺) 소장 조선불화인 석가탄생도(1692년 여수 흥국사 作)보다 앞선 작품으로 가로형 그림의 전통이 이미 조선 전기에 있었음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 그림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임진왜란 당시 약탈된 것이 아니라 소각공양 내지는 파기에서 구해진 그림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곧 일본으로 유출된 문화재의 다양한 경로를 시사하는 대표적인 사례일 뿐만 아니라 일본 화광사의 기록을 통하여 심증적으로만 짐작하고 있던 불화의 소각공양이 실제 행하여 졌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동국사 종걸 스님은 "숭유억불의 조선전기에도 이처럼 훌륭한 불화 제작과 유통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에 만족하며, 이치노헤 스님의 적극적인 협조로 환수하게 되어 새삼 한일불교교류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은우 동아대 석당박물관장과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도 각각 종걸 스님과의 환담에서 “조선후기 불화와는 다른 채색법과 화격을 보여주는 걸작”, “정형화를 거부한 파격적 화풍의 놀라운 불화”라며 감탄했다.
한편 동국사 가로형 쌍림열반도는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이 일본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스님의 도움으로 합법적인 경매절차를 통해 국내에 환수됐으며 지난 7월 국내에 처음 공개된바 있다. <조동제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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