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와 통합의학의 만남- 금산사 춤명상 템플스테이 목차
“멈추고 바라보기”
불교와 통합의학의 만남- 금산사 춤명상 템플스테이
전날 살짝내린 눈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다는 김제평야를 살포시 덮고 있던 29일
최근 통합의학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춤테라피와 불교의 명상이 접목을 시도하는 이색적인 템플스테이가 열리는 전북 김제 금산사 서래선원을 찾았다.
춤 명상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수시로 바뀌는 음악에 맞추어 때로는 느릿하게, 때로는 흐느적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격정적이고 때로는 신명나는 몸짓으로 내면에서 나오는 느낌들을 온갖 긴장과 억압, 자학과 죄책감, 수치심과 두려움으로 마음속의 엉킨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놓는 것처럼 거리낌없이 표현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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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
마치 어린이들의 놀이처럼 경쾌한 리듬의 음악에 맞추어 흥겨운 몸짓으로 움직이다가 “stpo" 이라는 지도 선생님의 구령에 갑자기 멈추어 선다. 순간 장내는 정적에 쌓이고 그 순간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통해 자신을 바라본다.
음악과 몸짓으로 마음을 통일하여 멈추어서는 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의 현상을 보는 바로 관조의 시간이다.
마음을 여는 시간
참가자들의 명찰에는 하나같이 자신의 현 상태를 나타내는 “나는 기분이 좋아요, 혹은 기분이 나빠요. 그렇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라고 쓰인 명찰을 달고 있었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그러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휴식시간에는 서로의 마음을 열고 자기 내면에 숨겨져 있던 그러나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갑자기 한 참가자가 말문을 열자마자 서럽게 대성통곡을 한다.
“ 끊임없이 성공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멈추어 서는 순간 내가 어딘가에 푹 빠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그동안의 생각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하나되는 시간
두세명씩 무리지어 서로 손바닥을 마주하고 한사람은 상대방을 인도하고 한사람은 이끄는대로 몸을 맡긴다. 어떤 이는 빠르게 어떤 이는 아주 느리게 머리위로 무릎 아래로 상대방에게 몸과 마음을 맡기며 내면의 긴장을 해소하고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고 자신의 참 본성을 본다. 다른 참가자는 이들의 몸짓을 보며 움직임속에서 자신을 바라본다. 소리, 동작, 마음을 통해 바로 타인의 몸짓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느꼈어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가자들을 통해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금산사 춤명상 템플스테이를 지도하는 김용량 심리치료사는 춤을 춤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몸짓은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겁니다. 춤을 추면서 자기 내면을 표현하다 보면, 자기도 몰랐던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이를 표출하면서 격한 감정을 정화시키고, 몸으로 드러난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마음의 움직임을 살펴 보고 갈등, 마찰, 저항을 순수하게 받아드리는 몸과의 재회는 과거, 현재, 미래의 나를 돌아보고 찾는데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전남해남에서 왔다는 마승미(38)씨는 “처음해보는 새벽예불이나 발우공양이 어색했지만 산사체험과 춤 명상의 접목이 아주 좋았다.”며 “정적인 참선과 명상을 해보았지만 온갖 망상으로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춤 명상을 통해 빠른 시간에 몸과 마음이 일치하는것을 느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한달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참가비를 마련했다는 충남대학생 박아름(23)양은 “여러번 망설이다 참가를 결정했지만 지금은 참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며 “무엇보다 나 자신이 알지 못했던 내재되어 있던 자신을 다른 참가자들이 이야기 해주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동생과 함께 다시 참가하겠다.”고 했다.
이번 템플스테이를 기획한 금산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일감스님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춤명상이 불교의 지관 수행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해 템플스테이를 기획하게 되었다며
“정서 회복은 불교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만과 독선에 가득찬 자신을 비워내고 자신의 위치를 알아차리고 내 욕심을 버리고 자아를 찾는것이 산사체험의 목적입니다.”
금산사 산사체험의 모토처럼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 ‘깨어있는 휴식’ ‘수행이 삶을 바꾼다’는 금산사 템플스테이의 주제처럼 산사체험과 수행을 겸비한 템플스테이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세상사의 찌든 마음을 가라 앉히고 타인을 위해 나를 비우고, 상대방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고 한목소리로 말하는 참가자들의 말처럼 내면의 작은 몸짓속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구도여행의 큰 걸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 조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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