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필요한 것은 통합 리더십 <쟁점을 파하다> 법륜스님

Posted by 정암
2012.12.15 16:17 생활/문화/Books

우리가 필요한 것은 통합 리더십 <쟁점을 파하다>

정치 중요성 강조와 변화 촉구

공동체 이익으로 갈등조정해야

현대는 화쟁적 통합 모색 절실

 

 

쟁점을 파하다법륜 스님 지음|한겨레출판 펴냄|1만1500원

오래전부터 사회적 쟁점들, 서로 싸우고 풀지 못하는 문제들, 서로 상처받고 손해를 보면서도 풀지 못하는 현안들에 대해 그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이야기를 엮어보고자 했다는 스님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2013년을 앞두고 국민 대통합의 리더십을 열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치의 변화를 촉구한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공동체에 생긴 문제에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게 스님의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은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로의 원하는 바를 잘 정리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 역할을 해야 할 정치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바탕으로 그 구성원들의 갈등을 조정해나가면 되는데, 정치권 자체가 자기들의 이익만 좇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다. 해군기지가 필요한 해군,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에서 떠나고 싶지 않은 지역 주민. 이 둘 사이에서 소통하고 조율해도 모자를 정치권이, 한쪽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진행을 비난하기만 하고, 한쪽에서는 지역 주민을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무리라며 비난하기만 한다. 국회야말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국회는 우선 공사를 중단하도록 관련 예산을 동결하고,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 정말 적합한지 다시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강정마을보다 더 좋은 입지조건이 있다면 그곳에서 다시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면 되고, 재검토 결과 강정마을이 최적의 입지라면 최선을 다해 지역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 상처 입은 마음들을 달래줘야 한다. 이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강정마을, 4대강, 원자력발전소, 비정규직, 학교폭력, 다문화가정 문제에서부터 경제민주화, 개헌, 지방분권, 남북통일, 동아시아 공동체까지 우리 사회의 뜨거운 쟁점들에 대해 특유의 시원한 논리로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동북아시대를 주도할 통일한국의 모습을 비전으로, 현 단계에서 남한 내의 국민통합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가 국가시스템 개혁에 대한 제안이다. 대선 과정에서 개헌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통령 임기 문제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님은 대통령의 임기 문제는 오히려 부차적이며 더 중요한 것은 국가비전이라고 역설한다. 한반도 통일의 과정과 그 이후, 그리고 이와 함께 진행될 한중일을 잇는 동북아 공동체 형성의 비전 속에서 필요한 법체계를 정비해나가는 개헌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사적으로 민족과 국가의 독립이 지난 세기의 과제였다면, 이제는 분권과 통합이 시대적 과제이기에, 이에 맞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지방자치체의 권한은 강화하고, 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동아시아 지역 차원의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이나 일본이 주도해서는 균형 있는 동아시아 공동체가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큰 틀의 비전을 두고 이에 맞게 국내의 정치시스템을 바꿔가야 할 텐데, 이를 위해 스님은 8도연방제, 다당제를 기반으로 한 내각제(혹은 대통령직선제와 내각제를 합친 모습의 이원집정부제) 등을 제안한다.

 

스님은 우리 사회에 복잡다단한 여러 갈등이 얽히고설켜 있지만, 그 갈등을 풀 수 있는 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답을 찾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이전과는 다른 안목과 지혜 그리고 리더십이 필요하다. 스님은 이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적대적 대립을 넘어서, 새로운 세력들을 정치의 장에 끌어들이고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이야기한다. 경쟁이 아닌 공존의 길,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는 화쟁적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불교신문 김주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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