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동안거 결제 법어

Posted by 정암
2012.11.26 15:04 불교자료실/법어

진제스님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동안거 결제 법어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임진년 동안거 결제에 맞아 운수 납자들의 가열찬 정진을 당부하는 법어를 설했다.

 

진제 스님은 덕산 선사와 암두 선사 두 사제지간의 법거량에 대한 동산 선사의 평에 대한 암두 선사의 다른 거량을 예로 화두를 내렸다.

 

동산선사가 “암두전활(巖頭全豁) 상좌가 아니고는 덕산의 할을 알아듣기 어렵도다”라는 칭찬에 대해 암두 선사가 “동산 노인이 좋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을 하는 구나. 내가 그 당시에 한 손은 들고, 한 손은 내렸었노라”라고 내린 화두가 그것이다.

 

이어 진제 스님은 “모든 사부대중은 일상생활 중에 각자 화두(話頭)를 들고 화두의심으로 일념(一念)이 지속되도록 혼신을 다해 의심에 집중해야 한다”며 “화두의심 한 생각에 빠져 부처님 진리의 세계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 조사스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장부(大丈夫)가 되라”고 당부했다.

 

스님은 “선지식의 바른 법문을 듣고 대오견성(大悟見性)의 원(願)을 세워 바르게 참선수행을 닦아나가면 반드시 좋은 소식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석 달 안에 어떻게든 화두일념(話頭一念)이 도래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라”라고 끝없는 수행정진을 강조했다.

 

임진년 동안거 결제는 음력 10월 15일인 11월 28일이다. 안거를 결제하는 전국 사찰과 선원들은 결제 하루 전날인 27일 저녁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 각자의 소임을 정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작성하고, 결제 당일 오전 10시경에는 사찰 별로 고승들의 결제 법어를 청한 후 3개월간의 참선정진에 들어간다.

 

한편, 조계종은 매년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100여 명의 수좌 스님들이 방부를 들여 수행에 매진하고 있으며, 일반 사찰 스님과 신도들도 동안거 기간 동안에는 함께 정진하게 된다.

 

이하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동안거 결제 법어 전문.

 

암두(巖頭)의 일수대일수익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法遠

 

[ 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

 

哭不徹笑不徹 <곡불철소불철>이라.

倒腹傾腸向君說<도복경장향군설>하노니.

父子非親知不知<부자비친지부지>아.

擡頭腦後三斤鐵<대두뇌후삼근철>이라.

 

곡을 해도 사무치지 못함이요. 웃어도 사무치지 못하는지라.

배를 거꾸로 해서 창자를 기울여서 그대를 향해 말하노니.

아비와 아들이 친함이 아님이니,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머리를 듦에 뇌 뒤에 삼근철이로다.

금일(今日)은 임진년 동안거 결제일이라.

 

모든 사부대중은 일상생활 중에 각자 화두(話頭)를 들고 화두의심으로 일념(一念)이 지속되도록 혼신을 다하여 의심에 집중할지어다.

 

화두가 없는 이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던고?”, 이 화두를 챙기되 오매불망 간절히 챙기고 의심하고 또 챙기고 의심해서, 다른 모든 잡생각들은 다 끊어지고 오로지 화두의심 한 생각만 흐르는 물처럼 끊어짐 없이 흘러가야 함이로다. 그렇게 화두의심 한 생각에 푸욱 빠져서 모든 보는 것, 듣는 것을 다 잊어버린 바보가 되어 며칠이고 몇 달이고 흐르고 흐르다가 홀연히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게 됨이로다. 그러면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마음의 고향, 부처님 진리의 세계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 조사스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장부(大丈夫)가 되리라.

 

산승이 조정(祖庭)의 현실이 안타까움에 한 마디 더하고자 하노니,

선법(禪法)은 있어도 스승이 없어서

조정(祖庭)의 등불이 풍전등화(風前燈火)라,

가히 슬프고 슬퍼서 통탄함이로다.

사해오호(四海五湖)에 말만 좇아 행하는 자여!

선지식(善知識)의 법문을 흉내만 내지 말고,

각자의 가슴 속 깊이 정액상(頂額上) 일구(一句)를 토해내어 하늘을 덮고 땅을 덮어야 비로소 옳도다.

석일(昔日)에 암두(巖頭) 선사는 나면서부터 모든 혜안(慧眼)을 갖춘 생이지지(生而知之)셨습니다.

덕산(德山) 선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일여(一如)하게 지내다가, 일일(一日)에 덕산 선사를 친견하기 위해 조실채에 갔습니다. 그리고는 조실스님 방문을 열고 한 발은 방 안에 들여놓고 다른 한 발은 마루에 딛고 서 있으면서 물었습니다.

 

“선사님 제가 성인(聖人)입니까? 범부(凡夫)입니까?”

이에 덕산 선사께서 문득 할(喝)을 하시니, 암두스님은 절을 올리고 되돌아갔습니다.

그런 후 동산(洞山) 선사께서 덕산 선사와 암두스님이 거량한 것을 전해 듣고 평(評)하시기를,

“암두전활(巖頭全豁) 상좌가 아니고는 덕산의 할을 알아듣기 어렵도다.”라고 하셨습니다.

 

암두스님이 그 말을 전해 듣고는,

“동산 노인이 좋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을 하는 구나. 내가 그 당시에 한 손은 들고, 한 손은 내렸었노라.”하였습니다.

 

결제에 임하는 모든 대중, 어느 곳이 한 손은 들고, 한 손은 내린 곳인고? 이 낙처(落處)를 아실 것 같으면 금일이 곧 해제(解制)로다.

 

금생(今生)에 이 견성법(見性法)을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에 또 만나리오.

다겁생(多怯生)으로 윤회고(輪廻苦)에서 헤매이다 비로소 인간 몸을 받아 큰 인연복이 있어 부처님의 견성법을 만났는데, 하루하루 시간만 낭비하고 허송세월 보낸다면 죽음에 다다라 후회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음이로다. 그러면 또 다시 인간 몸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요, 인간 몸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 견성법을 만난다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니, 선지식(善知識)의 바른 법문을 듣고 대오견성(大悟見性)의 원(願)을 세워 바르게 참선수행을 닦아나가면 반드시 좋은 소식 있을 것이니, 이번 석 달 안에 어떻게든 화두일념(話頭一念)이 도래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지어다.

 

그러면 대중이 암두선사를 친견(親見)하고저 할진대,

妙峯孤頂<묘봉고정>에는 불가능함이요.

別峯<별봉>에서 친견하라.

 

[ 주장자로 법상法床을 한 번 치시고 하좌下座하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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