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별사면 요청 하루 만에 묵살?

정부, 특별사면 요청 하루 만에 묵살?

2012년 05월 02일 by jeun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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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특별사면 요청 하루 만에 묵살?

청와대 브리핑서 “부처님오신날 사면 없다”

현 정부 성탄절 사면만, 초파일은 ‘全無’

조계종, “종교편향 요소…후속 조치할 것”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법무부 장관에게 부처님오신날 특별사면을 요청한 지 만 하루도 안 돼 청와대에서 특별사면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간지 등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5월 1일 열린 브리핑에서 “부처님오신날 사면은 한 적도 없으며, 현재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일축한 것으로 보도했다. 사실상 부처님오신날 사면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자승스님은 같은 날 법무부 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현 정부에서 실시하게 될 마지막 ‘부처님오신날 특별사면’은 2천만 불자를 포함해 전 국민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충연 위원장 등 용산참사 구속자와 쌍용차 한상균 노조 지부장은 사회갈등 해소에 상징적 의미가 있고, 불교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석방 노력을 해 온 대표적 구속자이므로 이번 특별사면에 반드시 포함되길 바란다”요청했다.

이어 “사회 갈등으로 구속돼 있는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관용과 화해의 자비심을 깨닫게 하고 사회통합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공문 접수 하루도 안 돼 부처님오신날 특별사면을 거부한 것이다.


이와 함께 특별사면의 기준에 대한 종교편향 논란도 점화될 전망이다. 실제 현 정부 들어 부처님오신날 특별사면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2009, 2011년 성탄절 특별 사면만 두 번에 걸쳐 이뤄졌을 뿐이다. 2011년 성탄절에는 필리핀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가수 신정환 씨를 비롯해 762명이, 2009년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원포인트 사면을 받았다. 2010년에는 성탄절을 맞아 서청원 전 국회의원 등 829명이 가석방 혜택을 받았다.

조계종은 상황은 파악한 뒤, 후속 조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정만스님은 현대불교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브리핑 내용은 아직 보고 받지 못했다. 파악 후 후속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난 2월에도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요청했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사무총장 일감스님은 “이번 정부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정말 무자비한 정부다”라고 비판하며, “내일 본격적인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종교평화위원회 관계자는 “특별사면의 기준에 대한 종교편향적 요소가 분명히 있다”며 “종단 차원의 종합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불교신문 신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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