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는 나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재즈가수 웅산 인터뷰 - 현대불교신문

“재즈는 나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재즈가수 웅산 인터뷰 - 현대불교신문

2010년 06월 05일 by jeungam

    “재즈는 나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재즈가수 웅산 인터뷰 - 현대불교신문 목차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현대불교신문에 소개된 재즈 가수 웅산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현대불교 바로가기  

재즈가수 웅산 인터뷰 - 현대불교신문

“재즈는 나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재즈는 연주자들이 서로의 눈짓과 몸짓을 통해 다양한 멜로디를 표현해 낸다.

서로의 감성들을 섞어내 악기로 표현하는 이 음악은 마치 인드라망과 같다. 웅산은 2010년 1월,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일본 재즈 전문잡지인 ‘스윙저널’에서 한국인 최초로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15년 넘게 재즈보컬리스트로 활동해 온 그녀가 명실공이 한국의 ‘재즈디바’라는 사실을 입증 해주는 계기였다. 최근까지도 일본에서 라이브 투어공연을 진행했던 그녀가 현재 한국 팬들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그녀를 5월10일 강남의 한 플라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웅산
카리스마 넘치던 무대의 모습만 보다 실제로 만나니 생각보다 많이 여성스러운 것 같다. 목소리도 많이 다른 것 같기도 하고

- 아무래도 조용히 이야기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평소에는 공연을 많이 하고 목을 많이 쓰다 보니깐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예요. 노래할 때처럼 이야기를 하면 에너지 소비가 너무 크니까 그래서 평소에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아요. 목소리도 최대한 작게 내려고 노력하고요

 

음악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짙은 눈화장도 이슈다

특별히 짙은 메이크업을 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사실 저는 너무 착한 눈매를 가졌어요 고향이 문경인데 정말 영락없는 시골 처녀같이 생겼거든요 음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 느낌에 맞고 깊은 소리를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화장을 일부러 짙게하는 편이예요 무대에서는 강한 ‘웅산’의 이미지를 표현해야 하니까요

 

‘웅산’이라는 이름이 출가 당시의 법명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웅산’ 이라는이름이 다소 무겁게도 느껴지고 재즈라는 음악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특별히 ‘웅산’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라도 있나

-사실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법명을 이름으로 쓸 생각은 없었어요. 또 ‘웅산’이라는 이름이 센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법명이다보니 처음에는 사람들이 ‘쟤 절에서 왔대’라며 놀리기도 했죠 하지만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나선 사람들이 ‘웅산’이란 이름이랑 제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말해요 사실은 그 이름이랑 어울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요.

 

사람들이 웅산이라는 이름을 두고 놀렸다고 하는데 그럼 출가했었다는 과거를 숨기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나

-아니요 전혀요 열일곱살에 많은 사람을 위해 한 평생 기도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가를 결심 했었죠 비록 계를 받고 정식스님이 됐던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은 지금의 재즈 가수 웅산이 있게 된 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매일 같이 염불을 하고 독경을 외우고 참선을 하면서 지금의 건강한 목소리와 좋은 인성 좋은 생각을 얻게 됐죠 하지만 가끔 기사에서 저의 음악적인 면보다 마치 무슨 사연이 있어서 출가를 했었던 것처럼 기사에 소개 될 때는 조금 속상하기도 해요 이제는 순수하게 뮤지션 ‘웅산’으로 평가받고 싶거든요

 

15년넘게 음악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렇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따로 있나

-저한테는 이 재즈라는 음악이 늘 숙제같은 존재예요 항상 저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음악이죠 평생을 다른 사람들에게 기도를 해주며 살겠다고 출가를 결심했던 것처럼 이제는 재즈라는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주고 싶어요. 재즈는 정말 저의 또 다른 종교이며 재즈를 한다는 것은 마치 수행을 위해 정진하는 것과 같아요

 

불교와 재즈가 가장 닮은 점은 무엇인가

- 바로 자유로움을 원한다는 사실이죠 불교에서 해탈이 자유로움을 주는 것 처럼요 재즈를 한다는 것은 큰 바다에서 항해를 하는것과 같아요 재즈는 절대 같은 음악이 나올 수가 없는 음악이죠 재즈는‘명연주는있다 하지만 명곡은 없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음악이에요.

만약 저에게 똑같은 음악과 똑같은 노래를 다시 하라면 절대 못 할거예요

 

어쩌면 계속 변화해야 하는 재즈의 특성 때문에 앨범을 작업할 때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변화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 어렸을 때에는 노래를 잘 하고 멋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방법이 잘못된방법임을 깨달았죠. 음악을 한지 15년 정도 되다 보니깐 이제는 버리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잘 보이려고 하는 음악이 아닌 진심을 담은 음악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아마 3집 앨범 ‘YESTERDAY’ 때부터 버리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그때부터 상도 받고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더라구요.

 

이번 5집 앨범 ‘Close Your Eyes’는 전의 앨범보다 전통 재즈 음악을 많이 보여준다 음악을 작업할 때 영감은 어떻게 얻나

- 굉장히 많은 곳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예요. 저는 소리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자연의 소리에 관심을 많이 두죠. 나무가 자라는 숲의 소리, 바람소리, 사람의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궁금해 해요 그리고 그 속에서 영감을 얻죠 제가 만든 멜로디들은 격하지가 않아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 가는 것이 제 음악의 특징이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던지 어떤 소리를 내던지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활동하는데 있어서 따로 계획한 것이 있나

-어머니가 암에 걸리셔서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으셨어요 저는 그때 제가 재즈가수 ‘웅산’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병원에 계신 의사 간호사분들 중에 제 팬이 있었는데 저희 어머니를 정말 잘 보살펴 주셨거든요. 제가 가진 것은 이 목소리 뿐이잖아요. 이제는 제 목소리로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어서 쾌유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래서 병원 음악회를 준비 중이에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하느라 당장은 힘들겠지만 올 11~12월쯤에는 꼭 공연을 하려고 해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서 특별히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있나

-법정스님의 글 중에서 ‘친절이 가장 위대한 종교’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상대방에게 조금 더 배려하고 사랑하고 친절하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결 더 아름다워 질 거라 생각해요 저는 만나지 못한 인연들보다 당장 현재의 제 옆에는 인연들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자주 하려구요 이번 5집 앨범 ‘Close Your Eyes’에 ‘비발디 송’이란 곡이 있는데‘, 아름다운 여름날처럼 우리의 인연이 아름답게 피어날 거다’ 라는 뜻을 가진 곡이에요 주위분들과 이 곡을 들으며 함께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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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 <글 이은정기자· 사진 박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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