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에서 백제 사리장엄(舍利莊嚴) 발견 목차
- 금제사리호와 사리봉안기 등 중요유물 500여점 수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 보수정비를 위한 해체조사 과정에서 백제 왕실의 안녕을 위해 조성한 사리장엄을 발견하였다. 지난 1월 14일 1층 심주(心柱) 상면(上面) 중앙의 사리공(舍利孔)에서 금제사리호(金製舍利壺)와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 은제관식(銀製冠飾) 등 유물 500여점을 수습하고 1월 19일 익산 미륵사지 현장에서 공개했다.
금제사리호는 사리장엄의 핵심으로 사리공 중앙에 모셔져 있었다. 높이 13㎝, 어깨 폭 7.7㎝의 작은 병 형식이며 보주형(寶柱形) 뚜껑을 덮었는데 X선으로 내부를 투시한 결과 내외함(內外函)의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사리호 표면의 다양한 문양과 세공기법(細工技法)은 백제 금속공예의 우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금제사리봉안기는 가로 15.5㎝, 세로 10.5㎝ 크기의 금판(金板)에 음각(陰刻)하고 주칠(朱漆)하여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였다. 백제 왕후가 재물을 희사(喜捨)하여 가람(伽藍)을 창건하고 기해년(己亥年, 639년)에 사리를 봉안하여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륵사의 창건목적과 시주(施主),석탑의 건립연대 등을 정확히 밝힘으로써 문헌사(文獻史) 연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금석문(金石文) 자료인 동시에 백제시대 서체(書體) 연구에도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유물이다.
미륵사지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은 다른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종류가 일괄로 출토되었고 가공수법도 정교하고 세련되어 국보급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국보급 유물로 평가된다.
이번 사리장엄의 발견으로 미륵사 창건에 관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기록의 정확성이 입증되었고 백제석탑의 사리봉안 기법과 의례를 새로이 밝힐 수 있게 되었으며, 매납(埋納)된 유물의 절대연대 확정을 통해 동시기 유물의 편년(編年)이 가능해졌다. 이번 조사는 무령왕릉 발굴과 능산리 금동대향로 조사 이래 백제지역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로 판단된다. 이를 바탕으로 백제문화 연구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수습된 유물을 보존처리한 후, 심층조사하고 그 결과를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연구자와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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