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릴레이 1인시위, 천황봉에서 24일까지 20일간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릴레이 1인시위, 천황봉에서 24일까지 20일간

2009년 05월 06일 by jeungam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릴레이 1인시위, 천황봉에서 24일까지 20일간 목차

‘지리산 생명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등 환경단체로 구성된 '국립ㆍ도립ㆍ군립공원 안 관광용 케이블카 반대 전국대책위원회(이하 케이블카 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3시 30분 지리산 천왕봉에서 고유제를 열고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천왕봉 1인시위출처 : 지리산생명연

환경부가 4일 입법예고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 허용기준을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에 대하여 불교계와 환경단체 등이 지리산 천왕봉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입법예고한 ‘자연공원법 및 하위법령 개정안’은 현재 2km인 국립공원 케이블카(로프웨이) 설치 허용기준을 5km로 완화하고, 국립공원 내에 단란주점과 관광호텔 등의 건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 규제완화와 자연환경지구의 숙박시설 허용은 공원을 유원지로 만드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인 시위에는 종걸스님(전 화엄사 주지) 연관스님(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을 비롯해 38년 동안 지리산 산장지기를 지낸 함태식옹, 원로산악인 성락건씨, 치밭목 대피소 산장지기 민병태씨, 산악인 작가 남난희씨, 전 뱀사골대피소 산장지기 송영호씨, 연하천 대피소장 김병관씨가 참여한다.

이들은 “경제와 개발논리의 허구와 환상 속에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에 댐을 만들고, 천왕봉과 노고단 등에 온통 케이블카를 놓아 유원지를 만들려고 한다”며 “1인 시위를 시작하는 저희들은 지리산 지킴이로써 지리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자책과 반성 속에 모든 생업을 중단하고 천왕봉에 오르려 한다”고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을 밝혔다.

케이블카 반대 1인시위출처 : 지리산 생명연대

케이블카 대책위원회는 입법예고 기간인 24일까지 천왕봉 정상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밤에도 1명 이상이 남아 침낭을 이용해 잠을 자는 등 환경부의 자연공원법 개정안 입법예고가 끝나는 5월 24일까지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지리산생명연대 등 관련 단체들은 5월 1일부터 지리산 노고단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 1시간 씩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매일 천왕봉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한편, 등산객을 대상으로 서명활동을 펼친다. 또한 5월 말에서 6월 초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지리산 8백리 걷기 행사’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리산에는 전남 구례군에서 4.5㎞(산동 온천~노고단), 전북 남원시에서 3.46㎞(고기마을~정령치), 경남 산청군과 함양군에서 각각 5.0㎞(중산리~제석봉, 백무동~제석봉)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천왕봉 1인 시위를 시작하며

푸르른 신록, 5월의 시작입니다.

지리산 남쪽의 섬진강 주변은 매화, 벚꽃, 진달래에 이어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고

해발 1000m가 넘는 주능선과 북쪽 골짜기는 산벚꽃과 얼레지, 각종 야생화가 등산객들을 유혹합니다.

이런 축복의 계절에 청천하늘에 날 벼락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제와 개발논리의 허구와 환상 속에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에 댐을 만들고 천왕봉과 노고단 등에 온통 케이블카를 놓아 유원지를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 말입니다.

대한민국에 유원지는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적자이지만 케이블카도 많이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어머님의 품 같은, 우리민족의 탯줄인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靈山 智異山으로 남아야 합니다.

1인 시위를 시작하는 저희들은 지리산 지킴이로써 지리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자책과 반성 속에 모든 생업을 중단하고 천왕봉에 오르려 합니다.

국민여러분! 산악인 여러분! 함께 지킵시다. 대한민국 생태계최후의 보루이며 시민들의 안식과 마음의 고향인 지리산을 우리의 자존과 긍지로 함께 지켜갑시다. 그리하여 부끄럽지 않게, 자랑스럽게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리산을 떳떳하게 물려줍시다.

2009. 5. 4

지리산 천왕봉 1인 시위 참가자 일동

함태식 (지리산의 산 증인, 노고단·피아골 대피소)

성락건 (원로 산악인, 지리산 작가)

종 걸 (스님, 전 화엄사 주지)

연 관 (스님, 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민병태 (치밭목 대피소)

남난희 (산악인, 작가)

송영호 (전 뱀사골 대피소 산장지기)

김병관 (연하천 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