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동안거 해제 법어 발표

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동안거 해제 법어 발표

2009년 02월 08일 by jeungam

    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동안거 해제 법어 발표 목차

“어디에서 구슬을 찾으려고 하는가”

전국 97개선원 2,295명 안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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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대종사는 오는 2월 9일(음력 1월 15일) 기축년 동안거(冬安居) 해제를 맞아 법어를 내리고 지속적인 정진을 당부했다.

 

법전 대종사는 해제법어를 통해 중국의 남전선사가 사조스님과 나눈 선답(禪答)을 예로 들며 “한 철 동안 열심히 정진하여 해제 때 제대로 안목이 갖추어 진 납자라고 한다면 무엇을 그토록 물을 일이 있을 것이며 또 대답해야 할 일이 있겠습니까?”라며 “따지고 보면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눈 밝은 이가 볼 때면 선상을 뒤엎어야 할 만큼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이치를 알고서 제대로 본다면 온 땅덩어리가 온통 여래장인데 어디서 새삼 구슬을 찾을 것이며, 또 온 땅덩어리가 마니주이니 다시 무엇을 장(藏)이라고 하겠습니까?”라며 본래성불의 이치를 바로 알 것을 당부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戊子年 冬安居 禪社芳啣錄>에 의하면 전국 97개 선원<총림 5곳, 비구선원 58곳, 비구니선원 34곳>에서 총 2,295명(비구 1,186명, 비구니 916명, 총림 193명)의 대중이 용맹 정진한 것으로 집계 됐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 (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으로, 출가수행자들이 일정한 기간 동안 한 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하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안거는 산스크리트어 바르사바사(vrsvs)의 역어로, 인도의 우기(雨期)는 대략 4개월 가량인데, 그 중 3개월 동안 외출을 금하고 정사(精舍)나 동굴에서만 수행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기에는 비 때문에 도보여행이 곤란하고, 또 초목과 벌레 등이 번성해지는 시기이므로 외출 중에 이들을 꺾거나 밟아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우기 중에는 지거수행(止居修行)을 하도록 규정한 것이 안거의 기원이다.

한국불교 안거수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적인 단체 수행문화이다.



다음은 종정예하의 불기 2553(2009)년 동안거 해제법어 전문

어디에서 구슬을 찾으려고 하는가

남전(南泉)선사와 종남산 운제(雲際) 땅에 머물던 사조(師祖)스님이 나눈 문답입니다.

“마니주를 사람들이 알지 못합니다. 여래장 속에서 몸소 얻었다고 하였으니 어떤 것이 장(藏)입니까?”

“그대를 위해 내가 여기까지 왕래한 것이 장(藏)이니라.”

“본래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법입니다.”

“그것도 장(藏)이니라.”

“그렇다면 어떤 것이 구슬입니까?”

이에 사조를 부르니 ‘예’하고 대답하며 다가오자 선사가 말했습니다.

“가거라. 그대는 나의 말을 알지 못한다.”

이 말에 사조는 깨쳤습니다.

한 철 동안 열심히 정진하여 해제 때 제대로 안목이 갖추어 진 납자라고 한다면 무엇을 그토록 물을 일이 있을 것이며 또 대답해야 할 일이 있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눈 밝은 이가 볼 때면 선상을 뒤엎어야 할 만큼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 문답 와중에서 사조가 깨쳤다고 하였으니 남전선사의 자비심은 끝간 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해제대중들에게 이 산승이 묻겠습니다.

“사조가 깨달았다고 함은 구슬을 깨달은 것입니까? 장(藏)을 깨달은 것입니까?”

만약 이런 질문에 휘말려들어 이러쿵 저러쿵 답변하려고 한다면 만행 시에 스스로의 공부 살림살이를 다시 점검하면서 천하를 다녀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치를 알고서 제대로 본다면 온 땅덩어리가 온통 여래장인데 어디서 새삼 구슬을 찾을 것이며, 또 온 땅덩어리가 마니주이니 다시 무엇을 장(藏)이라고 하겠습니까?

자가보장(自家寶藏)은

불용종인차차(不用從人借借)하고

자연응용무휴(自然應用無虧)리라

자기 집에 보배창고가 있으니

남에게 빌리려고 하지 말라.

자연히 응용되니 모자람이 없으리라.

2553(2009)년 동안거 해제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