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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선덕사, 詩 읽는 모임 나루터 인기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 삶이란 /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중략)”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 낭송되고 있다.
스님, 교수, 의사, 시인, 가정주부 등 어울리기 힘든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은 각기 생활의 잡념을 내려놓고 시어(詩語)가 주는 아름다운 음율을 감상한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저녁, 도심 속 사찰인 인드라망생명공동체 광주도량 선덕사(주지 원묵)의 시(詩) 읽는 모임 나루터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어느덧 방안을 채우고 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한 가지 시를 감상하고 이야기 하기위해서다.
특별한 형식도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한 편을 낭송하고, 서로의 느끼는 점을 말하면 된다.
이날 시 낭송에 참가한 실상사 회주 도법스님은 “우연히 시인들과 같이 차를 타면서 시 읽는 아줌마 모임을 만들고자 이야기가 되었는데,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게 되었다”며, “앞으로 지역의 시인들을 초청해 같이 시집을 읽고 저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의미를 말했다.
지난 2일은 나루터 모임 세 번째 날, 이날 참가자들인 내 놓은 자신만의 시는 안도현 의 ‘연탄 한 장’, 이대흠의 ‘오래된 편지’, 채호기의 ‘편지’, 김종삼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가 낭송되었다.
이날 한 참가자 시인은 “시인은 항상 현재이다. 그래서인지 가장 좋은 직업인 것 같다”고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 했다.
요새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있다. 80~90년대에는 누구나 시집 한권을 들고 다니며, 시를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핸드폰이 이를 대체했다.
선덕사 주지 원묵스님은 “누구나 쉽게 시를 접하고,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양행선 현대불교신문 광주전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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