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수행의 원리

Posted by 정암
2011.09.16 09:58 수행/간경


간경수행의 원리

모든 불교수행의 목적이 깨달음에 있듯이 간경수행의 목적도 불법의 이치를 깨달아 성불하는데 있다. 그러나 진리란 말로써 전해질 수 없거니와 언설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거늘 어떻게 언어를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러나 경전은 일반적인 글이 아니다. 바로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것이니 부처님은 언설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자리를 다시 중생의 근기에 맞게 언설로 표현한 분이다. 그러므로 모든 깨달은 분 중에서 가장 위대한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전 속에서 부처님의 마음을 알아내는 것이 간경수행의 원리이다.


문 : 많이 듣고 널리 읽으며 배워 익히고 기억해 가지며, 또한 글뜻을 따라 궁구하는 등으로 어찌 견성할 수 있으리오.

답 : 만일 말을 따라 견해를 내고 글과 함께 알음알이를 지으며, 언전(言詮)에 집착하여 지취(旨趣)를 잊고 교(敎)를 좇아 마음을 미해 손가락과 달을 분간치 못한다면 곧 성품을 보기 어려우려니와, 그렇지 않고 말을 인하여 도를 깨닫고 교를 빌려서 종지(宗旨)를 밝히며, 지혜롭게 언전에 들어 깊이 부처님의 뜻을 탐구한다면 실로 다문(多聞)에 나아가 보장(寶藏)을 이루며 적학(積學)으로써 또한 지혜의 바다를 삼을 것이니, 범부로 좇아 성인에 듦이 모두가 현학(玄學)의 힘을 인함이요, 위태한 곳에 처하여 평안함을 얻음이 다 묘음(妙旨)의 공(功)으로 도운 것이다.

말이란 도에 드는 계단이요, 교는 사정(邪正)을 가려내는 먹줄이니, 그러므로 <화엄경>에 이르기를 "중생을 제도하여 열반에 머물게 하려 한다면 반드시 무장애해탈지를 떠나지 말 것이니, 이 무장애해탈지는 일체법여실각(一切法如實覺)을 떠나지 않았으며, 일체법여실각은 무행무생행혜광을 떠나지 않았고, 무행무생행혜광은 선선교결정관찰지(禪善巧決定觀察智)를 떠나지 않았으며, 선선교결정관찰지는 선교다문(善巧多聞)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살이 이와 같이 관찰해서 요지(了知)한다면 정법(正法)을 더욱 배로 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힘을 구할 것이니, 종일을 언제나 법문 듣기를, 법에 기뻐하기를, 법을 즐기기를, 법에 의지하기를, 법에 따르기를, 법을 알기를, 법에 순하기를, 법에 도달하기를, 법에 머물기를, 법을 실행하기를 발원할 것이다. 보살은 이와 같이 부지런히 불법을 구해서 있는 바 온갖 재물을 아낌이 없고 또한 따로 귀중하고 얻기 어려운 물건이 있음을 보지 않으며, 다만 오직 불법을 선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까 근심하는 것이다" 하였다.

또 <법화경>에서 "만일 근기가 날카롭고 지혜가 명료한 사람에게라면 다문강식(多聞强識)이라도 그를 위해 설할 수 있으리라"하신 말씀을 論에 해설하기를 "지혜가 있으나 다문함이 없으면 곧 실상을 알지 못할 것이니, 비유하면 캄캄한 곳에서 눈은 있으되 볼 수 없는 것과 같고, 다문하나 지혜가 없다면 또한 실상을 알지 못하리니, 흡사 밝은 데서 다시 등불까지 있으나 눈이 없어 못보는 것과 같다. 또한 많이 듣기도 하고 겸하여 지혜도 맹리(猛利)하면 곧 가르친 바를 능히 받아 지닐 수 있으려니와, 그러나 들음도 없고 지혜도 없다면 이를 일러 사람몸이 소와 같다고 하는 것이다" 하였다.

그러므로 원교(圓敎)의 이품(二品)엔 선관(禪觀)에 겸하여 독송하기를 권하였으니, 이것은 위(位)에 거하여 물러나지 않으면 비로소 듣는 법에 싫어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로 듣는다면 관력(觀力)을 돕게 되고 바로 배우면 종지(宗旨)의 공(功)을 이루는 것인데, 일부러 소나 양 같은 눈을 지어서 방향을 가리지 못하고 또한 어리석고 고지식한 마음에 처하여 숙맥(菽麥)을 분간치 못해서야 되겠는가.<만선동귀집, 제2장>

간경수행을 통해 어떻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 그 핵심은 경전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있다. 경전을 지식을 쌓는 수단으로 대하느냐 부처님이 직접 나에게 설법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경전을 지식을 쌓는 수단으로 여긴다면 경전을 보는 것이 오히려 아만을 쌓고 무수한 시비분별을 일으키는 또하나의 장애가 될 뿐이다. 그러나 부처님께 직접 가르침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한말씀 한말씀을 허투로 듣지 않으며 언제나 마음으로 잊지 않고 생각하여 몸으로 익히는 중에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긴 까닭이 무엇일까? 하고 부처님의 참뜻을 이해하고자 하는 한가닥 진실한 의문을 가슴에 담고 몸과 입과 생각으로 언제나 오로지 하다보면 문득 부처님의 마음이 내 마음에 와 닿는 날이 올 것이다.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 가다보면 드디어 모든 이치가 밝아지고 번뇌업장이 눈 녹듯 사라지고 밝은 지혜가 솟아날 것이다. 따라서 팔만사천 법문이 모두 통달하여 모르는 것이 없이 다 알아지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일시에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간경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증득하는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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