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서 빛깔 고운 연등이 보고 싶다.

촛불집회에서 빛깔 고운 연등이 보고 싶다.

2008년 06월 10일 by jeungam

    촛불집회에서 빛깔 고운 연등이 보고 싶다. 목차

우리는 절에 가면 각자의 소망을 부처님께 발원하고 항상 향이나 초 또는 공양미를 정성스럽게 불전에 올린다.

그중에서 초는 지혜를 상징한다. 지혜의 등은 혼탁한 세상에서 무명에 쌓여 있는 사바세계를 밝혀주는 진리의 빛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사진은 촛불시위와 관계없으며 금산사 홈체이지에서 허락없이 가져온것입니다

지금 온 나라가 작은 촛불들이 모여 큰 빛으로 빛나고 있다. 작금의 촛불시위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실감 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어린 청소년들로부터 시작된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는 이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촛불의 바다를 만들어 내고 있다.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오만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해 가고 있다. 기존의 정치권과 제도권 언론을 거부하고 인터넷을 통해 개미군단을 형성하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토해 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역사의 현장에 불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웃종교만 하더라도 목사들이 촛불집회 현장에서의 폭력행위에 대해 경찰청을 방문해 항의하지 않았는가. 또 시위 현장에 여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오히려 그간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로 볼 때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직 답답했으면 불교 기자협회에서 성명서를 내면 불교계의 참여를 촉구하겠는가.

광주지역에서는 스님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서명운동을 하고 6월10일에는 중앙신도회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며 ‘쇠고기 수입 고시철회와 전면 재협상 촉구를 위한 법회’를 개최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불교는 그동안 나라가 어려운 시기에 온몸을 던져 그 위기를 극복해 왔다. 굳이 아픈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불교가 우리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낸 것은 누구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중과 함께 하지 않는 불교는 불교로서의 의미가 없다. ‘중생이 아프니 보살이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오만한 정권의 실정에 아파하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불교가 되기를 발원해 본다.

혼탁한 세상을 환하게 비춰 줄 곱게 빚은 연등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