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 문수사- 후덕한 문수보살의 미소와 지혜가 가득한 도량 목차
드라마를 자주 보시는 분들은 추노나 작패에 나오는 커다란 성벽으로 유명한 모양성을 떠올립니다만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고요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사찰이 문수사입니다.
고창 문수사가 자리한 청량산은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도량입니다.
문수사를 창건한 자장율사가 중국의 오대산(청량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귀국하여 추령산을 지나다 그 생김새가 중국의 오대산과 너무 유사해서 이 산의 석굴에서 지성으로 기도를 드리던중 7일만에 땅 속에서 문수보살상이 솟아올라, 여기에 절을 짓고 문수사라 했다는 사적기의 기록이 있습니다.
▲ 청량산 문수사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
수령 5백년은 되어 보이는 단풍나무가 비스듬히 서서 탑방객을 맞이 해줍니다.
네비게이션은 이곳까지만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 일주문에서 문수사를 향해가는 단풍나무 터널.
공수부대 군복을 닮은 얼룩무늬 수피를 지닌 단풍나무 외에 고로쇠나무, 졸참나무, 개서어나무, 상수리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의 도열해 탐방객에게 허리숙여 반겨줍니다.
서로 다른 종유의 나무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숲은 서로 갈등과 반목으로 대립하는 인간들에게 말없는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 문수사 오르는 길.
청량산은 620m의 작은 산이지만 고르게 식물들이 분포하고 있어 살아있는 자연 생태 학습장입니다.
이웃의 정읍 내장사, 선운사, 백양사 등이 가을이면 고은 단풍을 뽐내지만 문수사와 비교를 거부합니다.
문수사 단풍나무 숲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46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죠.
▲ 문수사 만세루 앞에 있는 동백나무.
이 나무도 수백년의 세월은 살아왔을듯 합니다.
문수사의 도량은 여느 사찰과 다르게 특이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람의 영역이 좁아 사찰의 옆구리를 돌아 올라야 합니다.
운치있는 계단 길을 오르면 작은 대문이 나오고, 대문을 들어서면 강당인 만세루가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서있다. 진입로의 정면에는 한산과 습득의 고사에서 따온 한산전이 있었는데 몇 해전 화재로 소실되어 빈터만 남아 있습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정면에 만세루 왼쪽에 명부전, 오른쪽에 금륜전이 안마당을 포근하게 감싸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 문수사 대웅전의 모습입니다.
삼존불과 문수사 창건주인 자장율사의 진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건물은 전형적인 다포집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 건물은 조선시대 현종 원년 (1835년) 중수한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북 지방문화재 51호로 보호 받고 있습니다.
▲ 문수전의 모습입니다. 전북 지방문화재 52호입니다.
보통의 전각은 대웅전을 모두 비껴서 대웅전 뒤쪽 좌우에 위치하게 되는데 문수사에서는 문수전이 대웅전 바로 뒤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수전이 중요한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정면 3칸, 측면 1칸의 작은 건물인 문수전의 입구는 측면에 뚫렸습니다. 문수상이 건물의 정면이 아니라 측면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건축에서 측면에 입구를 두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볼수 있는 패형식입니다. 건물 마저도 민중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문수사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면서, 이 보살님과 건물은 가난한 신도들의 소원을 이루는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 되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 후덕하고 지극히 서민적인 모습의 문수보살상입니다.
문수보살은 중생들에게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이 중생들의 아픔과 소원을 들어주는 반면 문수보살은 그 고통을 해결할 지혜를 준다고 할수 있습니다. 조선시대로 오면서 불교의 주 신도층을 구성했던 농민들은 지식인적인 문수보살보다 대중적인 관세음보살에게 더 큰 의지를 하게 되었고 관세음을 위한 원통전이나 관음전은 많이 있지만 문수전만의 단독 전각은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하지만 문수사의 문수보살상은 지적인 풍모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사람 키 정도의 높이에 두리 뭉실한 후덕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이 문수보살상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7일간 머물며 기도를 드리다가, 땅속에서 문수보살이 나오는 꿈을 꾸었는데 정말 땅을 파보니 문수보살 입상이 나와 모시고 절 이름을 문수사라 했다는 기록이 사적기를 통해 전해옵니다.
▲ 문수전 뒷편의 단풍나무 숲 모습입니다.
자장율사가 기도했다는 자장굴이 있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 직접 올라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 최근에 조성된 문수사 범종각의 모습입니다.
▲ 명부전 내부의 지장보살상과 시왕 모습입니다.
문화재로 지정은 되어 있지 않지만 비슷한 유형의 시왕이 문화재로 지정된 예로 보아 문화재급이 확실해 보입니다.
▲ 대웅전 옆 마당가에 있는 용지천이라는 샘물입니다.
문수보살의 지혜를 담은 샘물이라고 합니다.
추운 날씨에도 얼지 않고 꾸준하게 흘러 나옵니다.
매우 맑은 샘물입니다.
'문수보살의 지혜와 자장율사의 천년의 기도 원력이 배어 있는 샘물'입니다.
※ 문수사에는 자장굴과 오래된 부도가 있습니다만 제가 방문한 날은 산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다시한번 오라는 문수보살의 깊은 뜻이라 여기고 하산했습니다.
따뜻한 봄에 다시한번 찾을 예정입니다.
문수사를 찾는 길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것이 편합니다.
남고창 나들목을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200m 전방에 문수사 입구 안내표지가 보입니다.
계속 직진하다가 조수 저수지를 지나 왼쪽으로 계속 산길을 오르다 보면 문수사 입구 표지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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