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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ㆍ현재ㆍ미래 어디에 점을 찍을까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의 ‘마음치료 이야기’
전현수 박사는 현재를 집중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우리는 늘 생각한다. 앉으나 서나, 일하거나 공부할 때 무엇을 하든 항상 생각을 한다.
심리학계에서는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인 까닭에 생각을 끊을 수 없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분석해 왔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하루 4만8000가지 생각을 한다. 시간당 2000여 가지가 넘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계속 박차고 올라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인간이 하는 생각의 다수는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현재에 집중하지 않고 지나간 일과 오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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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박사는 자신의 저서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마음 치료 이야기>에서 “마음의 병은 과거나 미래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생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잊지 못할 때, 미래에 일어날 일이 걱정될 때 우리 마음은 안정을 잃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길을 건너가야 하는데) 빨간 불인 동안에는 서서 기다리는 자신이 불편하고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 박사는 “빨간 불이 켜진 동안이 좋으면 굳이 파란 불로 바뀌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는다”며 “빨간 불이 켜져 있는 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빨간 불이 켜져 있을 대는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고, 파란 불이 켜지면 파란 불이 켜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좋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떤 것을 기다리기 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학생이 방학이 기다려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속에는 학기 중이 안 좋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학교를 다녀야 하는 동안은 불행한 것이다.
전현수 박사는 “뭔가를 기다리지 않는 삶으로의 전환이 성공과 행복을 가져온다. 과거도 놓아버리고 미래도 생각하지 않을 때, 그리하여 현재 일어나는 일에 오로지 집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현재를 집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명상을 하면 현재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을 얻고,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집착과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
전공의 시절 전현수 박사는 불교를 만나고 수행하면서 불교가 환자들의 정신치료에 큰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다.
처음 불교를 만났을 때 마음의 안정을 얻었던 전 박사는 점점 공부에 심취해 2003년 한 달간 미얀마의 위빠사나 선원에서 단기출가를 한다. 급기야 2009년에는 1년간 병원 문을 닫고 수행과 여행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 기간을 통해 전 박사는 명상, 특히 불교의 위빠사나 수행이 환자들의 정신치료에 큰 효과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전현수 박사는 자신의 환자들에게 동의를 얻어 위빠사나의 가르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고 해서 전 박사가 이름붙인 불교적 치료법인 ‘세상의 이치’를 환자치료에 이용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수록됐다. 직장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받아 마음이 아팠던 여성, 환청과 피해망상으로 고통 받고 있던 고등학생,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정신질환을 겪고 있던 주부 등 여러 환자들은 위빠사나 명상과 전현수 박사가 말하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
정신분석학계에는 수없이 많은 정신치료의 형태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방법이 생길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재(순간) 집중을 통한 마음치료도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전현수 박사는 “이러한 방법이 불교에서 온 것이긴 하지만 정신치료를 위한 보편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은 언제나 어딘가 가 있는 곳이 있다’‘마음이 어떤 대상으로 자꾸 가면 그곳으로 길이 난다’는 가르침은 불교에서 온 것이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진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
때문에 이 책은 정신치료, 심리학을 전공하는 사람뿐 아니라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이 읽어야할 지침서가 될 것이다.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마음치료 이야기│전현수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만3800원
<현대불교신문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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