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산스님 편지글 “전두환 대통령님 자기를 바로알고 정치하세요”

숭산스님 편지글 “전두환 대통령님 자기를 바로알고 정치하세요”

2009년 02월 26일 by jeungam

    숭산스님 편지글 “전두환 대통령님 자기를 바로알고 정치하세요” 목차

한강수는 여전히 수백 년 흘러가고
삼각산은 예나 지금이나 구천에 우뚝 솟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불교타임즈_숭산스님

한국 불교를 세계에 널리 알린 전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1927~2004·사진)이 미국에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보낸 편지가 처음 공개됐다.

 

 이 편지는 1982년 8월25일 보낸 것으로, 숭산 스님의 외국인 제자 1세대인 현각 스님과 대봉 스님 등이 스승의 생전 법문과 편지 등을 모아 출간하는 숭산스님 법문집 ‘부처를 쏴라’(김영사 펴냄)에 수록돼 있다.

 

 숭산스님은 이 편지에서 “이 세상에 세 끝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것은 칼끝이요, 혀끝이요, 붓끝이올시다. 그러므로 칼끝에 굴복하지 말고, 혀끝에 놀아나지 말고, 붓끝에 속지 아니하여야 합니다”며 “대통령께서도 칼끝과 총끝으로 혁명을 하였지요. 그 다음은 그것을 잘 써야 합니다”고 썼다.

 

 또 “아유(我有)하니 피유(彼有)하고 아멸(我滅)하니 피멸(彼滅)이라. ‘나’가 있을 때 저것이 있고 ‘나’가 없으면 저것도 없네. 이것이 우리 불교 소학교 과정입니다”면서 “그러므로 ‘나’라는 것이 제일 문제입니다. 내가 무엇입니까? 대통령이시여, 당신은 ‘나’를 아시오? 무엇이오? 말해 보세요. 모르지요? 자기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말입니다. 나 자신을 모르면 어떻게 나라 일을 알아 올바로 정치 할 수 있습니까?”라고 전 대통령을 무시했다.

 

제자들은 숭산스님이 편지를 보낸 뒤 외국인 제자들과 함께 귀국 공항에서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남산청사로 연행돼 몇 시간 동안 고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고 전하고 있다.

 

안기부와 대통령 전속 보안요원들은 숭산스님이 어떤 정치적 의도로 편지를 썼는지 밝히려 했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자들은 또 숭산스님은 지난 1994년 백담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만난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편지얘기를 꺼내자 전 전 대통령이 기억하지 못하자 편지 사본을 꺼내 전달했고, 이를 읽은 전 전 대통령의 안색이 크게 변하면서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고 제자들은 전했다.

 

다음은 숭산스님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