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 하안거 결제법어 목차
“사후의 일은 준비했습니까?”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이 5월 9일, 기축년 하안거 결제를 맞아 결제법어를 내렸다.
설정 스님은 “결제는 본래 한물건도 없는 본래소식으로 돌아가 내 몸과 마음을 잡아매는 것”이라며 “우리들 일생이라야 잠깐인 것을 공부 안하고 방일하다 죽음이 갑자기 닥치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제방의 운수납자들을 격려했다.
다음은 설정 스님의 하안거 결제법어 전문
기축년 하안거 결제법어(己丑年 夏安居 結制法語)
결제(結制)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말 자체가 한물건도 없는 본래소식(本來消息)으로 돌아가서 내 신심(身心)을 잡아매는 것입니다.
결제(結制)란 중생(衆生)도 잡아매고, 부처도 잡아매고, 조사(祖師)도 잡아매고, 탐진치(貪瞋痴) 삼독(三毒)과 오욕(五慾)도 잡아매고, 우주(宇宙)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을 다 잡아 매는 것입니다.
다 잡아매서 잡아맬래야 잡아맬 수 없는 자리에서는 아무리 명안종사(明眼宗師)가 뛰어난 법문(法門)으로 양구(良久)와 방(榜)과 할(喝)을 자유자재(自由自在)로 쏟아낸다 해도 이 결제(結制)한 도리(道理)를 만분(萬分)의 일(一)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이더라 이 말씀입니다.
만일 이 자리에 이르러서 어떻다고 표정만 한번 하여도 하늘 땅 만큼이나 어긋나게 됩니다. 호리유착(毫釐有差)라도 천지현격(天地懸隔)이라 이것이 바로 오늘 결제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불법(佛法)의 최후(最後) 의지(意志)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한춘풍진대지(無限春風盡大地) 무한한 봄바람이 온대지에 퍼지는데
덕숭도홍편편비(德崇挑紅片片飛) 덕숭산의 붉은 복숭아꽃은 편편히 날리누나
우리가 오늘 생사영단(生死永斷)을 위하여 큰 용기를 가지고 모였습니다. 이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일입니다. 광음(光陰)을 등한이 보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 일생(一生)이라야 잠깐인 것을, 공부(工夫) 안하고 방일(放逸)하다 죽음이 갑자기 닥치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해는 동쪽에서 뜨고 달은 서쪽으로 져서 세월은 물처럼 흐르는데 나고 죽는 인간의 일은 일정치 않습니다. 허장성세(虛張聲勢)로 오욕(五慾)을 탐(貪)하고 좋아해 허덕이는 사람들, 제 욕심을 채우지 못한 채 늙고 죽어 마침내 한줌 흙이 되어 푸른 풀에 쌓이게 됩니다.
명리(名利)는 문(門)에 꽉 찬 사나운 불이 되어 고금(今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살라 버렸던가.
불법 만나 공부(工夫)하지 않고 나태(懶怠)와 방일(放逸)로 일삼는 스님들 사후의 일은 준비하였습니까? 생사(生死)에 자유롭지 못하다면 어찌하여 정진하지 않는가?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황금으로도 청춘은 바꿀 수 없는 것을…
열심히 정진합시다.
참선요투조사관(參禪要透祖師關) 참선은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하는데
미과관시막등한(未過關時莫等閒)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했거든 등한이 하지마라
홀연회광친천득(忽然廻光親薦得) 홀연히 빛을 돌이켜 스스로 알게 되면
보천보지모골한(普天普地毛骨寒) 하늘과 땅 모골이 시리도록 시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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