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하안거 해제 법어 발표

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하안거 해제 법어 발표

2009년 07월 30일 by jeungam

    조계종 종정 법전 대종사 하안거 해제 법어 발표 목차

전국 95개선원 2,237명 안거 동참

법전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대종사는 오는 8월 5일 하안거(夏安居) 해제를 맞아 법어를 내리고 대중들의 지속적인 정진을 당부했다.

 

법전 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한 납자(衲子)가 대수선사와 용제선사를 찾아다니며 나눈 선답(禪答)을 예로 들며 “물고기가 헤엄치면 흙탕물이 일어나고 새가 날면 깃털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안목이 열리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너진다고 해도 장애가 되고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도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전 대종사는 납자(衲子)와 대수, 용제선사가 나눈 ‘겁화’(劫火) 공안에 대해 무감각해서도 안 되고 정식(情識)으로 알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며 “무너졌다고 해도 틀렸고 무너지지 않았다고 해도 틀린 이 공안에 뭐라고 대답해야 되는 것인지 해제 만행길에 대천세계를 다니며 항상 참구하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전국 선원의 정진대중 현황을 정리한 <己丑年 夏安居 禪社芳啣錄>에 의하면 전국 95개 선원<총림 4곳, 비구선원 55곳, 비구니선원 36곳>에서 총 2,237명(비구 1,127명, 비구니 933명, 총림 177명)의 대중이 용맹 정진한 것으로 집계 됐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 (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으로, 출가수행자들이 일정한 기간 동안 한 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하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안거는 산스크리트어 바르사바사의 역어로, 인도의 우기(雨期)는 대략 4개월 가량인데, 그 중 3개월 동안 외출을 금하고 정사(精舍)나 동굴에서만 수행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기에는 비 때문에 도보여행이 곤란하고, 또 초목과 벌레 등이 번성해지는 시기이므로 외출 중에 이들을 꺾거나 밟아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우기 중에는 지거수행(止居修行)을 하도록 규정한 것이 안거의 기원이다.

한국불교 안거수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적인 단체 수행문화이다.


다음은 법어전문

 

겁화(劫火)가 대천세계를 태우니

어떤 납자가 익주(益州) 땅의 대수법진(大隨法眞) 선사에게 물었습니다.

“겁화(劫火)가 활활 타서 대천세계가 모두 무너진다고 했는데, 그 때 ‘그것’도 무너집니까?”

“무너지니라.”

그 납자는 다시 용제소수(龍濟紹修) 선사에게 물었습니다.

“겁화(劫火)가 활활 타서 온 세계가 모두 무너진다고 했는데, 그 때 ‘그것’도 무너집니까?”

“무너지지 않느니라.”

‘무너질 괴(壞)’라는 이 한 글자는 바다를 먹으로 삼아 쓰더라도 다할 수 없는 것이니 만일 말을 따라 견해를 내면 ‘그것’과는 천만리 멀어질 것입니다. 물고기가 헤엄치면 흙탕물이 일어나고 새가 날면 깃털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안목이 열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너진다고 해도 장애가 되고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도 장애가 됩니다. 대수가 무너진다고 해도 몸 빠져나갈 곳이 있고 용제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도 몸 빠져나갈 곳이 있으니 한결 같이 무감각해서도 안 되고 한결 같이 정식(情識)으로 알려고 해도 안 되는 일인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 산승에게 ‘겁화(劫火)가 활활 타서 대천세계가 모두 무너진다고 했는데, 그 때 ‘그것’도 무너집니까?”하고 물어 온다면 그런 납자에게 이렇게 되물을 것입니다.

“무너지고 무너지지 않음은 그만두고 ‘그것’을 제대로 알기나 한 것인가?”

어쨌거나 두 노숙 중에 한 사람은 ‘그것’도 무너졌다고 하고 한 사람은 ‘그것’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무너졌다고 해도 틀렸고 무너지지 않았다고 해도 틀렸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되는 것인지 해제 만행길에 대천세계를 다니며 항상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학유구고난저익(鶴有九皐難翥翼)이요

마무천리만추풍(馬無千里謾秋風)이로다

학에게는 구고(九皐)에 날기 어려운 날개가 있고

말은 천리에 공연히 바람을 쫒는 일이 없느니라.

2553(2009)년 하안거 해제일에



 

관련글보
2009/05/07 - 태고종 혜초 종정 기축년 하안거 결제 법어
2009/05/08 - 고불총림 방장 수산 스님 하안거 결제법어
2009/05/08 - 영축총림 방장 원명 스님 하안거 결제법어
2009/05/12 -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 하안거 결제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