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사 회주 월주스님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어 발표

금산사 회주 월주스님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어 발표

2009년 04월 26일 by jeungam

    금산사 회주 월주스님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어 발표 목차

불기 2553년을 맞이하여 금산사 회주 월주스님이 봉축법어를 발표했다.

월주스님은 미리 배포한 봉축법어에서 “부처님과 범부의 차이는 정견과 중도의 실천에 있다”며 “지구촌은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있어 지역별, 국가별, 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과 동남아 지역은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우리도 어렵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그들에게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월주스님은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만의 깨달음을 구한다면 이는 연기적 세계관이 없는 이기적 삶이며 존재의 근원을 망각한 삶이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미망迷妄에서 깨어나도록 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이나 빈곤국가의 이웃들에게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주는 자비행慈悲行을 습관화하여 공존공생의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구현해 나가자”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다음은 월주스님 봉축법어 전문

선한 일을 쌓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태공 월주

우주삼라만상이 생명의 기운으로 넘쳐나고 백화가 만발하여 꽃향기가 진동하며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 좋은 계절에 지혜와 행을 갖추신 모든 부처님과 세존께서는 오직 일대사一大事 인연으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일대사란 부처님의 지견을 열고(開), 보이고(示), 깨닫고(悟), 들어감(入)이니 이는 자기의 본래의 성품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대사 인연을 통해 본래 지혜복덕이 다 갖추어져 있고 원만한 나의 성품이 세상살이 속에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에 물들어 있음을 잘 성찰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청정무구한 나의 성품이 부처님의 성품과 다르지 않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처님과 범부凡夫의 차이는 정견正見과 중도中道의 실천에 있습니다. 자기를 바로 알고 양극단에 집착하지 않는 자비를 실천하면 부처님이고 그렇지 못하면 범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견을 세워 탐진치의 습을 바꾸고 일체 만물이 연기緣起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알아 우리 자신이 본래부처임을 확신하고 자타일여自他一如임을 체득하는 자비행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법구경에 ‘누가 만일 선한 일을 했다면 항상 그 일을 되풀이하라. 그 일을 즐겁게 여기라. 선한 일을 쌓는 것은 즐거움이다’고 하였습니다. 선한 일은 서둘러 행하여 반복하고 악한 일은 짓지 말고 멀리해야 합니다.

나만의 잘됨을 위하여 명예를 구하고 재물을 구하는 것은 선한 일이 아니며 새벽녘의 이슬과 같습니다. 보시는 선한 공덕을 짓는 것이면서 동시에 욕심내는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이기도 합니다. 처음 보시할 때에는 아까운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나누는 가운데 내 마음속의 재물에 대한 욕망, 나만이 잘살아야겠다는 욕심이 사라지게 됩니다.

깨달음을 얻고 복을 짓는 것은 나만을 위하는 것이 아닌 우주만유 우리 모두가 하나의 존재임을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의 길은 자비의 실천에 있습니다.

우리 존재는 근원적으로 한 뿌리이며 상의상관 관계속에서 생명을 영위하고 있으며 평등한 존재입니다.

평등한 성품에는 너와 나의 구별이 없고 큰 거울은 차별없이 비춥니다. 우리가 윤회를 거듭하는 것은 애증과 친소의 업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평등한 진리에 계합하면 가지고 버릴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등한 마음은 중생의 마음이 아니라 깨달음의 마음, 보살의 마음입니다.

아함경에 ‘은혜로 베풀어 공양을 닦고 적선에 알맞은 그 법을 따라 깨끗한 믿음으로 평등하게 베푸는 것 범행을 닦는 이의 좋은 복밭이니라’고 하여 참다운 베풀기를 권하셨습니다.

지구촌은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있어 지역별, 국가별, 계층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과 동남아 지역은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도 어렵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그들에게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등 절대빈곤국가의 기아와 질병, 전쟁, 환경문제 등 나와 이웃, 사회와 자연의 문제들이 나와 연기적 관계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나라고 하는 생명은 너(자연을 포함한 대상)라고 하는 존재가 없으면 한순간도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있게 한 이웃과 사회, 자연에 감사하며 이웃존재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보살도를 실천하는 삶입니다. 이타행을 통해 참나를 찾고 존재의 실상에 대한 깨달음을 이루어야 합니다.

돈황본敦煌本 육조단경六祖壇經에 ‘법원재세간法元在世間하여 어세於世에 출세간出世間하니 물리세간상勿離世間上하고 외구출세간外求出世間하라’.

법은 원래 세간에 있으며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나나니 세상의 일을 떠나지 말며 밖에서 출세간법을 구하지 말라는 금언金言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이 대승법이며 깨달음의 법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만의 깨달음을 구한다면 이는 연기적 세계관이 없는 이기적 삶이며 존재의 근원을 망각한 삶입니다.

우리는 대승보살의 마음과 발심서원을 통해 지구촌이웃들의 아픔을 덜고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동체대비행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원리를 찾는 길이며 공생의 삶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미망迷妄에서 깨어나도록 하고 나보다 못한 사람이나 빈곤국가의 이웃들에게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주는 자비행慈悲行을 습관화하여 공존공생의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구현해 나갑시다.

월주스님은 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김제 금산사와 서울 영화사에 주석하고 있으며 (사)지구촌공생회 이사장과 ‘함께일하는 재단’ 이사장으로 지구촌 곳곳의 그늘진 곳을 찾아 보시행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