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산스님이 전두환 대통령께 쓴 편지 전문

숭산스님이 전두환 대통령께 쓴 편지 전문

2009년 02월 26일 by jeungam

    숭산스님이 전두환 대통령께 쓴 편지 전문 목차
 

전(全) 대통령께 올리는 글

 

전두환 대통령 귀하

 

귀의삼보하옵고

 

무상광음은 화살같이 흘러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벌써 1년이 된 듯하나이다. 그간 얼마나 나라와 민족을 위하기에 수고하시나이까.

 

항간에는 시비가 많습니다. 잘한다 못한다 그것은 인간 세상에서는 그칠 날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이 무엇이며 악이 무엇이며 인생이 무엇이며 우주가 무엇이며 시간 공간이 존재하느냐 않느냐를 깊이 깊이 파고들면 그러한 시비는 모두 흘러가고 참다운 진리의 세계가 출현합니다.

 

옛사람이 말씀하시기를, 선악지무성(善惡之無性)이요, 성범시허명(聖凡是虛名)이로다. 문전적생토(門前寂生土)하니, 춘래초자생(春來草自生)이라 하시었습니다.

 

선악이 원래 성품이 없는 것이옵니다. 사람들이 생각으로 선악을 만들고 있으니 생각이 끊어지면 어디 생사 선악 상하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 인간이 생각이전 본래 인간성으로 돌아간다면 이 세계는 평화와 자유와 평등의 아름다운 세계로 변화할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나는 대통령께서 잘한다 못한다 그것은 논하고 싶지 아니합니다. 다만 나는 내가 사랑하는 내 나라, 내 민족이 왜 남북이 가로막혀 이 고난을 겪느냐 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이 글을 올려 나의 의견을 말씀 드릴 뿐이옵니다.

 

나도 왜정 시대 중학교 시절 사상 운동하다 감옥에 들어가 4개월이나 살았으며, 해방 후 이북 평양에서 김일성 동무를 반대하여 학생 운동하다가 이남으로 넘어왔습니다. 대학교 시절 삼일 운동 기념 행사에서, 남산에서는 빨갱이들이 하고 서울 운동장에서는 우익 진영에서 하고, 각각의 행사를 마친 사람들의 시가 행진시 서울 역전에서 좌우가 충돌, 서로 총질하는 것을 보고 아하! 우리 한국은 망했구나 왜 거룩한 삼일 운동 기념 행사에 해방이 된 오늘날 민족끼리 총으로 쏘고 죽이고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쓰라린 현상이 아니오이까.

 

나는 참을 수 없어 산중으로 들어가 머리 깎고 중이 된 지 40년이 가까워 옵니다. 해방 때 우리 귀에 들리는 동요가 있었습니다. ‘소련 놈한테 속지 말고 미국 놈 믿지 말라 일본 놈 일어난다.’ 그 말이 지금 꼭 들어맞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선지(先知)가 있는 민족이요, 동방예의지국이요, 예술이 있고, 문학이 있고, 멋있는 민족이옵니다. 나는 지금 미국에 와서 외국인들에게 자성을 계발하는 참선을 가르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우리 민족을 자랑하고 우리 국가는 태극기부터가 철학적이요, 대우주인 국가라고 설명합니다.

 

긴말은 할 수 없으나 오늘 대통령께 부탁이 있어 펜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는 남북이 없으며 생사가 없으며 시간 공간이 없으며 완전무결한 것이옵니다.

 

그러나 마음에서 생각이 일어나 나의 견해와 아집이 생기어 이 세상이 좌우로 갈라져 죽이고 살리고 시비선악, 생사이멸이 생기어 복잡다단하게 된 것이옵니다. 종교인은 종교인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학자들은 학자대로 내가 옳다고 주장하고 서로 지지고 볶고 있으니 어느 겨를에 세계 평화가 오겠습니까?

 

더구나 우리의 남북통일은 세계 평화 없이 가져오지 못하는 것이옵니다. 따라서 요사이 나는 인간성 회복 운동을 하고 있는데, 힘은 적지만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종교인 이전, 정치인 이전, 학자 이전 모두 인간성으로 돌아가 올바른 견해로 각성한 다음 종교, 정치, 학자로서 활동한다면 하루아침에 이 세상은 평화를 되찾아질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대통령께서도, 통찰하시어 과거는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므로 우리 민족에게 인간성 회복 운동을 전개하여 우리 각자가 본마음을 찾아 시비를 없애고 선악을 초월하여 절대적인 세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대통령께서도 무거운 짐이 벗어질 것이옵니다.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이라 생각으로 천만번 해보았자 소용없습니다. 고요히 앉아 단 10분이라도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공부를 시켜야 우리 민족이 살아납니다.

 

금년 내년 84년도 갑자년 벚꽃 필 때까지는 허다한 난관과 고난이 개인적으로, 민족적으로, 국제적으로 많이 닥쳐올 것이옵니다. 우리가 인간성을 찾지 아니하면 대통령께서부터도 그러합니다. 그리하니 내가 글을 아니 올릴 수가 없어 한 자 올리오니 잘 살펴주시옵소서.

 

고인이 말씀하시되, 제행무상(諸行無常)하야,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 생멸멸이(生滅滅已)하면, 적멸위락(寂滅爲樂)이니라 하시었습니다.

 

이 세상은 변화하지 아니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생멸법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이 생멸하니 그 생멸심을 없애 버리고 나의 견해와 아집이 사라지면 무아 속에서 묘유(妙有)가 탄생되며 진리의 눈, 코, 귀 등이 생기어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모두가 대진리가 아닌 것이 없게 되옵니다. 하늘은 푸르고, 물은 흘러가고, 개는 멍멍하고, 새는 찍찍짹짹하고, 설탕은 달고, 소금은 짠 그대로 모두 대우주의 절대적인 진리인 것이옵니다. 우리가 진현(眞現) 속에서 살며 진리를 모르는 것은 우리 인간이 인간성을 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잘잘못을 논하고 싶지 아니합니다. 잘하나 못하나 우리나라 현 대통령입니다. 과거를 막론하고 현 시점에서 어떻게 하여야 우리 민족이 잘 살아 나가겠는가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항간에 한국에서 종교인들끼리 시비가 벌어져 싸우고 있다 하니 어찌 그 종교인들이 올바르다고 하겠습니까. 종교인은 온 백성이 잘하나 못하나, 나의 종교를 지지하나 아니하나 사랑과 자비로써 진리와 낙원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참으로 종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느 종교나 목적은 같습니다. 다만 방법이 다를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대통령께서 우선 각 종교인의 올바른 길 그것은 종교인 이전의 인간성으로 돌아가 나의 마음을 깨달아 대우주의 절대적인 진리를 발견하게 할 것 같으면 대통령으로서의 할 일이 참으로 수월할 것이옵니다.

 

고인이 말씀하시되, 천지지천 천지전(天地地天 天地轉)이요, 수산산수 산수공(水山山水 山水空)이라, 천천지지 하증전(天天地地 何曾轉)이고, 산산수수 각완연(山山水水 各宛然)이로다

 

이 얼마나 우리 인간과 대우주의 본체를 드러낸 글이 아니오이까. 우리 인간은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모두 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돌대가리들입니다.

 

대통령께서도 마음을 속히 깨달아 마음속에 남북이 없어지면 조금이라도 남북통일이 빨리 될 것이옵니다. 우리 온 국민이 그와 같이 마음공부를 하여 각기 인간성을 회복한다면 어찌 남북통일이 어렵겠습니까. 입으로만의 남북 교섭은 성취되기 어려울 것이옵니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요 설두무골(舌頭無骨)이라, 도처춘색(到處春色)하니 유록화홍(柳綠花紅)이라, 대통령, 이 얼마나 시원하고 훌륭하고 명백하고 대진리의 길이 아니오이까.

 

큰 길이란 문이 없고, 혓바닥에는 뼈가 없네. 이르는 곳마다 봄 빛깔이니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도다.

 

우리 백의민족은 정결하고 고상하고 철학적이요, 정서적인 민족이옵니다. 다만 정치가가 좌우하여 우리 민족혼이 모두 말살되어 동물과 같이 되었으니 어찌 한탄 아니 하오리까.

 

생각하여 봅시다. 2천 년이나 3천 년 전에는 우리 인구가 5억, 7억, 10억도 못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인구가 적어 요순시대라 서로 사랑하고 도와주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은 그 인구가 부쩍 늘어나 40억을 돌파, 50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혼이 모두 어디서 생산되어 사람이 되었겠습니까? 하느님, 부처님이 생산하였을까요? 천만에요. 이 세상은 인과가 분명합니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연이란 사실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필연적으로 되게끔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되신 것도 대통령님의 운이요, 우리 한국 운이올시다. 엿장수 마음대로 되는 법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옛부터 인간들이 동물을 죽여 그 송장을 맛있다고 먹으니 그 결과가 자기 살을 자기가 도려내어 먹는 결과가 된 것이 아니오이까.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절대 권한을 주어 동물을 마음대로 잡아먹어도 괜찮다 하므로 서양 문명이 기계 물질 문명으로 발전하여, 공산주의와 같은 먹는 싸움이 벌어져 인간성을 다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러한 사회,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구 각 국가는 그것을 대비하다 보니 핵 무기국을 만들어 지금도 정치하고 있으니 언제 그놈이 터져 인류가 모두 한시에 자멸 아니한다고 누가 보증하겠소이까.

 

그 반면 그 동물들의 혼이 사람으로 환생하여 원수를 갚기 위하여 김 서방, 이 서방, 양코쟁이, 깜둥이 아들 딸로 태어나 부모의 말을 안 듣고 부모를 도끼로, 칼로 죽이는 놈이 생기지 않나, 순경 하나가 총질하여 수십 명을 단숨에 죽이지 않나, 비행기 사고, 자동차, 기차 등 여러 사고로 죽지 않나 또는 영국과 아르헨티나와 같은 쓸데없는 전쟁을 하여 사람들이 서로 죽이지 않나. 우리나라도 공연히 소련 놈에 속고 미국 놈에 속아서 해방 후 37년이 되어도 어데 자주독립국가라고 얼굴을 내밀게 되었습니까?

 

사람이 고기 먹기를 좋아하니 그놈의 동물의 혼이 사람이 되어 서로 놈을 잡아먹는 것이옵니다. 그것이 인과법입니다. 그래서 요새 말로 서로 욕하되 이 개새끼야, 이 말새끼야, 이 구렁이 같은 놈아, 이 곰 같은 놈아, 호랑이 같이 무서운 사람이야 등등, 이 말이 우연한 사실은 아니옵니다. 그 식(識 : 영혼)이 개나 돼지나 범, 말 등등에서 왔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하니 그러한 용어로 자연 발음 되는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살생을 하지 말아라 하시고 가르쳐 주신 것이옵니다. 일체생명권을 주장하시었습니다.

 

요사이 ‘개판이야’라는 말을 잘 쓰지요.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되시기 즉전(卽前) 일을 생각하여 보세요. 박 대통령께서 저격을 당한 그것도 개판이거니와 그 후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세 김씨가 고기 한 덩어리를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다 서로 못 먹고 있던 차, 대통령께서 전 씨이니 ‘온전 전(全)’자라, 완전히 그 고기덩어리를 세 김씨가 개판을 벌이고 있는 틈을 타 먹어 버린 것이 아니오이까.

 

세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면 또 달라졌을지도 모르옵니다. 개는 양보성이 없습니다. 인간성은 사랑과 양보와 봉사 정신이 충만한 것이오니 인간성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지, 그러한 개 정신을 가지고 서로 으르렁대니 어찌 자기 것이 되겠소이까. 그러므로 정치를 잘하면 성군(聖君)이 되려니와 사심을 가지고 하면 언제나 나라도 망하고 개판이 되어 남만 좋은 일을 시키는 법이옵니다.

 

그러므로 자고로 정치를 하려면 도덕을 겸비하여야 도덕 정치가 되어 나라와 민족이 안정되고 천하태평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옵니다. 고로 옛날에는 왕은 정치만 알지 도덕을 몰라 왕사, 국사 등 도인의 고문을 받아가며 정치한 역사상의 사실이 있지 아니오이까.

 

정치를 하려면 나의 철학이 확립이 되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잘했건 못했건 간에 목적이 뚜렷하였습니다. 효도 정신과 우리 민족혼을 발굴하여 한민족의 자랑스러운 점을 온 국민에게 널리 알리어 자부심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전국 각 곳에 충효 사당과 민족정신을 장려하는 민속 예술을 개발하여 민족혼을 살리려고 노력하신 것만은 사실이 아니오이까. 집권을 너무 오래하여 모순이 많이 생겼지만.

 

대통령께서는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계시나이까. 대통령 철학이 있어야 하며 철학 속에서 도덕과 충효 사상이 나타나야 우리 민족은 살아납니다. 그것은 오직 각 개인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데서 만이 이루어지는 것이옵니다.

 

대통령께 누가 당신이 무엇이요 하고 물으면 뭐라 답하겠습니까. 옛날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시를 밤낮 돌아다니며 “네 자신을 찾아라” 외쳤습니다. 그때 한 제자가 “선생님, 선생님은 자신을 아십니까?” 물으니 소크라테스는 “나는 모른다. 그러나 모르는 놈은 안다.” 그것이 자명한 소크라테스의 부지(不知)의 철학이옵니다.

 

대통령께서도 철학을 가지세요. 명백하고 확고부동하고 절대 진리인 것이어야 합니다. 철학이 없고 진리가 없는 정치는 온 백성이 너무나 고생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도덕 정치를 하여야 한다고 하시었습니다. 카터가 인권과 도덕을 부르짖었지만 행(行)이 없으니 성취 못한 것이옵니다. 입만의 도덕과 인권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행이 있어야 덕(德)이 나오고, 덕이 있어야 인(仁)이 나오고 인이 있어야 도(道)가 나오는 법이옵니다. 실천하는 데서 만이 온 우주가 나의 것이 되는 것이 도입니다.

 

학문만 가지고서는 은행에서 돈 만지는 격이옵니다. 내 것은 아니옵니다. 내가 노동하여 돈을 벌어야 내 것이 됩니다.

 

남의 학설을 가지고 와서 왈가왈부하니 이 세상이 좌우로 갈려져 죽이고 살리고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생각을 모두 쉬고 나 자신으로 돌아가 나의 마음을 깨달아 인간성을 증득한다면 그 속에 좌우가 어데 있으며, 생사가 어데 있으며, 선악이 어데 있으며, 상하, 죄복(罪福)이 어데 있겠습니까?

 

나가 있을 때 저 것이 있고, 나가 없으면 저 것도 없네.

 

아유(我有)하니 피유(彼有)하고, 아멸(我滅)하니, 피멸(彼滅)이라. 이것이 우리 불교 소학교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것이 제일 문제입니다. “내가 무엇입니까?” 대통령이시여, 당신은 ‘나’를 아시오? 무엇이오? 말해 보세요. 모르지요? 자기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말입니다. 나 자신을 모르면 어떻게 나라 일을 알아 올바로 정치 할 수 있습니까? 잘 살펴보시옵소서.

 

유가(儒家)에서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하시었습니다. 수신은 수심(修心)으로 오고, 수심은 바로 대도(大道)로 오고, 대도는 대우주의 절대적인 진리인 것이옵니다. 고로, 수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이 유교임으로 오륜삼강(五倫三綱)이 있지 아니합니까. 오늘날 그것이 땅에 떨어져 똥 막대기가 되었으니 이 세상에 도덕과 의리가 사라지고 개, 돼지, 짐승 모양으로 서로 물고 뜯고 죽이는 세상이 되지 아니 하였습니까.

 

그러하오니 우리 모두가 하루 속히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제일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것이옵니다. 정감록 비결 결론이 적선지가(積善之家)에 필유여경(必有餘慶)이라 하니, 선한 인간성으로 돌아가야만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국제적으로 평등, 자유, 평화의 세계가 건설 될 것이옵니다. 그러하니 ‘나’를 찾아보아야지요.

 

우리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그러면 생은 하처래(何處來)요 사는 하처거(何處去)요, 생이란 일편부운기(一片浮雲起)요, 사란 일편부운멸(一片浮雲滅)이라. 부운자체(浮雲自體)는 본무실(本無實)인데 우리 인간의 생사와 거래가 또한 그와 같도다(生死去來亦如然). 그러나 독유일물(獨有一物)하야 상독로(常獨露)하니 항상 명백이 들어나 있으니 다시 말해서 그 일물(一物)은(마음 또는 정신) 하늘을 보면 푸른 줄을 알고, 소금은 짠 줄을 알고, 설탕은 단 줄을 아니 잠연불수어생사(湛然不隨於生死)라. 그 한 물건은 맑고 깨끗하여 생사에 다르지를 아니한다 하였습니다. 그것은 나의 몸덩어리는 생사가 있어도 참나(정신 또는 마음), 그놈은 생사가 없다는 것이옵니다.

 

그러면 그 잠연저일물마(湛然這一物큯), 맑고 깨끗한 그 한 물건은 무엇이냐? 하시었으니, 어떠하시오, 아시겠습니까? 그것을 알아야지요. 그것을 모르면 올바른 길을 모르고, 진리도 모르고, 올바른 생활을 모르오니 무엇을 가지고 정치를 하지요?

 

기독교 성경 말씀에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로다.” 하시었습니다. 우리 불교에서도 ‘나’를 깨달으면 대도를 알아 대우주의 진리를 증득하여 일일 올바른 생활을 한다 하였으니, 기독교나 불교나 목적은 같으니 기독교는 객관적 종교요, 불교는 주관적 종교이므로 방법이 다를 따름이옵니다.

 

그럼 보시오. 요사이 기독교가 너무 날치는 꼴 그것은 기독교 문턱에도 못 간 인간들이 기독교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나를 깨닫는 참선을 가르치며 많은 신부님과 목사님이 찾아와 같이 참선하고, 도담을 하고, 중생을 위하여 같이 손잡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그리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집안 싸움이 없어야 집안이 잘 되지, 집안 싸움을 하면 부뚜막 소금이 저절로 솥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법이옵니다. 이것을 하루 속히 지양시키시고 대통령께서부터 시작하여, 온 국민이 자성을 찾아 들어가는 대작업을 전개하여야 남북통일, 세계 평화는 속히 성취하게 될 것이옵니다.

 

이 세상에 세 끝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것은 1. 칼 끝이요 2. 혀 끝이요 3. 붓 끝이올시다. 그러므로 칼 끝에 굴복하지 말고, 혀 끝에 놀아나지 말고, 붓 끝에 속지 아니하여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도 칼 끝과 총 끝으로 혁명을 하였지요. 그 다음은 그것을 잘 써야 합니다. 그것을 묘용(妙用) 또는 대용이라 합니다. 대기대용(大機大用)이란 마음은 허공과 같이 가지고 마음 씀은 바늘 끝과 같이 세세밀밀하게 써라 하시었습니다. 평등성중(平等性中)에는 무피차(無彼此)요, 대원경상(大圓鏡上)에 절친소(絶親疎)라, 이것은 우리 마음의 본바탕이요, 석화광중(石火光中)에 분치소(分緇素)이요, 뇌전광리(雷電光裏)에 변단애(邊端崖)라. 이것은 대용을 말한 것이옵니다. 성품 중에는 상대가 끊어져 절대이지만 다음 묘용대용으로 나올 때는 상하, 천지, 산산수수가 분명한 것이옵니다. 배고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는 것이 대용이옵니다. 그러므로 이긴 자에게는 상을 주고, 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는 것이 법이옵니다. 법속에 대도가 있고, 의리가 있고, 인정이 있고, 덕행이 완성되어, 만민을 자식과 같이 사랑하고 연민하게 될 것이옵니다. 그것이 도, 대기요, 덕이 대용인 것이옵니다.

 

대통령께서는 도덕을 아시나이까. 우리 마음속에 무진장(無盡藏)로 있습니다. 모르시면 도인을 찾아 물어서 정치를 해야지요.

 

저는 평양에서 기독교 장로교 집안에서 자라나 교회를 열심히 다녔지요. 그러나 중학인 공업학교 시절에 왜놈이 반, 한국 사람이 반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 사람이 아무리 머리가 우수하고 뛰어나도 급장, 반장 하나도 주지 아니하고 왜놈, 머저리 같은 놈들이 다 차지하고, 반면 더욱 그 왜놈들이 우리 땅에서 살며 우리말도 우리 역사도 우리 국기도 나아가서는 우리 성명까지도 다 빼앗아 가고 못 쓰게 하니 그 젊은 나이에 그 왜놈을 미워하는 마음 참을 수가 없어 매일 싸움하다 왜놈 선생에게 매일 같이 기합 받던 중 독립 투사 김사량(金史郞)을 만나 독립 운동에 가담, 만주 하얼빈까지 가서 독립단을 만나려 할 때 나의 친구 형이 일본 대학 경제과를 나와 만주에서 큰 정미소를 경영하는데 찾아가 자랑 삼아 독립군을 찾아왔다 하니 노발대발하며 “이놈 머리통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독립 운동이 무엇이냐? 독립 운동은 감정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 정, 의가 하나가 되어 철저한 인생관과 우주관이 정립되었을 때 행으로 가는 것이다. 아냐?” 하며 가르쳐 주신 것이 그 세 끝이 무서우니 너의 중심이 완전히 부동할 때까지 더 공부하라 야단을 맞고, 평양으로 돌아온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자성을 찾아 이 세 끝, 칼 끝에 굴복 말고, 혀 끝에 놀아나서 나라 망치지 말고 또한 세상 망치는 일 말고, 붓 끝에 놀아나 공산주의, 민주주의 등을 만들어 온 인류를 자멸의 길로 끌고 가지 아니하여야 되겠습니다.

 

그러하니 그 세 끝에 속지 아니하고 마음을 깨달아 도덕 정치를 하려면, 우선 내가 내 자신을 모르니 도인을 찾아가 물어야지요.

 

나는 동국대학교 상무이사로 재직시 세상에 도학(道學)이 겸비한 사람을 찾아보았습니다만 학문이 우수한 사람은 많아도 학문과 도덕이 겸비한 사람은 많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학자들을 시켜 정치을 시킨들 도덕이 있어야 잘 되지요. 일학문(一學問)은 힘이 없습니다. 그것을 건혜(乾慧)라 합니다. 학문은 지식이요, 공부를 실천함은 지혜가 나와 도덕이 성취되는 법이옵니다.

 

지식은 녹음 테이프요, 나의 것은 아니옵니다. 지혜가 있어야 세상만사를 분명히 가리어 올바른 길과 진리와 생활을 하게 되며, 또한 사랑과 자비로써 만 중생을 제도하게 될 것이옵니다.

 

우리 한국은 역사적으로 위대한 도학을 겸비한 대선사들이 많이 출현하여 나라가 위급시 나라를 돕고, 세상을 돕고, 많은 사람들을 고해에서 건져 주시었습니다. 신라의 원효대사, 고려의 보조 국사, 이조의 서산, 사명 대사, 근세의 경허, 만공, 대사 등 그러한 성현이 출현한 곳이 우리 삼천리 강산이옵니다. 해방 후에도 여러 큰스님들이 활동하다 또는 고요히 돌아가시었습니다. 동산 큰스님, 효봉 큰스님, 금오, 청담, 경산, 경봉 등 위대하고 빛나는 별들이 사라졌습니다.

 

많은 큰 별들이 사라졌으나 다행히도 지금 세 큰 별이 남아 있어 그 법광(法光) 속에서 도덕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아니하옵니다. 그분들은 우리 한국의 보물뿐만이 아니라 서양에 태어났으면 대성현들이라고 추앙을 받았을 것이옵니다. 한국의 정치, 한국의 위신, 한국의 전통이 올바르게 되지 못하오니 그분들도 세상을 등지고 보지 않고 듣지 아니하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 옵니다.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하시면 그러한 분들을 배알(拜謁)하여 도를 묻고 덕을 닦아 자성을 깨달아 인간성을 복구하여, 한민족은 물론 온 만 중생을 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기 간절히 바라나이다.

 

그 세 분은 대통령께서도 아시겠지만 한 분은 경남 가야산 해인사 백련암에서 세상을 등지고 나오시지 않는 성철 대선사요, 또 한 분은 유불선(儒佛仙) 삼도를 통달하신 위대한 대도학자인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김탄허 대선사요, 또 한 분은 경북 황악산 직지사 전관응 대선사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도덕을 알고 인간성을 찾아야지요. 세 분을 배알하여 도덕의 법과 인간성을 찾아 들어가는 공부를 하시옵소서. 이것이 제일 급한 일이옵니다.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죽을 때는 나라도, 국민도, 나의 식구도, 남북통일도, 세계 평화도 모두 쓸데없는 일이로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도를 알면 유가(儒家)에서는 조문도(朝聞道)이면 석사(夕死)라도 가야(可也)라 하지 아니하였습니까. 불가(佛家)에서는 자성을 깨달으면 생사가 없다 하니 무엇이 두려움이 있겠습니까. 오직 만백성을 위하여 봉사할 따름입니다. 금생뿐만 아니라 내생, 내생, 무량세까지 보살도를 닦으며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우리 불가의 대자비동체요, 대보살도라 하는 것이옵니다. 나의 온갖 것을 모든 중생들에게 송두리째 바치는 것이옵니다. 그 표본이 그 위대하신 세 분입니다.

 

물론 우리 불교에만 그런 분이 계시지 않고 다른 종교 지도자도 계시겠지요. 그것은 나는 모르오니 대통령께서 또 발굴하여 내시어 그러한 위대한 분들이 힘을 합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면 우리 민족의 방향이 바로 서고 온 국민이 단합되고 남북통일을 하루 속히 성취하여 아름다운 세계 평화를 이 땅 위에 건설될 것이 아니오이까.

 

대통령, 역사를 보시옵소서. 삼국 시대는 올바를 종교가 나라 속에 있을 때 그 나라가 흥하고 그 종교가 쇠퇴되었을 때 나라는 망하였습니다. 그것은 동서고금 어느 나라도 다 그러하였습니다. 지금도 아랍 제 국가를 보시옵소서. 또한 일본, 미국 등을 보시옵소서. 모든 종교가 혼란기에 있으므로 정치, 경제, 문호, 학문이 모두 혼란기를 당하고 있지 아니합니까. 그러므로 이 시대는 나의 종교가 옳다는 견해를 버리고 우선 인간성을 되찾아 들어가는 것이 종교, 정치, 경제, 문화, 학문 등을 올바르게 정리 할 첩경이 되어 그 속에서 올바로 각기 종교, 정치, 경제, 문화, 학문이 새로운 방향과, 진리와, 생명 속에서 약동 하여야 할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누구나가 다 아상, 인상(나의 주장과 나의 입장), 중생상, 수자상(나의 환경, 나의 견해)이 모두 없어지면 나의 자성이 태양과 같이 빛나서 한량없는 공덕을 모두 획득하여 온 세계가 낙원으로 변화할 것이옵니다.

 

우리는 흐름을 알아야 하고 뿌리를 찾아내어 설 땅을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는 쓰러집니다.

 

냄새를 맡아 온 국민이 원하는 바 희망이 무엇인가 깨달아야 하며, 또한 소리를 들어 온 국민의 마음 움직임을 알아야 하며, 또 맛을 알아 당장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발견, 실천하여야 하며, 다음 바람 부는 곳 방향을 깨달아 온 국민의 올바른 생활 생명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여 눈으로는 색깔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 귀로써는 국민 소리 들을 줄 알아야 하고, 코로써는 냄새를 맡아 국민이 하고자 하는 마음을 알아야 하고, 혀로서는 맛을 알아 내가 당장 무엇을 나라 민족을 위하여 할 일인가 깨달아야 하며, 우리가 몸으로 뿌리를 찾아내어 굳건히 서야 할 땅을 발견하여 뿌리를 내려야 오래가는 법이옵니다.

 

대통령님의 뿌리가 언제 어데서 생겨났는가 한 번 찾아보시고, 지금 어데 그 뿌리가 얼마나 자라났으며 또한 튼튼한가 재확인하시옵소서. 다음 우리 마음속으로 바람의 방향을 느껴서 시대의 국제적 사조를 깨달아 온 국민의 새로운 방향과 올바른 생활, 생명을 불어넣어 주어야 우리 민족은 살아나며, 국가는 남북이 통일 되고, 온 인류는 참다운 자유 평등의, 서로 사랑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세계 평화가 이 지구상에 이루어 질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생각을 쉬고 올바른 안이비설신의가 생기어 이 모든 정치인과 종교인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칼자루를 잡고 있는 권력자가 먼저 실천하는 데에서 만이 가능하다는 것이옵니다. 종교인은 막다른 골목에 다가서면 위대한 힘이 나오지만 우선 당장 권력층부터 실천하면 종교인은 보조를 맞추어 다 같이 대작업을 성취하게 될 것이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나는 외국 생활 20년간 하루도 나라를 잊어버린 적이 없사옵니다. 누가 정권을 잡든 그것은 상관없이 잘 되기만 매일 매일 같이 염원한 것이었습니다. 보시오. 우리나라의 녹을 먹고 장성까지 되었던 최홍희, 최덕신 등 자기 태극기를 저버리고 빨갱이기를 찾아가 조조 노릇하는 개 노릇은 나는 하기가 싫습니다.

 

대통령, 그래서 참다 참다 이 글을 올리오니 넓으신 마음으로 동참하시어 하루 속히 도인을 찾아 배알하시어 도덕법을 배우고 나아가 나의 인간성을 되찾아 만백성의 대광명등(大光明燈)이 도어 주시옵소서. 온 국민은 그 등불 빛을 좇아 따라갈 것이며 민족은 단합이 되어 남북통일 세계 평화가 멀지 않아 성취될 것이옵니다. 그러면 우리 대통령께서 내내 건승하시고 모든 소원이 하루 속히 성취되시어 민족 단합, 남북통일, 세계 평화가 성취되옵기 손 모아 축원하오며 이만 각필하나이다.

 

한강수는 여전히 수백 년 흘러가고 삼각산은 예나 지금이나 구천에 우뚝 솟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시옵소서.

 

1982년 8월 25일 미국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해동사문(海東沙門)


2009/02/26 - 숭산스님 편지글 “전두환 대통령님 자기를 바로알고 정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