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불교, ‘인류화합공생’ 기원 목차
신륵사에 인류화합공생기원비(碑) 건립
나눔의집 찾아 정신대 할머니들 위로
한국 일본 양국 불교계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참회하고 ‘인류화합공생’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회장 지관스님(조계종 총무원장)과 일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미야바야시 쇼겐스님 등 한일불교 대표 300여명은 5월 13일 여주 신륵사에 세워진 ‘인류화합공생기원비’ 제막식을 봉행했다.
기원비는 높이 3m, 폭 70cm, 두께 30cm로 전면의 ‘人類和合共生祈願碑’ 글씨는 지관스님이 직접 썼으며, 후면의 비문 내용은 쇼겐스님이 작성했다.
쇼겐스님은 비문을 통해 “오랜 세월간(歲月間)에는 불행(不幸)한 일이 여러 번 있었고 특(特)히 근세(近世)에 있어서는 일본(日本)이 한국민(韓國民)에게 다대(多大)한 고통(苦痛)을 끼친 역사적(歷史的)인 사실(事實)에 대(對)하여 반성(反省)과 참회(懺悔)의 염(念)을 깊이 하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쇼겐스님은 이어 “불교(佛敎)의 오랜 역사(歷史)속에서 오늘 불교도(佛敎徒)에게 부과된 무거운 책무(責務)를 다하는 증표(證票)로 『人類和合共生祈願』의 비(碑)를 건립(建立)하고 인도상(人道上) 전쟁(戰爭)의 희생자(犧牲者) 죽어간 자(者)의 위령공양(慰靈供養)과 민생수호(民生愛護)의 심정(心情)을 바치면서 밝은 내일을 맹서(盟誓)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원비 건립에 대해 지관스님은 “양국 불교도들이 아픈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고 공생하기 위해 비를 제막하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일양국의 공영 공생을 위해 불교도들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원비 제막에 이어 양국 대표단은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찾아 정신대할머니들을 위로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부회장 정산스님(천태종 총무원장)과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 이사장 니시오카 스님 등은 할머니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으며, 강일출(82) 할머니는 “우리 스님들이 이렇게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하루 빨리 일본 당국의 사죄가 이뤄져 한일 두 나라가 화합해 잘 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양국 불교도들은 신륵사 극락보전 앞 마당에서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하기도 했다.
양국 대표단은 또 이천 미란다호텔에서 ‘인류화합(人類和合)의 실성(實成)을 지향(志向)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진행했으며, “양국의 불교도는 바른 역사관의 바탕에 자타를 불문하고 사실로서 있는 그대로 인식하며 인류가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의 양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는 한일 양국불교도간의 30년의 역사를 지닌 민간교류 대회로서 1977년 1차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30차대회까지 매년 주제를 채택하여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해 왔으며, 양국불교도들이 불교교류와 우호를 증대하는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30차 대회는 여주 신륵사 일원에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