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선원 초중스님의 뽕잎차 이야기

금강선원 초중스님의 뽕잎차 이야기

2008년 07월 28일 by jeungam

    금강선원 초중스님의 뽕잎차 이야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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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과 옷깃에서 뽕잎차 향이 묻어난다. 산사라 해도 부처님 가피인지, 찾는 이들이 많아 차를 다리는 일도 하루 여러 번. 한잔, 두잔 찻잔에서 배어난 다향이 그렇게 옷깃에, 손끝에 배어나나 보다.

 

짐짓 여유 부리며 차 한잔을 마시며 불가의 인연 맺은 날을 떠올린다. 딸만 셋 낳은 모친은 나를 낳기 위해 팔공산 은해사 위 중암암 이란 절에서 100일 기도를 했다. 모친의 정성어린 기도와 부처님의 가피 아래 태어난 나의 불가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이어진 것이 아닐까?

대학시절, 어릴 적부터 즐겨 찾던 중암암에서 공부와 참선 수련을 하며 살아가던 이들과 인연을 맺었다.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에 세속의 인생이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마음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는 데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한마음 밝혀 내가 갈 길을 찾고자 중암암에서 삭발 하고 행자생활을 시작했다.

“태어나기도 부처님 뜻이었으니 남은 생도 부처님 안에서 살겠다”는 내 말에 노스님은 그저 웃음만 지으며 “살아보라” 답했다. 그렇게 시작한 행자 생활은 속세에서 배운 무엇보다 즐거웠다.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공부해나간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 후 “공부도 큰물이 있고 세상도 큰 곳에서 봐야 더 잘 보인다. 큰절에서 수행하고 세상을 보라”는 노스님 말씀에 은해사에서 계도 받았다.

 중암암에서 열심히 기도할 때다. 선잠이 들었는데 꿈에 누에들이 내 온 몸을 덮는 것 아닌가? 그 때는 ‘무슨 꿈인가’ 고민 했지만 지금 돌이키면 뽕잎차와 인연 맺을 것을 부처님께서 현몽해준 듯하다. 마침 금강선원 불사를 위해 자리 잡은 곳도 유잠산 아래 뽕나무 숲이었으니 불가의 인연법이란 내게도 다가온 것이다.

오디열매

뽕잎차와의 인연은 지금의 금강선원의 인연이 있기에 가능했다. 1995년 8월 선원에서 하안거를 마치고 해제기간이었다. 짐을 풀고 수행 정진할 토굴을 찾고 있었다. 두 달을 그렇게 영남지역을 돌아다니던 나는 합천댐 주변에서 산들이 온통 소나무와 황토로 가득 차 천혜의 지기를 머금고 있는 유잠산 아래, 지금의 금강선원 자리를 발견했다. 내가 발견한 터는 주변 산세와 더불어 온화한 땅 기운이 연꽃 봉오리의 연화대 같은 곳이었고 나는 환희심에 걸망을 풀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이곳에 옛날에 절도 있었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절터골이라 불러요.” 나를 찾아온 근처 마을 주민까지 이곳이 천혜의 절터라고 하니 풍수 하나 모르던 내가 봐도 “참으로 좋구나”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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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