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4대강 사업중단 촉구 성명 발표

조계종 중앙종회, 4대강 사업중단 촉구 성명 발표

2010년 05월 18일 by jeungam

    조계종 중앙종회, 4대강 사업중단 촉구 성명 발표 목차

“4대강 사업 중단은 생명살림과 대자비심의 발로”

 불교 등 종교계의 4대강 반대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가 정부의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는 5월 17일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 제9차 연석회의를 열고 ‘4대강 생명살림을 위한 성명서’를 결의ㆍ발표했다.

성명서 채택은 중앙종회가 계류 중인 ‘4대강사업 중단에 대한 결의문’ 안건이 종단 일정상 가까운 시일 내에 중앙종회 개최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중앙종회 의장단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의 4대강은 국토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동맥이고 대정맥이다. 4대강에서 지금과 같은 공사가 계속된다면 아름다웠던 산하는 제 빛을 잃고, 수질은 급전직하로 떨어지며, 생태계 전반은 훼손되고 교란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종단과 사부대중은 생명살림과 대자대비심의 발로에서 무분별한 4대강 사업의 중단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종회 의장단은 정부에 △4대강사업의 즉각 중단과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국가재정 집행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정책 수립을 촉구하며, 4대강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행할 경우 전국의 수행자ㆍ불자로부터 냉정한 심판이 따를 것임을 경고했다.

다음은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의 성명서 전문.

4대강 생명살림을 위한 성명서

우리는 지금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현안이 시급함에도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진지한 숙고를 결여하고 불요불급한 토목공사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는 현실에 서 있다.

그때그때의 정세에 따르는 현 정부의 중도실용(中道實用) 정책은 4대강사업의 강행을 위한 수완에 불과하다. 진정한 중도는 ‘바름’을 의미하며, 곧 균형과 조화를 말한다.

정부는 출렁이는 강마저 사망을 선고하고, 흐름의 완급을 조절하며 숱한 생명들이 깃들어 살던 모래와 돌과 나무들을 제 땅에서 추방하고 있다. 또한 평화로웠던 지역공동체를 분열하여 혼란에 빠뜨리게 하고 역사와 문화의 흔적은 너무 쉽게 지우려 하기에 바름도 균형도 조화도 없다.

우리나라를 일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한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천이란 뜻이다. 세계 어디에도 국토에 대한 표현이 이처럼 아름다우며, 자부심과 무궁한 사랑으로 넘치는 국가는 없다.

현 정부는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며 대한민국 정부의 ‘람사르협약’ 위반을 지적하는 ‘세계습지네트워크(WWN)’의 공개서한이 안중에도 없을 만큼 국토에 대한 자부심과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외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4대강은 국토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동맥이고 대정맥이다. 4대강에서 지금과 같은 공사가 계속된다면 아름다웠던 산하는 제 빛을 잃고, 수질은 급전직하로 떨어지며, 생태계 전반은 훼손되고 교란될 것이 자명하다.

국민의 수긍과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강과 수계(水系)를 대대적으로 뒤흔드는 4대강사업은, 첫째, 법의 절차와 국민의 가치를 도외시하여 국론분열과 국민의 불안과 소외감을 증대한다. 둘째, 생태환경의 붕괴로 국토의 기형화를 초래하고 생태질서의 혼란을 수반한다. 셋째, 개발만능주의로 국민의 심미적 가치가 소멸되어 누천년 동안에 조성한 유구한 전통과 문화를 파괴한다. 넷째, 국민을 위해야 할 거대예산은 도리어 국민의 부담을 가중한다.

따라서 우리 중앙종회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 일동은 국토와 생명, 그리고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소홀히 하는 4대강사업의 중단과 진중한 숙고의 필요를 절감하여 다음과 같이 결의하며, 종단과 사부대중은 생명살림과 대자대비심의 발로에서 무분별한 4대강사업의 중단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다 음-

하나, 우리는 국토파괴의 4대강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재정은 국민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쓰이기를 요망한다.

하나, 우리는 역사와 문화를 외면하며 4대강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행할 경우, 전국의 수행자들과 불자들로부터 냉정한 심판이 따를 것임을 엄중히 통고한다.

하나, 우리는 정부가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겨,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한다.

불기2554(2010)년 5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 상임분과위원장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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