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와 천주교의 특별한 만남 목차
▲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이 김희중 대주교에게 선운사 대웅보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불교와 천주교의 특별한 만남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선운사 예방, 봉축메세지 전달
불기 255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장)가 5월 2일 고창 선운사를 예방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에서 발표한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메시지’를 주지 법만스님에게 전달하고 환담을 나눴다.
법만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시간을 내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불교와 천주교가 더 마음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김희중 대주교 일행을 환영했다.
▲ 김희중 대주교가 교황에서 불자들에게 전한 경축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송용민 신부, 강디에고 신부, 윤일순 수녀, 고창성당 수녀 등 20여명과 함께 선운사를 예방한 김희중 대주교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과 사무총장 피에르 루이지 첼라타 대주교 명의의 교황청이 불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리스도인들과 불자들은 모두 인간 생명을 깊이 존중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우리가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도록 노력하면서, 동시에 모든 단계와 모든 처지에 있는 인간 생명의 불가침성,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이웃 사랑과 자연 존중을 배우는 가정의 특별한 사명에 대한 우리의 공동 확신을 재천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또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이 힘들어 할수록 종교가 화합하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종교평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 선운사 만세루에서 차담을 나누는 두 종교지도자
법만스님은 “오래전부터 불교와 천주교의 소통은 잘 돼 왔다”며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종교인들이 자주 만나면서 국민들이 편안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 천주교회가 번역해 출간한 <성경>과 ‘최후의 만찬’을 그린 성화를 법만스님에게 전했으며 법만스님도 선운사가 발간한 <작법귀감>과 다구, 차 를 선물했다.
밝은 표정으로 만세루에서 차담을 나눈 두 종교지도자는 대웅전과 조사전을 비롯한 경내를 둘러보고 직접 범종을 함께 쳐보기도 했다.
▲김희중 대주교일행이 법만스님의 안내로 선운사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올 여름 일부 개관 예정인 선운사 노후수행관과 차문화체험관 불사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법만스님은 “차 문화체험관이 완공되면 불자들뿐만 아니라 천주교인들도 언제든 와서 템플스테이도 하고 차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발표한 부처님오신날 경축메시지 전문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2011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
(2011년 5월 10일)
자유 안에서 진리를 찾으며
그리스도인과 불자는 평화로이 살아갑니다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1.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저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를 대표하여 다시 한 번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 모두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축제를 맞이하여 평화와 기쁨이 전 세계의 불자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빕니다.
2. 저는 우리가 이제까지 서로 나누어 온 우정에 비추어, 우리 공동체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지려는 희망으로 우리의 신념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먼저 평화와 진리와 자유의 관계를 생각해 봅니다. 진정한 평화를 얻고자 한다면, 진리 추구에 헌신하는 것이 필요조건입니다. 모든 사람은 진리를 찾고, 따르며, 자유로이 진리를 지키며 살아갈 임무와 의무를 타고 났습니다(종교 자유 선언 2항 참조). 이렇게 인간이 진리를 얻고자 노력하기에, 각각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이 서로 깊이 만나 각자 받은 은혜를 존중하며 서로 성장해 가는 유익한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3. 흔히 진정한 자유와 영적인 가치들에 적대적인 온갖 세속주의와 근본주의가 팽배해 있는 현대 세계에서, 종교간 대화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모든 이의 공동선을 위하여 함께 일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황금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서로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이 나누는 대화는 교회가 공동선을 위하여 모든 종교 공동체와 협력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2011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11항). 이러한 대화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라는 인간 기본권을 존중하게 하는 강력한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종교 자유가 실질적으로 인정되는 곳에서는 어디나 인간 존엄이 그 뿌리부터 존중을 받습니다. 참되고 좋은 것을 진지하게 추구할 때에, 도덕적 양심과 국가 제도들은 강화되고, 정의와 평화가 굳건히 세워집니다(2011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5항 참조).
4.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하며 여러분이 영적으로 더 풍요로워지기를 빕니다. 또한 부처님 오신 날이 새롭게 진리와 선을 찾고 고통 받는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며, 모든 이와 화합하여 더불어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기회가 되도록 기도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거듭 경축 인사를 드리며, 부처님 오신 날이 부디 행복한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
사무총장 피에르 루이지 첼라타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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