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기주의에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몸살

지역 이기주의에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몸살

2010년 12월 23일 by jeungam

    지역 이기주의에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몸살 목차

 

문수사-단풍나무 숲-몸살

지역 이기주의에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몸살
고창 문수사, 14일 전주지법에 ‘문화재 보호구역내 건축승인 취소 소’제기

 

최근 국회의 새해 예산안 날치기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정부, 여당, 지자체의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천박한 인식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 고창군이 12만㎡에 이르는 천연기념물 463호 단풍나무 숲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한 문수사(주지 선법) 주변에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 공사 착공식을 감행하자 선운사는 대책위를 구성하고 전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문수사 생태환경 보호와 문화재, 수행환경 보호를 천명하고 나섰다.

 

조계종 24교구 본사인 선운사는 주지 법만스님을 위원장으로 호남지역의 5개 교구본사(금산사, 대흥사, 백양사, 송광사, 선운사)를 비롯해 대불청, 광주 전남불교환경연대, 사찰생태연구소 12개 단체가 참여하는 ‘문수산 생태보호, 문수사 문화재보호,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대처방안 마련에 나섰다.

 

 

문수사 기자회견

대책위는 15일 전북불교회관에서 문수사 주지 선법스님, 금산사 일원스님, 선운사 포교국장 심학스님, 교무국장 도운스님, 포교국장 종진스님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불교계는 그간 문화재보호법, 전통사찰보호법, 자연공원법 등의 각종 규제로 불교의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여도 공익과 공공성 이라는 이름아래 침묵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전통문화를 파괴하고 문화재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개발에만 몰두하는 고창군의 일방적인 행정에 더 이상 인내만 할 수 없다”며 주민과 대화하고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에 나서야 할 지방 정부가 오히려 주민과 사찰간의 대립으로 몰아세우는데 주력하는 고창군에 더 이상 합리적인 대안을 기대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고창군의 사과와 함께 ▲ 팜스테이 빌리지 조성사업의 즉각 중단과 주민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수정할 것 ▲ 천년고찰 문수사와 천연기념물 단풍나무 숲 보호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고창군의 ‘신기 팜스테이 조성사업’은 ‘2010 전북향토사업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3억2천만원의 예산(국비·군비 각 1억5천만원씩, 자부담 2천만원)을 투입해 문수사 단풍나무 숲과 일주문으로부터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신기 팜스테이 빌리지(민박)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문수사측의 사업 재검토 의견을 무시하고 이미 지난 12월 1일 착공식과 함께 공사 감행을 단행했다.

본지가 입수한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고창군은 문수사계곡에 ATV(산악용 4륜오토바이 :일명 사발이)코스 조성사업, 농촌체험장 조성, 임산물 판매전시장, 전통식당가 조성 사업이 포함됐다. 이중 우선사업으로 추진중이던 문수사 단풍나무 숲을 통과하는 ATV사업은 문수사와 아무런 협의없이 계획되어 지난 5월 선법스님의 강력한 반대의사 표명으로 우선 1차 사업으로 펜션사업으로 선회했었다.

 

문수사 주지 선법스님은 “주민의 이익되는 사업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투명한 행정과 문화재를 보호하고 사찰의 수행환경에 저해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하는 사업을 요구할 뿐이다.” 고 밝히고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본사인 선운사와 조계종 총무원과 협의를 통해 숲에서 떨어진 곳의 문수사 소유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으나 무시됐다”며 “고창군은 문수사와 고창군, 마을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좋은 방안을 연구해보자고 대화로 해결할 것을 약속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문화재청의 문화재 형상변경 허가와 건축허가를 진행하고 공사착공을 감행했다.”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문수사는 대웅전등 7점의 지방 유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문수사 단풍나무숲은 지난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문수사 주차장으로부터 사찰에 이르는 약 80m의 진입도로 좌우에 있는 숲(수령 100~400년으로 추정)으로 나무의 크기는 흉고직경 30~90cm, 수고 10~15m 정도이며, 특히 흉고둘레 2m 이상 2.96m에 이르는 단풍나무의 노거수들도 포함하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선법스님은 문화재보호법이 사유재산의 보호를 위해 일부 완화된 틈을 이용해 문화재 형상변경 허가를 내준 문화재청과 전북도지사를 상대로 ‘문화재 보호구역내 건축승인 취소’ 소장을 전주지법에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