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진실된 참회해야” -이치노헤스님 인터뷰

“일본 정부 진실된 참회해야” -이치노헤스님 인터뷰

2012년 06월 22일 by jeungam

    “일본 정부 진실된 참회해야” -이치노헤스님 인터뷰 목차

“일본 정부 진실된 참회해야”

일본 아시아 침탈자료 110점 군산 동국사에 기증

“일본의 패전 후 지난 66년간 한일 정부와 불교계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습니다. 패전 후 일본정부와 일본불교계는 반성조차 하지 않습니다. 말로만 하는 형식적인 반성이 아닌 불제자로서 일본 불교계가 식민지 정책이나 전쟁에 가담한 것을 진실되게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일본 아오모리현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꼬((一戶彰晃 64세)스님은 단호하면서도 거침이 없었다.

 

스님은 일제강점기 일본정부와 일본 조동종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일제의 한국 침략과 관련된 희귀자료 110여점을 군산 동국사에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치노헤 스님은 6월22일까지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에서 열리는 자신이 기증한 유물 전시회를 둘러보러 방한했다.

 

스님이 기증한 유물들은 일제의 아시아 침탈에 조동종이 협조한 내용의 자료들이다. 이를수집하기 위해 고서점,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뒤지며 사비를 들여 구입했다.

 

이중에는 조선총독부 발행 금강사(현 동국사) 창립 인가 서류(24매)를 비롯해 조선사찰 31본산 사진첩, 세계 제2차대전 말 조동종(曹洞宗) 사찰에서 참배를 강요했던 황금 도금 전사자 위패, 동국사 전신 금강사에서 헌금한 명부, 1938년 조선인 최초 강제징용자 훈련소 입소 사진(현재 육군사관학교 자리) 등 모두가 근현대사의 귀중한 사료가 될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그동안 진실을 은폐 축소해온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은 불교적 세계관에서 보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료를 한국 동국사에 기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스님은 “세월이 흐르게 되면 매우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이러한 자료들은 모두 조금씩 사라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일본에서는 설령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이런 전시회를 열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자료들이 잘 보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기증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인권·평화운동가인 이치노헤 스님은 “일본 승려들이나 불교단체는 입으로는 ‘반성’을 말하면서도 실제 구체적인 행동을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불성실한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소모임을 만들어 활발하게 교류해야 합니다.”

 

스님은 동국사가 한일 불교계의 교류에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스님은 2년전부터 일본에서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동지회)’을 결성해 대표를 맡고 있다.

한·일 양국의 자료를 모두 취합해서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동지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 회원은 25명의 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한일 불교계의 교류 단절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불교는 서로 상대방의 불교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불교는 식민지 나라의 불교라고 하고 한국은 일본스님들이 주처육식(酒妻肉食)을 하고 있다고 경시합니다. 하지만 서로를 경시하는 것보다는 서로 자기 나라 불교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일본에서 일본불교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한편, 스님은 중일 전쟁당시 일본 조동종이 일제의 중국침략에 협조한 내용을 고발한 중국 남경대학살(1937년 12월∼1938년 1월) 관련 참회 서적 <조동종의 전쟁>을 이미 일본서 출판했다.

 

이어 올 가을에는 일본 조동종(曹洞宗)이 한국서 저지른 패악을 사례별로 조사한 <조동종은 조선에서 무엇을 했나?>를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조동제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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