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건축의 새로운 대안 제시 - 실상사 불사십조 선포

사찰건축의 새로운 대안 제시 - 실상사 불사십조 선포

2009년 10월 15일 by jeungam

    사찰건축의 새로운 대안 제시 - 실상사 불사십조 선포 목차

남원 실상사 불사십조 선언식 개최

남원 실상사(주지 재연)가 10월 10일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불교적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담아 사찰 고유의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이어갈것을 다짐하는 10가지 실천덕목을 담은 ‘실상사 선언 - 불사십조’ 선포식을 개최했다.

남원 실상사 불사십조선언

지난 2008년부터 4차례에 걸쳐 바람직한 도량불사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절 불사에 대한 성찰과 방향, 그리고 제안’ ‘불사란 무엇인가’, ‘불사에서 담아야 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은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작금에 이루어지는 불사는 종교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가’ 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아 정기용 건축가의 제안으로 제정하게 됐다.

남원 실상사 불사십조선언



남원시 산내면사무소에서 실상사에 이르는 길을 따라 진행된 길놀이에 이어 향후 실상사 불사에 사용될 나무를 용재림(用材林)으로 정하고 고하는 의식과 지리산 천왕봉쪽 농로에서 보광전 앞까지 이어지는 기원춤 의식이 진행됐다.

선포식은 도법스님이 한국현대불사가 올바르게 나아갈 길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상사 불사를 실천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포하고 불사십조의 10가지 실천덕목을 김재일 사찰생태연구소장등 사부대중 10명이 1개 조항씩 선언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금산사 회주 월주스님은 법어를 통해 “실상사 선언-불사십조’ 스님과 전문가가 앞으로 가람 불사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고, 시의적절하다”며 “이 정신을 온전히 담아 앞으로의 불사는 연기적 세계관을 구현하고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수행과 포교, 지역공동체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축하공연에서는 홍대앞 얼라우밴드의 노래와 연주, 가수겸 작곡가 한돌씨의 창작곡 실상사 발표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의 창작곡‘발원’과 공연이 이어졌다.

현대불사의 새 지평을 열게될 실상사 불사십조 선언에는 불교계는 물론 학계 종교계, 마을 주민등 각계 각처에서 115명이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실상사 선언 전문

실상사 선언

불사십조 佛事十條

한국 전통 사찰의 모든 불사에는 불교의 기본적 세계관과 시대정신이 담겨있다.

그리하여 그 절들은 오랫동안 아름다움의 맥을 이어온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절 불사는 방향을 잃고 있다. 이러한 정황은

자칫 우리 선조가 이루어놓은 문화유산을 우리 세대에 이르러 파괴할 지경에

이르러, 우리나라 역사 문화와 불교의 앞날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크게 우려된다. 이에 우리는 한국 현대 불사가 올바르게 나아갈 바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상사 불사를 실천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1 연기적 세계관의 불사

모든 사물은 유형무형의 미묘한 관계 속에 그물코처럼 이어져 존재한다.

불사 역시 마땅히 이러한 관계가 고려된

연기적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반영하여야 한다

2 생명살림의 불사

모든 생명은 서로 의지하여 살아간다. 불사는 자연계-생명체-사람이

합일, 공존하는 것이어야 한다. 불사는 돌, 풀, 나무 등

모든 대상과 모든 생명을 모시고 보살피며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3 공동체를 살리는 불사

절은 우리 모두의 절이다. 그러므로 불사는

스님의 수행, 신도의 신행과 지역주민의 삶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사부대중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살리는 공간을 지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4 절제의 아름다움이 있는 불사

땅의 선택, 건물 배치, 공간의 비움, 건축 규모, 재료, 장식, 표현 등이

올바르고 적절해야 한다. 따라서 불사는 권위적이거나 독선적이지 않고,

실용적, 합리적이어야 한다

5 대중적 협동의 불사

모든 불사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어서는 안된다.

스님, 신도, 전문가, 지역 주민, 공공기관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불사는 우선 올바른 절차를 협의하고, 그 협의 결과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6 자연과 풍경을 배려하는 불사

불사는 본디 그 자체로서 자연과 풍경을 해치지 않고 더 빛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사는 세속의 일반 건축보다 한층 더 자연을 배려하는

공존 공생의 건축이어야 한다

7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불사

불사는 그 시대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어야 한다.

불사는 시대정신과 사회적 요구를 찾아내어 그 시대, 그 사회가 요구하는

공간 창조 행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사는 불교가 그 시대와 사회를 향해 발언하는

시대의식을 실천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8 고전의 정신을 계승하는 불사

불사의 전통은 물리적 형식의 전승이 아니라,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불사는 전통 형식의 반복이 아닌, 고전 정신의 창조적 계승이 되어야 한다

9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불사

창의적 불사의 요체는 ‘제다움’을 담아내는 데 있다.

불사에는 그 지역의 기후, 풍토, 역사, 환경 및 삶의 문화가 배인

정체성을 담아내어야 한다

10 지속가능한 생태적 불사

생태적 지혜를 최대한 실천하는 여유로운 불사가 지속가능한 불사이다.

불사에는 자연에너지 활용 및 절감, 자원 재활용과 재생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불사를 일으키기 전에 기존 건물의 활용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불사는 무엇보다 자연생태적, 자연친화적이어야 한다

단기 4342년 불기 2553년 서기 2009년 10월 10일

선언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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