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순례 대장정은 끝이 아닌 시작

오체투지 순례 대장정은 끝이 아닌 시작

2009년 06월 07일 by jeungam

    오체투지 순례 대장정은 끝이 아닌 시작 목차

6일 124일만에 임진각서 회향, 묘향산 순례 추진 의사도

오체투지순례단세 성직자 눈물속에 이 땅의 모든 아픔 녹다


 

이 땅의 사람들과 평화, 그리고 뭇생명을 위해 가장 느리고 낮은 자세로 기어온 오체투지순례단이 6월 6일 12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 전종훈 신부 등 순례단이 장정을 마친곳은 실향의 아픔을 담고 있는 임진각 망배단,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이었다.

오체투지순례단

임진각 망배단으로 마지막 순례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순례단은 6월 15일 북한 묘향산 상악단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천제 봉행으로 순례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북한 측 초청 및 허가에도 통일부가 방북허가를 내지 않아 회향할 수 밖에 없었다.

대결국면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속에 마지막 순례를 진행한 오체투지순례단은 이 땅에 분단의 갈등, 개발의 비극 등 모든 아픔을 보듬어 안았다.

망배단에 도착한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 전종훈 신부는 마지막 일배를 올린 뒤 눈물 속에 서로를 안았다. 순례단의 회향마당에는 용산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1000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동참해 서로를 위로했다.

회향행사는 뭇생명을 위한 합동위령제와 108배 등으로 진행됐다. 화계사 장경 스님 법고를 시작으로 진혼무와 영령을 위한 묵념, 천주교와 불교의 추도 및 천도재, 108배 순으로 봉행됐다.

천도문에서 묘향산 상악단 천제를 봉행의사를 내비친 수경 스님

 

수경 스님은 직접 집전한 천도제에서 “이념에는 좌우와 남북이 있을 지언정, 생명에는 구별이 없다”며 “한반도 갈등의 골을 치유하는 화해 평화의 길, 살아 숨쉬는 길을 열고자 한다”고 방북 순례 의사를 비쳤다.

스님은 이어 “경제 지상주의로 양극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강경노선으로 대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탐욕을 내려놓고 생명의 길을 가는 것만이 동족 상잔의 비극을 막는 해답”이라고 말했다.

순례단은 이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5ㆍ18광주처럼 자행된 용산 참사는 장례식 조차 치르지 못하고, 노 전대통령의 분향소는 국민장이 끝나자마자 짓밟혔다. 정부는 온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으려 ‘미디어 악법’을 강행하고,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슬그머니 명패만 바꾸고 예산을 늘려 진행하고 있다. 또 종교갈등을 부추기는가 하면 교육문제부터 남북문제까지 우리 사회 중심문제들이 모두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이어 “순례단은 순례길에서 성찰한 결과, 권력 스스로가 위기를 정확히 직시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아낼 자신이 없다고 판단했다. 권력 존재 자체가 분열의 원인이라면 스스로 진퇴를 엄중히 판단하는 것이 역사와 민족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순례단은 끝으로 “순례단 또한 고생의 길을 계속 가겠다. 우리들의 기도는 묘향산 상악단 까지 계속 이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108배로 회향하며 순례단은 이땅의 화합을 기원했다

 

시국선언에 이어 소지 의식이 진행됐으며, 회향 마당 이후 108배가 진행돼 참가대중은 스스로를 참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순례단은 2008년 9월 4일∼10월 26일 지리산 하악단에서 계룡산 중악단까지 53일간 1차 순례를 봉행한데 이어 3월 28일부터 다시 순례를 재개해 71일간 총 124일간 순례를 이어왔다. 수경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 전원은 양 무릎과 양 팔, 이마를 땅에 대며 하루 약 4km, 총 400km를 걸었다. 지금까지 순례에 동참한 참가자는 하루 평균 50여명, 총 10,000여명에 달한다. < 현대불교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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