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사 비대위, 고려대서 雨중 법회

개운사 비대위, 고려대서 雨중 법회

2008년 10월 23일 by jeungam

    개운사 비대위, 고려대서 雨중 법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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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기숙사 건축으로 훼손 위기에 놓인 서울시유형문화재 89호인 보타사 마애불을 지키기 위해 스님들이 나섰다. 개운사와 보타사 사부대중과 중앙승가대 학인스님 등 200여 명은 지난 22일 우중(雨中)에도 불구하고 공사중단과 고려대 총장 및 이사장 사과를 촉구하며 고려대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당초 스님들과 개운사·보타사 신도들은 고대 정문 앞에서 ‘문화재 89호 마애불 및 사찰환경 수호법회’를 봉행하고 고려대 이기수 총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법회를 진행한 참가자들은 현승종 이사장과 이기수 총장에게 전하는 공개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대 본관까지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며 행진했다.

하지만 대표단이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본관에 들어서자마자 학교 측과 스님들간 마찰이 발생했다. 총장실로 향하는 스님들을 학교 관계자들이 막아선 것.

이에 스님들은 “학교 측에서 불교계의 공개편지를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 알겠다”며 그 자리에서 항의서한을 찢고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본관 앞 잔디밭에서 ‘석가모니불’ 정근을 시작했다.

또 보타사 주지 초우스님은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3000배 참회정진을 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이기수 총장이 출타해 연락이 닿지 않으며, 오늘(22일) 중으로 학교에 들어오기 어렵다”는 입장만 밝혀,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3시간 이상 지속된 연좌시위는 범해스님과 이 총장의 면담시간이 확정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23일 오후5시에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범해스님은 “고려대 측이 기숙사 문제를 대화로 풀 생각이 있다면 기꺼이 만날 것”이라며 “오늘 사건에 대한 총장의 사과와 함께 그간 합의했던 내용에 대한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고려대 김규혁 관리처장은 “직원들이 당황해서 스님들에게 결례를 범한 것 같다”고 사과했다.

면담이 확정된 후에도 스님들은 고려대 본관 앞에서 릴레이 철야정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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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열린 ‘문화재 89호 마애불 및 사찰환경 수호법회’에서 범해스님은 “갈등의 역사를 돌아보건데 제 민족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흔적을 지우고서는 어떤 발전도 무의미했으며 되레 해악이 됐었다”며 “불교계의 주장과 학교측의 주장이 합일에 이를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기구를 구성해 순수한 자세로 대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승가대 동문회 사무처장 원경스님은 “기숙사 공사현장에서 말뚝을 밖을 때마다 진동수치가 높아져 700년 간 이어온 마애불이 훼손 위기”라고 우려하며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또 초우스님은 “원만한 해결점을 찾을 때까지 매일 3000배 기도정진을 하겠다”는 원을 밝혔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