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용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고 ....

일하고 용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고 ....

2008년 09월 16일 by jeungam

    일하고 용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고 .... 목차

금산사 복지원 노인일거리마련센터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지역의 60세 이상 노인층에게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일거리를 제공하는 노인일거리마련 센터. 노인 소득을 창출하는 금산사 복지원(대표 원행스님 금산사 주지) 노인 일거리 센터를 찾았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여느 직장처럼 정확히 아침 9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일거리센터는 누가 관리 감독하는 것도,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각하거나 결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00평의 작업장에 들어서자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종이상자에서 사업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70여명의 어르신들이 하는 일은 주로 전주시에 위치한 회사들의 일거리를 주문 받아 제작하는 일이다. BYC, 쌍방울, 보디가드같은 속옷 전문제작회사에서 속옷 상자를 접기, 수출용 볼펜을 조립, 철끈을 자르기, 유아복을 가공, 절에서 생전예수재나 49재때 사용하는 종이 영가옷, 주름등을 만들고 숙련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열쇠 조립까지 다양하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이렇게 해서 버는 한달 수입은 개인당 차이가 있지만 한 달에 20~3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 게 중에는 손놀림이 빠른 분은 월 80여 만 원까지 소득을 올리는 어르신도 있다. 용돈이 아쉬운 어르신들에게는 귀한 돈이다. 광주에서 아들 부부가 교육공무원으로 재직중이라는 한정임(전주시 진북동. 80새) 할머니는 아들 부부가 모시겠다고 하지만 거절했다면서 “친구들을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정보도 얻으며 즐겁게 지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부지런히 손을 놀리면 치매 예방도 되니, 마음과 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니 이 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담배도 사고, 아플 땐 약도 사먹고 손자들 용돈도 준다고 했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이곳의 전체 어르신들의 수입을 합치면 연간 1억 5천만원이 넘는다. 올해는 2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전주시에 7개의 노인 일거리사업장이 있지만 다른 6곳에 비해 3배나 많은 액수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2001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일거리를 주지 않으려 했고 심지어 노인을 상대로 노동력을 착취하는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다.

이성강 센터장을 비롯한 복지관 직원들이 일일이 업체를 찾아다니며 ‘노인일거리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하자 손해본다는 느낌으로 한두업체에서 일거리를 주기 시작하자 철저한 재고파악, 품질관리, 납품기간이행, 생산성 향상을 통해 회사들로부터 신용을 쌓아 점차 일거리를 늘려갈수 있었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처음에는 마늘까기, 봉투 붙이기 같은 단순한 일거리를 맡아 했지만 지금은 단순한 일은 하지 않고 더욱 기술을 요하는 작업으로 전환해 어르신들의 수입도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금산사 복지원 일거리 센터의 주요 일거리는 상자접기다. 이성강 센터장은 “전국에서 유통되는 메리야스 상자 2개 중 하나는 우리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한 달에 1백30만 장, 일 년에 1천5백만 장의 상자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섬유와 종이제조 등 경공업이 발달한 전주지역의 특성에 따라 이곳의 메리야스 상자 수요는 매우 높은데 이를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하면서 지역적 요구와 맞아떨어진 덕택이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새로 시작은 주름등 만들기, 영가옷 만들기 등의 불교용품사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열쇠조립과 볼펜조립도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직 교장선생님이었던 한규준(전주시 평화동 78세)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 사람들도 취업하기 힘든 세상인데 이 나이에 일을 하게 돼서 기쁘다”며 “집에만 있으면 할머니와 자꾸 다투게되 일거리 센터에 나오게 되었다”며 “일을 하며 건강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 아들부부가 더 좋아 한다”고 활짝 웃었다.

금산사 복지원 노인 일거리센터 이성강

센터 이성강 팀장은 “같이 웃고 즐기며 함께 일하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그동안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어르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중점육성한 덕분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며 “늘어가는 노인인구를 감안해 넓은 작업 공간을 확보하고 업체들의 참여도 확대해 더욱 많은 어르신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는 소박한 바램을 밝혔다.
 <이 포스트는 현대불교신문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