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떡볶이에 희망을 담아요-진안 광명사 송운스님

 

 

스님 떡볶이에 희망을 담아요

진안 광명사 송운스님

 

“빨간 떡볶이를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어디나 달려갈 겁니다. 젊은이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진안 광명사 주지 송운스님은 지역에서 떡볶이 스님으로 통한다. 군 부대나 어린이 관련행사에는 어김없이 떡볶이를 만들어 나눠주기 때문이다.

 

송운스님은 사실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양식을 담당하던 일류 요리사였다. 출가한 이후 요리사 경력을 살려 봉사활동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어린이들과 젊은 군인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들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스님의 떡볶이는 대상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가지고 있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군 법당을 찾을 때는 매운 맛을 강조한 고추장 떡볶이를 선보인다. 어린이들에게는 치즈 떡볶이나 카레 떡볶이, 여기에 강정 떡볶이를 추가하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송운스님은 빨간색의 매운 떡볶이를 선택한 배경에는 스님이 속한 태고종단의 색이 빨간색인 점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실 송운스님이 떡볶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진안 시골의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당이나 복지관 같은 곳의 어르신들을 위해 간간이 떡볶이를 만들어 대접해오다 사형인 마이산 탑사 진성스님의 권유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스님떡볶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스님 떡볶이가 찾아가는 곳은 다양하다. 주로 군법당, 어린이 관련 행사, 아동복지센터, 산사음악회 등 요청이 들어오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요즘 평균 월 2~3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스님은 올 한해 스님 떡볶이를 위해 사용한 떡볶이용 떡만해도 800kg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300명분의 떡볶이를 만드는데 20kg정도의 떡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님은 지난 10년간 해마다 설날 무렵이면 진안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 22개 마을 회관에 80kg의 떡국을 대접해오고 있다.

 

스님은 어린이 청소년 군인들이 스님의 떡볶이를 먹는 모습만 바라봐도 매우 흡족하다고 한다. 포교의 한 방편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단지 그들이 맛있게 먹고 스님 떡볶이를 기억해주기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고 말한다.

 

“아직은 먼 훗날 이야기지만 광명사 주변에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건립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부모님을 모시는 심정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소박한 꿈입니다”

 

사실 스님은 그 꿈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이미 2007년에 합격했고 지금은 사회복지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중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포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복지시설을 설립하는 꿈을 꾸게됐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을 위해 요리를 접목하는 포교프로그램도 계획 중입니다”

 

최근들어 농촌지역에 동남아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과 새터민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강좌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음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한식 조리법을 가르쳐 주는 강좌를 준비중이다.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한식 조리 기술을 가르치면 손쉬운 요리를 통해 한국사회에 보다 더 쉽게 정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태고종 전북종무원에 설립되는 태고불교문화대학에 사찰음식 조리과가 개설될 예정이라 그 계획은 점차 무르익고 있다.

 

“포교대상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가 어린이 청소년 분야라 생각됩니다. 어린이 청소년 계층의 포교를 위해 떡볶이 외에 몇가지 메뉴를 더 추가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어린이 청소년 군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돈까스와 탕수육을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들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포교활동이 불교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앞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더욱 집중하는 분야가 어린이들과 관련된 봉사활동에는 적극 참여할 계획입니다. 스님 떡볶이로 동심과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자신있습니다”  의지를 밝히는 스님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조동제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