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창 강천사 - 온 산 붉은 색동옷, 도량도 곱게 물드네 목차
온 산 붉은 색동옷, 도량도 곱게 물드네
단풍이 아름다운 사찰을 찾아서 ③ 순창 강천사
척박한 땅에 자라 더욱 고운 색채
순창의 2대 자랑거리 강천산 풍경
신라 887년 창건… 암자 12채 있던 대찰
용이 승천하는 지세로 용천사라고도 불려
기봉, 괴석 어우러진 단풍 명소
전북 순창 강천사의 가을 단풍은 내장사, 백양사 단풍에 뒤지지 않을 만큼 곱다.
단풍 중에서도 척박한 땅에서 자란 단풍이 아름답다 했는데 바위틈에 힘겹게 뿌리내리고 가지를 뻗은 강천산의 단풍도 바위틈에서 자라 그런지 붉은 빛이 뚜렷하다.
강천산(584m)은 고추장과 함께 순창의 2대 자랑거리다. 순창읍에서 10km정도 떨어져 있는 작은 산이지만 도처에 기봉이 솟아 있고 수많은 계곡과 기암괴석, 봉우리가 첩첩하게 어우러져있다.
계절마다 다른 산새를 볼 수 있고 크고 작은 수많은 바위 사이로 폭포를 만날 수 있어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강천사를 가려면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한다. 아침이슬을 가득 머금고 있는 단풍의 진면목을 보려면 아침 햇살이 퍼지기전이 제격이라서다. 강천산은 매표소를 지나면서 자동차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자칫 관광객이라도 밀려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2km 정도 아래 도로에 주차하고 걸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매표소를 지나면 이런 수고로움도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산이 높지 않으니 동네 뒷산을 산책하듯 걷다보면 계곡의 맑은 물과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을 만날 수 있다.
강천사 가는 길은 고운 모래를 깔아놓아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이다. 길을 걷다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자면 피라미의 발 간지럽힘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가는 길 중간 중간에 만나는 폭포를 만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가장 큰 병풍폭포는 자연폭포지만 물을 인공으로 끌어올려 사시사철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다. 4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으로 넓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포토존으로 각광받고 있다.
병풍폭포를 지나 초록빛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지나면 강천문을 지나 바로 강천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승려 600명의 대찰 흔적 곳곳에
강천사는 신라 51대 진성여왕 원년(887년) 도선 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강천사는 한때 승려가 500~600여 명에 이르고, 암자도 12개나 있을 정도로 크게 번창했던 절이었다.
이후 고려 충숙왕 3년(1316년) 덕현 선사가 오층석탑을 세우고 중창한 이후 번창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서 임진란 때(1596년) 사찰 당우와 연대암을 비롯한 12개 암자가 소실되었다 한다.
페허가 된 지 8년이 지난 선조 37년(1604년) 소요 대사가 다시 사찰을 재건했지만 구한말 강천산이 동학혁명군의 토벌작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남아있던 전각들도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본거지로 사용되면서 토벌대와의 치열한 교전으로 모두 소실되고 현재 건물들은 1959년과 1978년 두 차례에 걸친 복원 끝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
5층 석탑, 1316년 중창때 건립
지방유형문화재 제 92호로 지정되어 있는 강천사 5층석탑은 충숙왕3년(1316)에 덕현선사가 절을 중창할 때 세운 것이라고 하며, 현재2,3,4층의 옥개석이 부서진 채 대웅전 앞에 자리하고 있다.
강천사는 원래 복천사 혹은 주변의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할 형상이라 하여 용천사라고 불렀으나, 선조 때 성리학자이며 조선 8대 문장가로 알려진 구봉 송익필(1534-1599) 선생이 이곳에 머물면서 ‘숙(宿) 강천사’ 라는 제목의 시를 지은 것이 연유돼 강천사로 이름이 바꿨다고 전한다.
강천사를 창건한 도선국사의 “머리와 수염이 없는 사람이 있어야 사찰이 발전하고 도량이 정화된다”는 말에 따라 예부터 비구승보다 비구니스님들이 많이 머물렀다고 전한다. 원래 강천산 일대가 모두 강천사의 소유였지만 광복이후 스님들의 사업자금으로 강천사 토지가 담보로 제공되면서 모두 다른 사람의 소유로 넘어가고 현재 강천사 사찰 부지만 불하받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강천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구름다리는 강천사와 함께 또다른 명물로 부각되고 있다. 1980년 완공된 구름다리는 강천산의 두 봉우리를 연결한 다리로 높이 40m, 길이 76m에 달한다.
주변 가볼만 한 곳
▲순창 전통고추장 마을
순창읍 서쪽 끝에 자리한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순창의 얼굴이다.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한 순창 고추장의 명성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장류박물관과 장류 체험관도 있어 맛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063)653-0703
▲순창 메타세쿼이아길
793번 2차선 지방도 양옆으로 늘어서 봄부터 초가을까지 녹색 터널을 만들어 준다. 숲길아래 맥문동 꽃이 피는 초여름과 황금빛 단풍이 드는 가을 풍광이 압권이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보다 훨씬 길고 아름답다. 순창 전통민속마을을 지나 강천산을 향하는 길에 만날 수 있다.
▲구암사
구암사는 원래 624년(백제무왕 35년) 숭제법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노령산맥의 주봉 영구산(현재의 도집산 해발720m) 중턱에 위치한다. 1392년 학운선사(學雲禪師)가 중창하였다. 구암사라 함은 사찰 동편 지점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있어 그 이름을 따라 구암사라 명명하였다고 전한다.
예부터 유명한 대종사들이 주석하였던 곳으로 조선 영조때 화엄종주 설파대사(雪波大師)가 거주한 곳이며, 이로부터 100여년간 우리나라 불교계의 화엄종맥의 법계가 계승된 사찰이다
조선 헌종때는 유명한 명유인 노사 기정진 (奇正鎭)선생과 백파스님, 그리고 추사 김정희 선생등이 이곳에서 동거하면서 친교 수학하였다. 백파대종사(白派大宗師)의 설법으로 입산수도한 승려가 각처에서 운집하여 단문중홍조라 불렀고 그 법맥이 선운사와 내장사, 백양사에 전법되었다.
구한말 양제(良薺)田愚선생이 설유(雪乳)스님과 동거하며 교리해석 등을 연구하였으며 대한불교의 지도자인 영호 박한영 스님이 이곳에서 불학을 닦으며 근세 불교개혁을 위해 연구를 하였던 역사적 산실이기도 하다. (063)653-7641
▲만일사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에 창건 되었다고 하나, 또 다른 기록에 의하면 673년(백제무왕)대 건립되었다고 되었다고 전한다. 그 후 조선 초 이성계가 임금이 되기 전 나옹선사와 그의 제자인 무학대사에 의해 중창됐다.
1596년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지홍대사와 원충대사가 다시 중창하였으나 6·25동란으로 완전 소실됐다. 1954년 청신여사 김인숙의 시주와 그의 신도들의 도움으로 대웅전과 삼성각 요사채를 건립했다.
만일사라는 명칭은 무학대사가 이성계를 임금의 자리에 오르게 하고자 만일동안 이곳에서 기도를 하였다는데서 유래됐다. 원래 무학 대사가 중창한 만일사는 현사찰이 있는 곳에서 북쪽으로 200여 미터 올라가 위치하고 있었다고 하나 1954년 중건할 때 현 위치로 옮겨 건물을 축조하였다고 한다. (063)653-5283
<조동제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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