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은 음식들-book

마음에 남은 음식들-book

2012년 11월 07일 by jeungam

    마음에 남은 음식들-book 목차

마음에 남은 음식들

위로의 음식

위로의 음식곽재구 외 13인 지음|책숲 펴냄|1만3천원

“매점의 주인 사내는 비스바바라티의 미술 대학 출신이었는데, 그가 만든 아침 토스트와 짜이 맛이 일품이었다.

토스트는 거친 밀가루로 빚은 빵을 두껍게 칼로 썬 뒤 불판에 익혀 꿀을 발라 주었는데, 학생과 선생들이 함께 초가지붕을 얹은 매점의 시멘트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토스트에 짜이를 마시는 모습이 좋았다. 가끔은 숲의 원숭이들이 곁으로 다가와 토스트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 곽재구, 황인철, 최은숙, 소병훈, 허수경, 김용택 등 14인의 작가가 본인들의 추억 속에서 불러낸 음식을 만나보는 책이다.

기운을 내게 하는 음식, 용기를 주는 음식, 용서하게 만드는 음식, 기쁨을 주는 음식까지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

 

시인 김용택은 다슬기국에 대한 추억을 풀어냈다.

섬진강변에서 다슬기는 풋고추와 호박 정도만 넣어서 만드는 간단한 국이다. 시인의 어머니는 강물이 풀리고, 봄이 오면 다슬기국을 끓였다. 아버지가 간이 좋지 않아서 몸에 좋다는 다슬기국을 식탁에 올렸단다. 김용택에게 다슬기국은 8년 동안 아버지를 위해 국을 끓여낸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의 표식이었던 것이다.

 

인도 산티니케탄의 비스바바라티대학의 매점에 먹었던 토스트와 짜이를 소개한 시인 곽재구는 음대 매점에서 아침 식사를 끝내고 시 한 편을 썼다.

 “보름달 아래 한 아이가 삶은 콩을 팔고 있다 / 호수에 비친 달빛이 파랗다 / 나뭇잎접시에 담은 삶은 콩은 3루피 / 얼굴 까만 사람들이 삶은 콩을 먹는 모습을 / 보름달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새끼 염소가 젖을 빠는 소리가 보리수나무 잎사귀를 흔든다 / 난 언제 당신에게 3루피 밥 한 끼 지어줄 수 있을까 / 2루피 누룽지 한번 만들어 줄 수 있을까 / 1루피 시 한 편 써서 읽어 줄 수 있을까 / 나뭇잎 접시 위의 삶은 콩이 반짝 빛난다 / 하늘의 별 중 누군가 3루피를 들고 내려왔기 때문이다”

 

마음에 남는 음식들

음식은 몸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음식이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몸에 남은 음식이 아니라 마음에 남은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시대다. 대부분은 몸을 위한 생각들이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안 좋고. 하지만 음식은 몸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음식도 치유(정신적인)의 한 방편임을 말해준다. 자신의 시선이 머무는 이들을 찾아 무작정 떠돌며 사진을 찍는 이강훈의 사진이 14명의 저자들이 전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 감칠맛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