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문화의 상품화 이대로 좋은가

수련문화의 상품화 이대로 좋은가

2008년 08월 18일 by jeungam

    수련문화의 상품화 이대로 좋은가 목차

'인스턴트 해탈’ 수련문화 위협

우혜란씨, 불교학연구회서 ‘종교영역 상품화’에 일침

웰빙 열풍과 함께 ‘기 신드롬’이 확산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기공과 관련해서는 단월드, 수선재 등 기업화된 수련단체가 등장했고, 서구에서 아바타 코스를 수입한 마음선원, 동사섭 등이 출현했다. 단(丹), 선(仙), 요가 열풍에 이제는 불교계와 지자체도 나서 ‘명상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신자유주의 경제질서 속에 나타난 전통 수련ㆍ종교문화의 상품화가 불교 등 전통종교와 수련문화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불교계가 웰빙 붐에 편승해 ‘전통’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장성’에 치중하고 있다는 일침을 던진 이는 우혜란(가톨릭대 강사)씨다.

우씨는 8월 9~10일, 불교학연구회(회장 본각)가 ‘신자유주의와 불교’를 주제로 화순 유마사에서 개최한 하계워크숍에서 발표논문 ‘신자유주의와 수련문화의 상품화’를 통해 최근 한국의 전통종교ㆍ수련문화가 어떻게 소비문화에 흡수돼 상품화하고 파편화 됐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기수련 문화 등 비제도화된 종교영역을 시작으로 종교문화의 상품화가 진행됐고, 기성종교도 상품화 과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우씨는 “2000년대 들어 신자유의적 지역정책 여파로 재정자립에 고민하는 지자체들도 전통 수련 문화의 관광상품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강화군이 주최한 ‘제1회 마니산 기축제’ 등을 비롯해 경북 문경시가 올해 안에 완공할 ‘명상웰빙타운’, 전남 영암군이 월출산 자락에 건립 구상 중인 ‘기 문화 콘텐츠센터’ 등이 그 예다.

2004년 동국대가 경주시에 제안한 ‘명상문화산업단지’ 조성안과 범어사와 부산시가 2005년부터 추진했던 ‘선문화체험타운’ 등을 들어 우씨는 “불교계도 지자체와 협력해 명상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씨는 “지자체 등이 추구하는 것은 ‘명상 복합쇼핑몰’ 형태다.
이는 신자유주의 특징인 소비주의가 종교영역에 침투한 현상으로, 종교전통에서 제시되던 세트메뉴가 소비자 선호에 맞춰 아이템별로 분화된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종교문화가 종교상품이 되는 과정에서 파편화 과정은 필수며, 역사ㆍ문화적 맥락에서 분리되고 부분화돼 시장에 제공된다”고 풀이했다.

우씨는 단기간 자기완성 프로그램의 일종인 아바타 등을 ‘인스턴트 해탈’이라 표현하며, “단월드, 동사섭, 명상월드 등 단체들이 불교의 명상 전통을 심리치료 요법의 하나로 축소시키고, ''해탈''을 상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씨는 “최근 불교계도 ‘인스턴트 해탈’ 트렌드에 편승해 명상치료학회와 불교심리치료학회 등이 창립됐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과 같은 기관에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불교 명상전통이 일종의 치유요법으로 재해석되고 축소돼 파편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불교계 내부의 우려는 듣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경 스님(명상상담연구원장)은 “상품화, 파편화가 아닌 대중교화 방편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포교원 관계자는 명칭부터 불교를 연상시키는 ‘붓다필드’라는 수련단체를 예를 들며, “불교계가 명상시장에 나선 것은 불교 명상법의 왜곡을 막는 호교(護敎)적 작용과 사이비 단체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불교가 시장논리에 편승해 오염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대중교화 방편을 이유로 부처님 가르침을 왜곡하면서까지 돈벌이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물밑에 있던 수련문화에 대한 논의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현대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