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정 스님 입장 번복… “12월 31일 사퇴” 목차
- 윤호섭 기자
- 승인 2018.08.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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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6일 개원하는 중앙종회 임시회 전 사퇴하겠다고 밝힌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갑자기 입장을 번복, 연말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설정 스님은 8월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스님은 우선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이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밝히며 말머리를 풀었다.
설정 스님은 “지난 선거과정과 취임 초기부터 저를 둘러싼 많은 의혹들이 제기됐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모든 의혹들은 전혀 근거가 없고, 알려진 내용 역시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들임을 거듭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진실 여부를 떠나 종단 안정을 위해 사퇴하고자 했으나, 종단 내부의 뿌리 깊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달았다”면서 “어떠한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만은 마련하고, 올해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설정 스님은 이와 함께 종단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선거과정에서 내건 공약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설정 스님은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아닌, 실질적이고 명실상부한 개혁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종단개혁을 추진할 것을 사부대중에게 약속한다”며 “종단 원로스님과 중진스님, 그리고 모든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정한 개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에는 스님뿐만 아니라 각 신행단체장들의 참여도 보장할 계획이다. 또한 설정 스님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중앙종회 결의를 통해 해종언론으로 지정한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의 취재도 허용할 것을 시사했다.
설정 스님은 “종회 절차가 있었지만 (해종언론을)굳이 막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모두 참여해 자기 뜻을 자유롭게 개진해서 불교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사퇴 번복의사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초 총무원장선거에 나올 때부터 반승가적인 제도를 고쳐 좋은 종단을 만들겠다는 뜻을 품었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부딪혀 기초라도 만들어놓고 가는 것이 지금 내가 여기 있는 의미를 살리는 것 아닌가 싶었다”며 “굳이 12월 31일로 기한을 정한 것은 종권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고 답했다.
외부에서 설정 스님의 퇴진을 주장하는 단체가 개혁에 동참하겠느냐는 물음에는 “그분들도 목표는 불교 개혁이다. 사람이 아닌 뜻에 목적을 둔다면 참여하리라 본다. 그렇지 않다면 참여하도록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설정 스님의 사퇴시한 번복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오는 10월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총무원장은 중앙종회의원 직능대표 선출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아 총 20석의 종회의원 선출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한편 설정 스님이 앞서 예고한 사퇴시한을 번복하면서 오는 16일 소집되는 중앙종회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설정 스님 불신임안까지 중앙종회 사무처에 접수된 상황인데다 종회의원들 사이에서도 불신임안을 가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불신임안 가결을 위해서는 무기명 투표를 통해 3분의2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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