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오신 부처님

맨발로 오신 부처님

2012년 01월 21일 by jeungam

    맨발로 오신 부처님 목차

맨발로 오신 부처님

 

맨발로 오신 부처님|효림 지음|조계종출판사 펴냄|1만2000원

 

저기 빈 들판 길을 홀로 걸어오신 분이 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맨발로 (중략)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들판 길을 맨발로 걸어와
세상을 바꾸셨다
오직 사람이 세상의 주인임을 깨닫도록 하셨다
바로 그대들 여기를 주목하라
스스로 자기 삶에 주인공이 되고 싶으면
부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라

부처님 당시 제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운율에 맞춰 노래로 합송했다. 이 노래들은 훗날 불교경전의 토대가 됐으며 부처님이 입멸하신 후, 부처님의 생애를 그린 <불소행찬(拂所行讚)>의 근간이 됐다.

<불소행찬>은 고대 인도문학의 고전으로 서시로 이뤄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시 경원사 주지인 효림 스님은 최근 현대판 <불소행찬>인 <맨발로 오신 부처님>을 출간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일생과 가르침을 찬탄과 감동으로 얽힌 시로 승화했다.

효림 스님은 “43년 간 수행자로 살다보니 자연스레 지나간 세월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게으르고 부족한 것 투성이었다. 그나마 내가 내게 칭찬할 것이 있다면, 아직도 부처님의 말씀에 감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라는 한마디에 이끌려 출가를 결심했다. 때문에 부처님 전기에 관해 꼭 한번은 시로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효림 스님은 백담사 회주 오현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시를 공부한 후 2002년 불교잡지 <유심>에 작품을 게재해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흔들리는 나무> <꽃향기에 취해> <그늘도 꽃그늘> 등의 다수의 저서들을 통해 전태일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수행자이자 시인이다.

스님은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이 책 또한 부처님에 대한 나의 주관적 주장들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부처님의 탄생을 시작으로 성장사 가족사 출가 고행 열반 가르침 제자들 열반까지 시대적 상황과 공간의 움직임에 따라 부처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님은 “부처님에 관련 된 책은 이미 시중에 많이 널려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너무 깊이 있게 다루려고만 했다”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책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간략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효림 스님은 부처님의 생애를 담담하게 서술하면서도 매순간 주인공이셨던 당당한 부처님의 모습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 또 각 시마다 각주를 통해 2500년 전 일어났던 일들을 현재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적절한 안내도 덧붙였다.

스님은 “사람들은 경전을 읽으면서 항상 놓치는 것이 있다. 바로 부처님이 활동하셨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이라며 “부처님 시대는 한마디로 혼란과 격변이 어느 때보다 심했던 시기이다. 하지만 부처님은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도 계급과 인종, 성을 넘어 설법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처님 당시는 상업이 발달하면서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최상위 계급인 바라문의 지배력은 약화되는 반면, 무사계급인 국왕의 지배력이 강화했다. 그러다 보니 국가 간 전쟁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부처님의 모국인 가비라국도 꼬살라국에 의해 멸망당했고, 꼬살라국은 마가다국에게 멸망당했다. 이처럼 세상은 격변과 혼란으로 어지러웠다.

효림 스님은 책에서 “불가촉천민, 하인, 기생, 살인마 등 모두 부처님이 제시한 깨달음의 길에 차별이란 없다”라고 설명하며 부처님의 인간 평등사상을 강조했다.

특히 효림 스님은 책에서 “여성출가에 대해 ‘팔경법’을 운운하는 것은 부처님의 절대평등 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팔경법을 따지는 비구 스님들을 질타하고 비구니 스님들에겐 더욱더 당당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책에는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쫓는 한 수행자의 감동어린 진솔함이 285편의 시를 통해 담겨있다.

 

맨발로 오신 부처님|효림 지음|조계종출판사 펴냄|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