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난동 쏴죽이겠다’ 욕설ㆍ막말 극우단체, 국가기관이 동원”

“조계사 난동 쏴죽이겠다’ 욕설ㆍ막말 극우단체, 국가기관이 동원”

2010년 12월 25일 by jeungam

    “조계사 난동 쏴죽이겠다’ 욕설ㆍ막말 극우단체, 국가기관이 동원” 목차

“조계사 난동 쏴죽이겠다’ 욕설ㆍ막말 극우단체, 국가기관이 동원”

 

조계사 성명서 발표하고 책임자 처벌요구

지난 22일 동지기도 회향법회와 현 정부의 출범 후 계속돼 온 민족문화유산 무시정책, 종교편향정책을 중지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것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당부하는 법회가 열린 조계사 경내에서 난동을 부린 극우단체 회원들을 국가보훈처가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조계사는 23일 오후2시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의 참회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계사는 행정국장 성진스님이 낭독한 성명을 통해 “정부와 불교계의 마찰을 단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고, 10.27 법난의 아픔이 치유되기 전임에도 백주대낮에 군복에 군화를 신고 경내에 납입해 행패를 부리는 행위를 보며 불자들의 가슴은 침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사는 관련자 색출과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친정부 관변단체를 동원해 불교계를 폄훼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진정한 참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2일 현장에 출동했던 종로경찰서는 현재 경내에서 난동을 피운 회원 2명에 대한 채증과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계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22일 오후 1시37분 경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은 예비역 출신 7~8명이 경내에 진입해 기도 중이던 신도들에게 ‘빨갱이 x들아’ 등의 욕설을 퍼붓고 탁자를 걷어차며 ‘다 쏴 죽이겠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라이트코리아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소속 회원 50여 명은 경찰이 긴급출동하자 일주문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겨 ‘조계종 정치개입 중단 촉구’ 펼침막을 들고 회견문을 발표한 뒤 해산했다.

이세용 종무실장은 “종무원들이 이들에게 일주문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군복을 입은 한 회원이 ‘나도 내가 왜 여기 동원됐는지 모르겠다’ ‘국가보훈처에서 동원됐다’고 말했다”며 “이는 명백한 국가기관에 의한 사찰 침탈이며 10.27법난의 재현”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23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22일 조계사에서 있었던 우익단체의 기자회견은 관련 단체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국가보훈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불교사랑 애(愛) 날’ 법회를 열고 있는 조계사는 “이번 주 일요법회를 이명박 정부의 만행 규탄 및 참회 촉구 법회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성 명 서

이명박 정부는 조계사 신도들의 신행활동을 방해하지 말고, 신도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불기 2554년 12월 22일인 어제, 동지를 맞아 조계사는 ‘동지기도회향법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동시에 현 정부의 출범 후 계속돼 온 민족문화유산 무시정책, 종교편향정책을 중지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것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당부하는 법회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법회 말미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어제 13시 40경 라이트 코리아, 고엽제전우회 등 국고예산으로 보조를 받는 친정부 관변단체 회원들이 군화를 신고 군복을 입은 채 조계사에 난입하여 신도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행사용 탁자를 발로 걷어차는 등 행패를 부렸습니다. 다시 13시 50경에는 일주문 앞 길 건너편 템플스테이정보센터 앞에서 무리를 지은 후 확성기를 이용해 조계종과 스님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조계종 정치개입 중단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지만 회견장에는 기자 한 명 없었습니다.

10. 27 법난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조계종은 지난 12월 14일부터 ‘민족문화수호를 위한 108배 정진’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현 정부와 불교계의 마찰을 단지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고자 하는 불교계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진행 중이고, 10․27 법난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아픔이 치유되기 전인데 동지법회가 열리는 백주대낮에 군복에 군화를 신고 경내에 난입해서 행패를 부리는 이러한 행위를 보면서 우리 불자들의 가슴은 침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불자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친정부 관변단체까지 동원해서 불교계를 폄훼함으로써 또 하나의 국민 분열을 잉태시키는 이명박 정부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계속 정진할 것입니다.

조계사 사부대중은 현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몰상식적인 행위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우리의 진정성이 그만큼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방증되기 때문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한다는 정신으로 돌아와 더 이상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분열시키는 행위는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명박 정부의 진정한 참회를 촉구합니다.

2010년 12월 23일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사부대중 일동

<사진 조계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