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

2016년 11월 26일 by jeungam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 목차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스님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

“절은 작아도 봉사는 큰맘으로”

호남 부루나존자를 찾아서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

“제가 사는 곳이 산골이다보니 아무래도 연세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주변에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려고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전북 진안에서 작은 포교당을 운영하면서 지역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사진〉. 스님은 자신의 노력보다는 주위의 도움 덕분에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제가 특별히 나서서 한 일은 없습니다. 그저 주변에서 하자고 하니 따르는 것뿐이죠.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즐거우시다면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보경 스님이 지역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지는 5년 정도 됐다. 사찰 규모나 형편을 고려하면 사찰 운영하기도 만만찮은 실정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방편이라 생각해 신도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역 홀몸 어르신들의 생신상 차려드리기나 어르신들을 위한 삼계탕 나눔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여는 것도 이 같은 스님의 원력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보경 스님이 참여하고 있는 봉사활동은 주로 어르신들을 위한 자비실천에 집중돼 있다. 쌍봉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도가 높아 추위가 일찍 찾아오고 유독 겨울이 길다. 그래서 스님은 어르신들의 난방지원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농촌 특성상 젊은이들보다 고령인구가 많은 편이라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이 유독 많고, 일정한 수입 없이 노인연금이나 기초생활연금에 의지하는 어르신들의 숫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 형편을 고려해 보경 스님은 20여 명의 쌍봉사 불자들로 구성된 ‘섬김 봉사단’을 결성, 지역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겨울이 닥치기 전인 10월부터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하고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형편이 더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쌀도 한 포대씩 전달하고 있다.

“제가 돕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겨울나기가 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탑사 등 지역 사찰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단체들과 함께 연계하는 나눔활동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 합니다.”

스님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진안지역 김장나누기 행사에도 해마다 참여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어르신들에게 나눠줄 털목도리도 준비하고 있다.

쌍봉사는 규모가 큰 사찰이 아니다. 보경 스님이 2004년 주지로 부임해 주변 논 150평을 매입하고, 토지 용도변경을 거쳐 현재의 인법당을 10년만인 2013년 준공했다.

“아직은 사찰 규모가 작아 독자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잖아요. 사찰을 여법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을 돌보며 함께 나아가는 게 더 큰 가치라 생각합니다.”

보경 스님은 지역 어르신들이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자 불사를 준비 중이다. 20평 정도의 작은 공간을 어르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끼니를 해결하면서 심신을 달랠 수 있도록 꾸미고 있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이나 홀로 외로움을 타는 어르신들을 위해 작게나마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거창한 복지시설 같은 개념의 공간이 아닌 그저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쉬어갈 수 있게 나름대로 배려할 계획입니다.”

조동제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