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신행문화 변화, 좌식에서 입식으로 전환모색

전북 신행문화 변화, 좌식에서 입식으로 전환모색

2016년 02월 01일 by jeungam

    전북 신행문화 변화, 좌식에서 입식으로 전환모색 목차

 

김제-청운사-입식법당-모습

전북 신행문화 변화, 좌식에서 입식으로 전환모색

현대인들의 생활환경이 우리 전통생활방식인 좌식에서 입식으로 변화하면서 좌식 공간이 대부분인 사찰 법당이 입식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전북지역의 김제 청운사(주지 도원)와 군산 은적사(주지 석초)가 법당에 의자를 설치해 좌복을 깔고 앉는 좌식생활에 익숙한 불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사찰은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고 책이나 소지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이 달려있는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예배의자를 설치했다.

보통 관절염등으로 다리가 많이 불편한 노보살들을 위해 의자를 몇 개 가져다 놓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전면적으로 법당을 개조한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김제 청운사는 지난해 가을부터 무량광전에 입식생활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예배용 의자 30여개를 들여놓았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고령의 불자들에게 장시간 바닥에 무릎을 접고 앉아야 하는 환경이 부담스러울 거란 생각에서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현대사회의 추세에 따라 불자들도 점차 고령화 추세에 있다. 농촌의 사찰들은 이같은 현상이 더 깊게 나타나고 있다. 불자들의 노령화에 따라 다리가 불편한 좌식 생활보다는 현대식 입식 생활이 더 편리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젠 좌복보다 의자가 편해요”

청소년들이 좌식 생활에서 겪는 불편은 더욱 심하다. 청소년들은 법당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법당의자 설치는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도원스님은 “젊은이들은 이미 의자와 침대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법당에 앉아 있는것을 매우 불편해 한다” 며 “젊은이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그 변화를 받아들인 것이다” 설명했다.

스님은 또 “장애인뿐만 아니라 평생 동안 절에 다닌 노보살님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것 보다는 등도 기댈 수 있고 다리도 덜 불편한 의자에 앉아 법회를 보고 참배하는 게 훨씬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 “특히 노보살님들의 경우 관절염이 심해 바닥에 앉는 자체가 불편했는데 의자를 설치 후 이제는 오히려 신도님들이 더 좋아하신다” 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를 신도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주에 사는 태기준 불자는 “불교에는 획기적인 일이다. 법회에 참석해서 좌식으로 앉아 있다보면 다리도 저리고 많이 불편했는데 의자에 앉아 법회를 보니 그런 불편한 점이 없었다” 며 “불교가 대중에게 다가가고 불교에 대해 갖고 있는 편한 상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획기적인 시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자들의 대표적인 수행방법인 절 수행을 위해 절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별도로 마련해 두고 있다.

도원스님은 “절을 하는 불자들과 재의식을 봉행하는 별도의 전각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며 “개신교회도 처음에는 마루에서 출발했지만 의자를 놓음으로 신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했다. 이제는 불교는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 은적사는 극락전을 신축하면서 마룻바닥까지 없애고 아예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공사했다.

불자들의 참배나 절 수행은 주 전각인 대웅전을 이용하고 강의나 법문은 극락전을 이용하는 형식이다.

극락전은 강의실, 법회, 합창 연습 등 일반적으로 신도 신행공간으로 이용하면서 불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깨고 신도의 입장에서 변화를 시도하는 전북의 사찰들의 작은 배려가 전북 불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조동제 현대불교신문 전북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