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돌아온 서울 뚝배기> 종교편향 문제있다

KBS-2 <돌아온 서울 뚝배기> 종교편향 문제있다

2008년 07월 26일 by jeungam

    KBS-2 <돌아온 서울 뚝배기> 종교편향 문제있다 목차

KBS-2 <돌아온 서울 뚝배기> 종교편향 문제있다

방 송 사 : KBS-2
프로그램 : 돌아온 서울 뚝배기
방송날짜 : 2008 7. 09 ~ 7 . 22
연 출 : 이덕건
극 본 : 김운경
정 리 : 윤진아(간사)

 

KBS 일일 드라마 <돌아온 서울 뚝배기>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예전에 방송했던 <서울 뚝배기>라는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이 난무하는 요즘의 일일 드라마와 차별적으로 우리가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요즘, 보기 드문 서민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이다. 현재 36회까지 방영되고 있다.

극이 전개되어 가면서, 일일 드라마의 통속적인 특성인 에피소드도 서로 맞물려가며 전개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에피소드는 7월 9일부터 지금까지 방영되고 있는 부분이다. 몇 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지만, 특히 안봉팔과 관련된 에피소드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전의 흐름을 보자면, 안봉팔은 뚝배기집 주인인 강사장으로부터 해고 당하고, 며칠간 뚝배기 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28화부터는 다시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매사에 불성실한 캐릭터인 안봉팔이란 인물은 뚝배기 집에서 쫓겨난 다음에 노숙자의 집에서 생활하다가 돌아오게 된다. 이 노숙자의 집은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한다는 설정이다. 따라서 28화 이후부터는 끊임없이 ‘하나님’이야기가 나오고, 이 안봉팔은 모든 것을 하나님과 연결시킨다. 7월 22일, 36화의 경우, 강사장이 교통사고를 당 하게 되는데 의식 불명 상태에서 깨어나자 자신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보답이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7월 9일 방영된 28화의 경우, 뚝배기 집에서 적극적으로 선교하고, 이 과정에서 불교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하지만, 아래 첨부한 대본에서 보듯이 ‘넌 밥 먹으러 절에 다니냐?’라고 불교를 폄하하기까지 한다. ( 대본 참고)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숙자 보호시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불과 며칠 만에 개과천선 할 수도 있다고 치자. 하지만, 28화가 방영된 이후로 약 1개월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고, 36화 이상이 방영되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매 화 마다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안봉팔의 에피소드는 그가 돌아 온 이후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매 회마다 주(主)를 찾는다. 심지어 28화의 경우, 의식 불명에서 깨어난 것조차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돌린다. 고스톱을 치면서도 돈 따면 헌금으로 낸다고 하고, 폐기 처분하기로 결정한 한우에 대해서도 교회에 가져다가 노숙자들 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완식이라는 인물에게 이야기하기를,

"한 3만원 잃었는데 그건 문제가 아냐, 너 알다시피 나 돈 따면 전액 헌금하려고 했잖냐. 근데 그 마음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우리 노숙자 쉼터에 계신 형제들이 한우 고기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나를 통해 주셨어. 나를 통해 역사하신 거라구. 이런 영광된 축복이 어딨겠냐" 라고 이야기 한다. 이렇듯 대사마다 하나님과 연관시켜 나간다.

물론 설정 자체가 기독교에 의해 교화된 캐릭터이기 때문에 필연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기독교 방송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인가? 이 드라마는 공영방송, 그것도 KB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종교편향에 예민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숙자 보호시설이 비단 기독교 산하에만 있느냐라는 문제도 있다. 노숙자 보호시설은 대부분의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고, 정부나 민간단체 산하의 보호시설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어느 특정종교의 시설만을 무대로 하고 특정종교만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그 의도가 풍자든, 해학이든 계속 특정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 의 순수성이나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에서 당연히 지녀야 할 공정성을 의심한다. 다른 캐릭터들은 아무 종교 활동을 안 하는데, 유독 안봉팔이란 인물은 대사를 통해 새벽기도까지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일련의 묘사들이 무의식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작가나 제작자 측은 얼마나 고려하고 고심했는지 의문스럽다.

노숙자 보호 시설을 종교 색채가 없는 정부 산하의 기관을 설정 할 수도 있고, 특정종교에 편향되지 않도록 다른 종교를 다른 캐릭터를 통해 보여 줄 수도 있다. 물론 후자의 경우 이것이 캐릭터의 대립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 되어야한다. 그 대안은 충분히 많다. 결론적으로, 특정종교를 통해 개과천선한다는 이야기는 너무 유치하고 속보이는 방송선교이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종교편향적인 일들이 연일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가 사회혼란까지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공영방송인 KBS가 더욱 민감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닌가. /보리방송모니터회

대본 자료(씬5)

안씨: 수고들 하십니다!
길순: 나가더니 오히려 얼굴이 좋아 지셨네!
안씨: 내가 여길 나가면서 내 자신을 개조해 보자는 의미로 술을 끊었거든요.
윤정: 그건 기쁜 소식이다. 그러니까 얼굴이 좋아지시지.
계숙: (힐끗 성경책을 보며) 근데 성경책은 왜 들고 다니세요?
안씨: 으응. 나 죄도 많고, 광야로 나간 김에 믿음 갖기로 했다. 계숙이 너두 교회 다녀라. 지금부터 다니면 좋아.
계숙: 전 엄마 따라서 절에 다녀요.
안씨: 야, 절은 의자도 없고 불편하잖아.
계숙: 절에도 의자 있어요. 그리고 절밥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교회는 밥도 안 주잖아요.
안씨: 넌 밥 먹으러 절에 다니냐?
길순: 아니, 오자마자 피곤하게 무슨 종교 얘기를 해요?


♡ 이 포스트가 유용하셨다면 블로그를 구독하세요